또 J 영화관 1층 로비의 경우 시각 효과를 위해 설치된 천장의 조형물 구조의 형태가 오히려 천장에 붙어있는 2개의 연기감지기의 작동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보통 천장에 부착되는 감지기들이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천장의 높이가 높고, 빨리 퍼질 수 있도록 되도록 화려한 장식이나 구조물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음으로는 J 영화관의 상영관 내부를 살펴보았다. J 영화관의 경우 천장에서 스프링클러를 찾아볼 수 없어 전중함 교수도 이 부분에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상영관 내부의 감지기 추가설치와 스프링클러의 배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A영화관 - “상영관 출구 수 적고 연기 흡입구도 형식적”
고층 건물, 안전 문제 세심한 배려 필요
다음으로 찾은 극장은 J 영화관의 맞은편에 있는 A 영화관이었다. A 영화관의 경우 직사각형 건물형태에 양옆을 상영관이 차지하고, 가운데 공간에는 대기실이 자리잡은 형태로 건물의 구조파악이 쉽고, 계단도 충분히 넓으며(비상계단도 그나마 2개), 또 매 층마다 구조 안내와 설계도가 전시되어 있는 점은 다른 영화관들에 비해 장점으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최근 문화관광부가 3층 이상에 영화관을 설치하는 것을 제한하는 법령을 제고하고 있을 정도로 상대적으로 높은 3, 5, 7층에 위치한 A 영화관은 그만큼 안전문제에 있어 더욱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전중함 교수는 지적했다. 또 A 영화관의 경우 1층 출입구가 바로 옆에 위치한 패스트푸드점에 의해 상당수 가려져 비상상황 시 대피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A 영화관의 경우 상영관 내부에서 문제점들이 지적되었는데 우선 A 영화관은 휴게시설 공간에는 스프링클러가 있지만 감지기가 보이지 않았고, 또 타 영화관에 비해 상영관 출구수가 한 두 개 정도 적었다.
또 상영관 천장에는 환풍기와 흡입구가 너무 붙어 있어서 화재시 흡입구를 통해 유입되는 찬 공기가 그대로 환풍기를 통해 빠져나갈 경우도 예상돼, 실제 가동 시 얼마나 효용이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M 영화관- “비상구 표시 잘못되어 있고 잠겨진 출구 많아”
최신 시설인데도 안전대책 미흡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대구에서 가장 많은 상영관(15개)을 가지고 있는 M영화관이었다. M영화관의 경우 지난해 6월 최첨단 멀티플렉스로 재개관하였기 때문에 소방시설 면에서는 가장 최신의 시설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또 완전히 노출된 건물구조는 방화구역도 그만큼 노출이 크기 때문에 화재시 상대적으로 연기가 쉽게 빠져 방재에도 유리하다고 한다.
하지만 좋은 시설에도 불구하고 역시 비상구 표시가 불필요한 곳에 버젓이 설치되어 있었고 정작 상영관 안에서는 감지기가 잘 보이지 않았다. 또 관리를 위해서인지 출입구를 제외한 비상문들은 모두 잠가놓아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모두 한곳에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크기가 2배 커지면 안전시설은 4배로 설치돼야”
영화관을 둘러본 전중함 교수는 최근 급격히 들어서는 멀티플렉스 극장들을 보면서, 규모만을 키워가며 수익을 올리고 있는 영화관계자들이 과연 버는 이익만큼 안전이라는 필수요소에 대한 생각도 따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나타냈다.
전 교수는 “자꾸 복잡해지고 통제가 필요한 복합건물이 지어지는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크기가 2배 커진다면 안전에 대한 비용은 그 제곱에 비례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처럼 잘 살게될수록 당연히 늘어나는 것은 안전종사자다”라며 “구조와 설계를 변경해가며 더 큰 이윤만을 추구하는 영화관계자들이 안전에 대한 제대로 된 철학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영화관들이 버는 액수, 수익에 대한 안전투자가 반드시 지불돼야 한다. 안전은 누군가가 지켜주는 것이 아니기에 편함과 안이함을 추구한다면 결국은 절망적으로 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전중함 교수의 따끔한 지적은 대구 시내 영화관들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 전중함 교수가 제기한 영화관 안전실태 문제점과 개선책 | | | |
공통적 문제 ① 비상구
동행 취재한 3곳의 영화관의 경우 비상구, 비상계단의 문제점이 모두 지적이 되었다. 우선 J 영화관의 경우는 다른 영화관에 비해 출구계단(비상구 겸용)이 가장 좁아 화재 시 효율적 대피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고, 층계표시도 불분명했다. 또 A 영화관의 경우는 비상계단 표시가 눈높이 보다 한참 위쪽에 위치해 파악이 쉽지 않았다. 다음으로 M 영화관은 비상구 표시가 불필요한 곳에 버젓이 설치되어 있거나 건물관리를 위해서인지 비상문이 잠겨있어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모두 한곳에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없어 큰 피해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전중함 교수는 "비상구가 좁다고 해서 무턱대고 계단을 넓히는 방법보다는 오히려 제대로 된 비상구 표시가 더 효율적인 해결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계단은 좁지만 출입구가 많은 J 영화관의 경우는 문 위쪽에 달린 '비상구' 표시보다는 문의 개폐여부를 알려주는 '열린 문, 닫힌 문' 표시를, 고층에 위치해 많은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A영화관에는 안전한 대피를 위해 '좌측통행' 발자국 표시나 야광 띠를 사용한 비상구 표시를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또 원형의 출구를 가진 M영화관의 경우는 빙 둘러쳐진 모든 방화셔터 위에 비상구 표시를 하기보다는 출구 쪽으로 화살표를 몰아서 표시해주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대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통적 문제 ② 방화셔터
보통 출입문 위쪽에 설치되어 있는 방화셔터는, 화재가 발생한 곳의 불길이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해서 화재확산을 방지하고, 화재피해를 받지 않은 곳을 보존해서 대피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시설이다. 이에 "방화셔터의 효과적 사용을 위한 영화관 관계자들의 올바른 의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전중함 교수는 지적했다.
J 영화관의 방화셔터의 경우 스위치상자가 쇠문으로 굳게 잠겨 경비원의 열쇠가 있어야만 열리는 방식이다. 때문에 만약 경비원이 없는 상황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 관람객들은 꼼짝없이 비상셔터에 의해 출구로 가는 길을 통제 받게 되어 더 큰 인명피해가 일어날 수도 있다. 전중함 교수는 "지금의 경비원의 열쇠만으로 열어야 하는 기존의 셔터함의 방식에 보완이 필요하다"며 본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 옥상의 사례 - 비상시에만 신발, 주먹 등으로 깨는 공개형 모델을 보여주기도 했다.
공통적 문제 ③ 안전교육의 문제
세 곳의 영화관을 살펴보며
마지막으로 직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 또한 전중함 교수는 지적했다. 하지만 동행 취재 중 영화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상대로 안전교육 실시나, 실태 등에 대해 한곳에서도 명확한 대답을 들을 수 없어, 단지 매표접수원으로 직원들의 역할을 한정시키는 현 역할모델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