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8월7일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의 경기도 포천 미군사격장 진입시위 등 미군부대 시위관련 학생 구속과 관련해 대책위를 결성하고, '국민변호인단'을 구성하는 등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이들은 앞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변호인단 참가 신청을 받아 미군당국 등을 '모의 법정'에 세우는 등 '대국민여론선전전'을 펼치기로 해 주목된다.
또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심재환(법무법인 정평) 변호사 등 4명의 변호사가 '공동변호인단'을 구성해 8월7일 미군사격장 진입시위 및 서울 주한미군 극동공병단 기습 시위 관련 구속 학생들의 변론에 나설 예정이다.
"주한미군, 국민이 심판하는 '모의법정'에 피고로 세우겠다"
통일연대·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전국교직원노동조합·민주노총 등 90여개 단체들은 3일 오전 11시 서울 신촌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 공병대·스트라이커 투쟁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결성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진정 법정에 서야할 사람은 한국민의 주권을 능욕하고 전 민족을 참화로 밀어넣으려 하는 전쟁광 부시"라며 "젊은이들의 행동은 대한민국의 주관과 평화를 지키려는 수준 높은 항거였다"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정부와 사법당국에도 학생들에 대한 공안탄압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현재 정부는 한총련을 비롯한 평화 염원 세력에게 쇠몽둥이를 들이대고 있다"며 "사법당국도 구속된 시위 학생들을 즉각 석방해 사법주권을 회복하는 전기로 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추후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국민변호인단 참여신청을 받아 '1천 국민변호인단'을 구성하고 향후 ▲미군부대 시위 왜곡 보도 사례 및 진상 알리기 ▲국민 탄원서 접수 ▲학생들에 대한 심리 및 공판 참관 및 별도의 '야외법정' 진행 ▲변호사 선임비 등 기금 모금활동 등을 벌일 계획이다.
국민변호인단은 오는 6일 발기인대회를 갖고 공식 발족한다.
"경찰, 후배 면회간 학생에게 '배후'혐의 씌워 구속하기도.."
이날 공대위는 공안당국의 '인권유린 사례'도 발표했다.
공대위는 "현재 공안당국은 소위 '직업적인 학생운동 배후'를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의심이 가는 인물에 대해서는 무차별적인 표적수사 및 체포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지난 8월14일에는 후배를 면회하고 나오던 경희대 학생에게 배후혐의를 적용해 연행하고 경상대 학생에게는 구속자와 핸드폰으로 통화한 기록이 있다는 이유로 배후로 지목해 연행하는 등 '마녀사냥'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대위에 따르면 현재 7일 서울 을지로 미 극동공병단 기습시위·미군사격장 진입시위 등 일련의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학생은 총 19명이다. 또한 이후 미군사격장 진입시위 학생들의 연행에 항의하며 호송버스 앞에서 연좌시위를 벌인 학생 5명과 이규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부의장을 구속하고, '배후조종' 등을 혐의로 김아무개(27·경희대 수원캠퍼스)씨 등 2명도 추가 연행한 상태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심재환 변호사는 "미군사격장에 진입해 시위를 벌인 학생들의 활동은 정치·사회·역사적으로 타당한 행동이었다"며 "그럼에도 검·경은 광적이라 불릴만큼 과도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심 변호사는 정부의 시위 학생 구속은 법률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심 변호사는 "미군사격장 시위의 경우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등 실정법 상 구속사유에 해당하긴 하나 사회의 상식에 비추어 어긋남이 없는 '정당행위'이자 '정당방위'이므로 위법성이 성립하지 않는다"며 "이들을 전원 구속해 사법처리 하려는 태도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심 변호사는 지난 8월8일 미군사격장 시위로 연행된 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호송버스를 가로막던 79명의 학생과 이규재 부의장을 연행한 경찰의 태도도 '법 적용의 형평성을 상실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심 변호사는 "금란교회의 김홍도 목사가 구속될 때 호송차량을 막은 신도들과 최근 시위 현장에서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한 우익단체 회원 등은 현장 연행되지 않았다"며 "일련의 구속 조치 자체가 무차별적이고 불합리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총련도 정재욱(23·연세대 총학생회장) 의장이 성명서를 내어 구속학생 석방과 한총련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정 의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른바 '스트라이커 시위' 이후 한총련은 보수여론의 뭇매를 맞은 후 현재 28명의 구속자들이 양산됐다"며 "검찰은 지난 7월25일의 '수배해제 조치' 이후에도 11명의 학생을 연행하는 등 과거보다 더욱 강도 높은 탄압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 의장은 "한총련은 전쟁을 반대한 의로운 청년들에 대한 무죄석방과 공안당국의 비이성적인 마녀사냥의 중단을 촉구한다"며 "앞으로도 한총련은 이러한 탄압에 단호히 반대하고 미국의 전쟁위협 반대를 위해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 미군사격장 시위 '배후' 혐의자 또 검거 | | | 범청학련 '통선대' 간부 대학생 | | | | (서울=연합뉴스) = 경찰청은 3일 경기경찰청 보안수사대가 지난달 7일 경기도 포천 미군 사격장 대학생 기습시위를 배후조종한 혐의(국가보안법 및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등)로 김모(24.K대 경영3년)씨를 검거,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남측본부 통일선봉대 '투쟁주체'인 김씨는 지난 7일 오전 11시45분께 서울 동국대학교에서 플래카드와 태극기, 성조기 등 미군 사격장 기습시위 용품을 직접 시위를 벌일 대학교 1, 2학년생 등 12명에게 전해주고 포천까지 인솔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김씨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4일에도 포천 미군 사격장 기습시위 배후조종 혐의로 또다른 김모(27.K대 중국어과 4년)씨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미군 사격장 기습시위 배후조종 혐의로 4∼5명을 추적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9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에서 활동한 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던 전 강원총련 의장 허모(26)씨와 전 연세대 총학생회장 장모(26)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자진출석 예정인 한총련 수배자 30여명은 검.경 수사 방침에 따라 관용조치 대상자는 조사 후 불구속입건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탈퇴서나 비활동각서를 제출할 경우 검찰과 협의해 신병처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한총련 수배자 3명이 이날 인천 지역에서 수사기관에 자진출두했고 또다른 수배자들은 서울과 부산에서 자진출두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정모(20)씨 등 한총련 대학생 12명은 지난달 7일 오후 4시55분께 경기도 포천군 영중면 영평리 미8군 종합사격장에 들어가 '스트라이커 부대의 국내 훈련 등 북침전쟁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전원 연행됐다.
한나라당은 현재 이 시위를 제대로 막지 못한 책임 등을 물어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의 해임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해놓은 상태다. / 이충원기자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