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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우익인사들에게 욕을 먹는다? 지난 5일자 조선닷컴은 지역감정을 자극한 지만원씨의 발언을 보도하며 '망언'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 때문에 독립신문이나 우익인사들은 "조선이 좌익눈치 본다"고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우익인사들에게 욕을 먹는다? 지난 5일자 조선닷컴은 지역감정을 자극한 지만원씨의 발언을 보도하며 '망언'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 때문에 독립신문이나 우익인사들은 "조선이 좌익눈치 본다"고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 조선닷컴
대표적 보수인사인 지만원(62) 시스템클럽 대표와 대표적 보수 인터넷매체인 독립신문이 조선일보를 성토하고 나섰다. <조선>이 비슷한 성향의 보수진영으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기는 이례적이다.

독립신문은 6일자 인터넷판에서 '네티즌…, 조선일보가 좌익 눈치본다'는 기사를 내보내고 "네티즌들이 (조선일보 보도에) 발끈하고 나섰다"고 보도하며 조선일보 기사를 비판했다.

아울러 지씨는 5일 시스템클럽 홈페이지(www.systemclub.co.kr)에서 "김정일이 조선일보를 죽이라는 뜻, 이제야 알 것 같다"며 <조선>을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평소 청와대의 비판으로부터 조선일보를 대변해 주거나(8월 12일자 '조선일보 공격엔 이유가 없다?') 조선일보 독자들의 활동을 충실히 보도해주던(6월 26일자 '조선사랑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 독립신문이 왜 네티즌들의 표현을 빌어 조선일보에 '발끈'하고 나선 것일까? 또 지씨는 왜 '김정일'까지 들어가며 "20년간 봐왔다는" 조선일보를 비난했을까?

그 이유는 지역감정을 자극한 지만원씨의 발언을 조선일보가 '망언'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조선 "광주사태가 민주화운동으로 채색…" 지씨 발언 '망언' 표현
우익인사들 "좌익세력에 꼬리 내린다면 불매운동 벌일 것"


5일 광화문 열린시민공원 집회에서 연설하는 지만원씨.
5일 광화문 열린시민공원 집회에서 연설하는 지만원씨.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 5일, 지만원(62) 시스템클럽 대표는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북한 기자 대구만행과 자칭 국민의 힘 규탄대회'에 참석해 "호남이 95.2%의 단결력을 보이는 동안 다른 지역은 뭘했나", "광주사태가 민주화운동으로 채색됐다"는 등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조선닷컴(www.chosun.com) 보도에 따르면 지씨는 이날 연설에서 "5·18 이후 호남 일대의 대학들에 전투적인 조직들이 자란다. 전남대 오월대, 조선대 녹두대, 목포대 동백대… 20여년간 배출된 졸업생들은 '애국투사'로 불린다"며 "이처럼 호남이 열사의 고장이 되고, 민주화의 성지가 되고, 95.2%의 단결력을 보이는 동안 다른 지역 사람들은 도대체 무얼 했느냐" 말했다.

지씨는 또 "광주 사태가 민주화 운동으로 채색되면서 이 땅에는 좌익들이 위장을 벗고 지하에서 당당히 올라와 '민주화 세력'이라는 가면을 쓰고 정정당당히 활동했다"며 "대공전선은 완파됐으며, 광주사태가 돌파구 역할을 했다"는 요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조선닷컴은 이러한 지씨의 발언을 "터무니없다"고 비판하는 집회 참가자들의 반응을 기사에 반영하며 "지씨가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해당기사의 5일자 인터넷판 기사 제목도 '지만원씨 지역감정 자극 망언'이라고 뽑았다.

독립신문이 조선닷컴 기사에 반발하고 나선 것은 바로 제목의 '망언'이라는 표현 때문이었다. 독립신문은 자사 대표인 신혜식씨를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기사를 작성하며 "망언이라는 표현은 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핵반김국민대회 청년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는 신 대표는 이 인터뷰에서 지씨의 지역감정 발언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광주운동은 민중민주항쟁이 아니라 엄연히 자유민주항쟁"이라며 "조선닷컴의 망언이라는 표현은 이러한 전제에서 틀린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신문은 신 대표뿐만 아니라 극우인사 중 한 사람인 박찬성 목사의 말을 빌어 "조선의 이러한 보도태도에 애국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이처럼 좌익 정치세력에 꼬리를 내린다면 우리는 조선일보 불매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조선일보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지만원 "김정일이 조선일보를 죽이라는 뜻 오늘에야 알 것 같다"

5일 지만원씨가 시스템클럽에 올린 비판글. 지씨는 20년간 애독해 오던 조선일보를 끊겠다고 밝혔다.
5일 지만원씨가 시스템클럽에 올린 비판글. 지씨는 20년간 애독해 오던 조선일보를 끊겠다고 밝혔다. ⓒ 시스템클럽
한편 5일자 조선닷컴 기사를 접한 지씨도 시스템클럽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조선일보를 맹비난했다. 특히 지씨는 이 글에서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김정일'을 들먹일 정도까지 격한 감정과 원망을 내비쳤다.

지씨는 '우익잡는 조선일보가 무슨 우익지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정일이 조선일보를 죽이라는 뜻, 오늘에야 알 것 같다"며 "차라리 조선일보를 죽이라는 강준만을 좋아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성토했다.

지씨는 또 "조선일보는 일제 시대에는 일본에 붙고, 인민군 시대에는 인민군에 붙는 3류 인격을 가진 집단 같이 느껴진다"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가면을 쓴 안보장사 그만하라"고 비꼬기도 했다.

지씨의 글은, 이름만 가린다면 마치 안티조선의 한 논객이 조선일보를 격렬히 비난하는 글을 올린 것처럼 보일 정도다.

그러나 독립신문과 박찬성 목사, 지만원 대표 등 극우 인사들의 '조선일보' 비판은 별다른 근거가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지씨가 당일 했던 연설 중 '호남' 운운한 부분은 '지역감정 부추기기'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고, '망언'이라는 표현 역시 적절했기 때문이다. 조선닷컴도 이 때문에 당시 집회 참가자들의 말을 인용해 지씨의 연설 내용을 비판했다.

다음은 시스템클럽에 실린 지씨의 조선일보 비판글 전문.

우익 잡는 조선일보가 무슨 우익지인가!(인터넷 chosun.com 머릿기사를 보고)

망언이라니!!

조선일보는 [9.5일, 시민의 숲 강연]에서 호남부분만 발췌하여 있지도 않은 것 같은 시민의반응을 삽입하면서까지 호남에 아부했다.

김정일이 조선일보 죽이라는 뜻, 오늘에야 알 것 같다. 나는 조선일보를 좋아하느니 차라리 조선일보를 죽이라는 강준만을 좋아하고 싶은 심정이다. 지난 얼마간 조선일보의 보도 자세를 보면서 느끼하기 시작하더니 오늘에 임해 보니 조선일보는 일제 시대에는 일본에 붙고, 인민군 시대에는 인민군에 붙는 3류 인격을 가진 집단 같이 느껴진다.

강준만 교수의 글에서는 다소 애정을 느낀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글에서는 차거운 시류의 주판을 느낀다. 조선일보! 강준만 교수는 그래도 한결같이 정조는 변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왜 그렇게 기생처럼 정조를 자주 바꾸는가? 나를 다시 광주 교도소에 가두어 주는 대가로 조선일보는 무슨 큰상을 받으려 하는가. 내가 광주에 다시 잡혀간다면 그것은 순전히 조선일보의 검은 뒷거래 때문이라고 본다.

조선일보 두 기자 (권경안, 염강수), 참으로 악의적이다. 조선일보가 오늘 부로 혁명적으로 바뀌었다. 나는 조선일보를 20년간 보았다. 그런데 내일 이후 조선일보를 끊는다. 아래 9.5일 강연 내용과 오늘의 조선일보 글을 비교해 보자.

균형감 없이 이리 붙고 저리 붙는 이런 조선일보를 보느니 차라리 뉴스에 귀와 눈을 막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오늘의 기사는 정말 충격적이다. 조선일보가 앞으로 5년간을 견딜 수 없어 항복했다는 세간의 소문이 사실이구나 하는 생각 지울 수 없다,

포퓰리즘과 선동에 앞선 조선일보를 대하니 조선일보도 인민재판에 익숙해지고 길들여 진 좌익신문이 아닌가 하는 서글픔이 앞선다. 조선일보는 가면을 쓴 안보장사 그만 하라!

그리고 이날 시민의 숲에 나왔던 사람들 중에 나에게 비판적인 사람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사람이라면 집회에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강연내용에 모두가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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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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