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전국 시민운동가 대회 참석차 전남 목포에 내려온 박 위원장은 시민운동 일부에서 제기한 대로 시민운동진영이 정치세력화 될 경우 그동안 해왔던 권력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이 어려워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일부 주장대로 시민운동단체가 형식적 중립성을 벗고 특정정당을 지지할 경우 결국 정당으로 진입하게 된다" 며 "시민운동가들의 개인적 성향은 존중하지만 시민단체는 기본적으로 정치적 중립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는 정치적 중립 중요
그러나 그는 시민사회단체를 이끌었던 인물들이 제도권 정당에 참여해 정치권에 새 바람을 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시민단체 대표가 정치권에 진출한다고 해서 그 단체가 현실정치에 뛰어든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시민운동이 정치와 경계선상에 있는 만큼 시민운동가들의 정치진출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신당 출범과 관련 “지역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어느 지역에도 기반을 두지 않는 정당이 있어야 하지만 신당이 출발부터 기존 정당과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의 분당으로 호남 유권자들이 혼란스럽기도 하겠지만 내년 총선에서 합리적 판단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에 대해 “사회개혁과 대미외교 등에서 기득권층에 영합하는 등 대선 당시 공약했던 정책기조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노 대통령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고 우리 정치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 정부, 기득권층과 보수세력 영합 우려
그는 정당을 정책정당으로 바꾸고 정치인들이 고민하도록 하는 역할은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이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시민사회단체의 정치세력화에 대한 논의가 있는데.
“시민사회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제도권 정당에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시민단체에서 배출한 인물들이 정치권에 가서 새 바람을 일으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 대표의 정치권 진출이 그 단체가 정치에 뛰어 든 것은 아니다. 시민단체가 정치에 참여할 경우 권력 감시역할이 어려워지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낳을 수 있다. 그래서 시민단체의 정치세력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개혁, 정치인들의 자기희생 전제돼야
-시민운동 진영 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정치개혁을 열망하고 있다. 정치개혁의 핵심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치개혁은 정치인들의 자기희생이라고 본다. 정치하면 팔자 고치는 것이 아니라 공공에 대한 복무이다. 정책은 실수할 수도 있지만 정치인들이 자기희생을 각오해야 국민들이 신뢰할 것이다.”
-국민참여통합신당이 출범했는데.
“새로운 정치를 위한 몸부림이라고 본다. 사람이 달라져야 하는데 여의도에 마련한 신당 당사를 수 억 원에 빌렸다는 소식이 들린다. 여의도가 아닌 시 외곽에 당사를 마련해 국민들에게 쉽게 다가 갈 수 있는 노력이 아쉽다. 기존 정당과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지역구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정치인이 있어야 한다. 신당이 지역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어느 지역에도 기반을 두지 않았으면 한다. 신당이 정치개혁을 위해 노력하면 민주당과 한나라당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그렇다면 시민사회운동 진영과 신당과는 어떤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가.
“시민단체는 기본적으로 정치적 중립성을 갖고 있다. 개인적으로 성향은 있지만 특정정당 지지는 어렵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형식적 중립성을 벗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럴 경우 시민단체가 그동안 해왔던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어려워진다. 특정정당을 편들기 시작하면 결국 정당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 대해 평가한다면.
“우리 정치세력은 정책은 갖고 있지만 고민은 안 한다. 국가의 미래가 담겨있는 정책과 제도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공약을 쏟아낸다. 그러나 나중에 공약 자체를 바꾸기도 한다. 준비가 안 되었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이 대미외교와 사회개혁 등 국정전반에 걸쳐 기득권층과 보수층에 영합하고 있다. 선거 때 공약했던 정책기조를 무너뜨리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은 시류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탓만 아니고 우리 사회, 정치구조가 문제다. 언론과 시민사회단체는 도 정치인들이 고민 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정치인들은 공부하게 되고 정당은 정책정당으로 갈 수밖에 없다.“
-끝으로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호남는 광주항쟁 등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고 다른 지역에 비해 진보적이고 개혁적이다. 민주당 분당과 신당 출범 등으로 지금은 다소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내년 총선에서는 신당에 대해 합리적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