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당파의 신당 창당 로드맵 발표를 앞둔 8일 오전, 정대철 민주당 대표는 분당 사태를 막기 위한 마지막 방안으로 지역별 동시 전당대회 소집을 제안해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지난 9월 4일 당무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그리고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을 드린다"는 말로 운을 뗀 뒤 "오늘 나는 비장한 심경으로 민주당판 솔로몬 법정을 열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는 신당파 쪽 김원기·정동영·김근태 고문 등이 불참했다.
그는 솔로몬의 재판 가운데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지금 국민과 당원 앞에서 민주당의 주인이 서로 자신이라며 서로 나눠갖고자 싸우고 있다"며 신·구주류 양쪽의 분열주의를 싸잡아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어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기다리다 지친 국민들과 당원들은 죽는 줄 뻔히 알면서도 '차라리 갈라서'라고 말하고 있다"며 "국민과 당원들은 지혜로운 솔로몬이다. 그들의 뜻을 물어야 한다"고 전당대회 소집을 거듭 촉구했다.
정 대표는 마지막으로 "당의 최고위원과 고문들은 양보하고 타협할 줄 아는 금도를 발휘해 진짜 주인인 국민과 당원의 뜻을 받드는 진짜 일꾼의 역할을 충실히 마지막으로 수행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들이 이 안을 수용해 줄 것을 강력 당부하기도 했다.
정 대표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신당주비위 쪽은 이미 수차례 논의됐고, 구주류 쪽이 거부해왔다는 이유를 들어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원기 국민참여통합신당 창당주비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로서 이탈이 없도록, 같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점에 대해서는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지역주의에 안주하고 기득권에 집착하는 세력이 그같은 제안에 이미 폭력으로 답하지 않았냐"며 수용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당 지도부간의 면담을 정 대표가 주선하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사퇴 의사를 밝힌 7명의 당직자 가운데 우선 이상수 사무총장의 사표만 수리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문석호 대변인이 제출한 사표는 반려하는 한편, 신당주비위 불참을 조건으로 대변인직에 복귀할 것을 권유하기로 했다.
다음은 정대철 대표의 모두발언 전문이다.
"지난 9월 4일 당무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 그리고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을 드린다. 오늘 나는 비장한 심경으로 민주당판 솔로몬 법정을 열 것을 제안한다. 한 집에 사는 두 여인이 아이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한 어머니가 아이를 독살하고 말았다. 아이를 죽인 어머니가 다른 어머니의 아이를 자기 자식이라고 억지를 쓰면서 재판을 걸었다.
두 여인은 왕에게 나와서 서로 내 아이라고 주장했다. 지금 국민과 당원 앞에서 민주당의 주인이 서로 자신이라며 서로 나눠갖고자 싸우고 있다. 민주당의 진짜 주인은 몇 명의 국회의원이나 당무위원이 아니라 수많은 당원들이다.
우리 당원들과 국민들은 민주당이 새롭게 거듭나야 하지만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고 안타깝게 외치고 있다. 왕은 아이를 둘로 나눠가져라고 판결을 했다. 한 여인은 판결을 따르겠다고 했고, 다른 여인은 아이를 죽이지 말고 통째로 데려가라고 했다.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기다리다 지친 국민들과 당원들은 죽는 줄 뻔히 알면서도 차라리 갈라서라고 말하고 있다. 국민과 당원들의 충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갈라질 생각을 서로 하고 있다. 그러자 왕은 양보한 여인이 진짜 어머니라고 판결을 했다. 유명한 솔로몬의 재판 얘기이다.
국민과 당원들은 지혜로운 솔로몬이다. 그들의 뜻을 물어야 한다. 당의 최고위원과 고문들은 양보하고 타협할 줄 아는 금도를 발휘해 진짜 주인인 국민과 당원의 뜻을 받드는 진짜 일꾼의 역할을 충실히 마지막으로 수행해야 한다. 일꾼들인 우리는 진짜 주인의 뜻을 묻기 위해 지역별 동시 전당대회를 열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