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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길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후 열린 국회 국방위에 출석, 이라크 파병 관련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조영길 국방부 장관이 17일 오후 열린 국회 국방위에 출석, 이라크 파병 관련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국회 국방위원회(위원장 장영달 의원)는 17일 오후 조영길 국방부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미국의 이라크 전투병 파병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국방부의 분명한 입장 표명과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특히 장영달 위원장은 미국 정부의 부차관보급이 지난 3∼4일 열린 '한미동맹정책구상' 4차 회의에서 '구두'로 파병을 요청한 사실을 문제삼으며 "그런 전례가 있느냐"고 따지는 등 요청 형식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장영달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미국쪽의 파병 요청과 관련 "문서로 정식으로 요청이 왔나, 아니면 한미동맹정책구상 회의에서 롤리스 부차관보가 폴란드 사단에 준해서 와 줬으면 좋겠다고 언급을 한 것인가"라며 먼저 형식논란의 불을 지폈다.

이에 대해 당시 한미동맹정책구상 회의에 참석했던 차영구 국방부 정책실장이 "(롤리스 부차관보가) 언급을 한 것"이라고 답변하자 장 위원장은 "부차관보 정도가 언급한 것을 가지고 우리 정부가 정식 요청으로 보고 현지조사단을 파견하고 그렇게 해도 되나, 과거에도 그렇게 했나"라고 따져 물었다.

차 실장은 "허바드 주한미대사가 동행했기 때문에 미 정부의 정식 입장으로 봐도 된다"고 강조한 뒤 "미국은 (파병) 가능성을 타진할 때 문서로 가급적이면 하지 않아 왔다, 개별적인 언급을 통해 상황·가능성 등을 타진을 함으로써 (파병이) 필요하니 귀국의 사정은 어떤가라는 간접요청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은 문서화 한다고 해서 NON-PAPER로 한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납득을 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인 장 위원장은 "내가 판단하기로는 그런 형식으로 했다고 하더라도 파병할 때는 미국쪽 문서가 있다거나 공식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할 텐데, 말로 왔다갔다하고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국방부가 사후 문서화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차영구 "미국 파병 타진할 때 문서로 하지 않는다"

이어 롤리스 부차관보로부터 파병 요청을 받은 우리 정부쪽 당사자의 실명을 공개하라는 추궁이 계속됐다. 이만섭 민주당 의원은 "롤리스 부차관보로부터 요청을 받은 우리쪽 관계자는 누구인가"고 실명공개를 요구했고 한나라당 의원들도 "공개를 못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이 의원을 거들었다.

조영길 국방부 장관의 눈치를 살피며 잠시 머뭇거리던 차 실장은 "우리 쪽은 청와대"라고 답변했으나 구체적 실명 거론은 피해갔다. 이어 최명헌 민주당 의원이 "우리쪽 참여자가 누구인가라는 것은 이 자리에서 밝혀도 별로 무방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정중하게 다시 묻자 조영길 장관은 "NSC쪽…"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이라크에 주둔 중인 서희·제마부대를 격려차 방문하고 지난 16일 귀국한 장영달·박명환·이경재 의원은 한국부대에 대한 현지 주민들의 호응이 높다고 전하며, 전투병 파병보다는 공병·의무부대의 주둔 기간을 늘리거나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미국에 역제안해보라고 조영길 장관에게 주문했다.

국방부 22일께 이라크 현지 조사단 파견
파병 여부 결정 위한 기초정보 수집차

국방부는 오는 22일 또는 23일께 이라크 전투병 파병과 관련한 기초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현지 조사단을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길 국방부 장관은 17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한 자리에서 "국회 국방위원과 국방위원장이 현지조사를 다녀왔지만 국방부도 주기적으로 부대에 보내 현지 시찰을 해왔다"며 "다만 우리 부대를 중심으로 보냈으므로 좀더 넓은 시각에서 파악하는 게 좋겠다 생각해서 조사단을 보낸다"고 이같은 방침을 발표했다.

그는 파견시기와 관련 "22일이나 23일께부터 7일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현지 조사단은 국방부와 외교부 등 관련부처 합동으로 구성될 방침"이라고 전했다.

조 장관은 또 파병 요청에 대한 국방부 내부 입장과 관련 "국방부는 (파병요청)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정식으로 다루지는 않았으므로 내부적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며 "이 문제는 국방부와 외교부 수준에서 속단할 게 아니라 신중히 검토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조 장관은 "실제로 어디에 어떤 임무를 수행할 지에 대해서는 국방채널로 협의되지 않았다"며 "섣부르게 판단할 문제가 아니므로 한미 간 국방채널을 통해 추가정보 협조를 위해 노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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