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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9월28일 고개 장터
2003년9월28일 고개 장터 ⓒ 공응경
정상에 잠시 차를 주차한 후 장을 보았다. 더덕과 버섯, 감자, 피망, 강원도 옥수수가 나열되어 있다. 입담좋은 아줌마에게 혹해서 참거리를 샀다. 이곳에 오면 따로 장을 봐올 필요가 없을것 같다.

2003년9월28일 광덕산
2003년9월28일 광덕산 ⓒ 공응경
광덕산(1046m)은 강원도 화천군과 경기도 포천군의 경계에 있는 산이며 백두대간에서 분기된 한북정맥산줄기에 우뚝 선 산이다. 정상에 서면 차령산맥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겹겹이 펼쳐지고 발 아래로 광덕사가, 서북쪽으로는 송악저수지가 아스라히 보인다고 한다.

호도나무가 무성한 광덕사 주변은 갑신정변을 일으켰던 풍운아 김옥균, 임시정부 주석 김구 선생 등 역사적 인물들이 은신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광덕산을 뒤로 한 채 아무도 찾지 못할 구비진 곳에 있는 별장을 찾아냈다.

작은 연못과 한옥집은 세상과 동떨어진 세계 같았다. 집 뒤에는 잦나무와 은행나무 밤나무가 많이 있었다. 모두 큰 가방을 하나씩 짊어진채 밤을 따러 나섰다.

2003년9월28일 별장앞
2003년9월28일 별장앞 ⓒ 공응경

2003년9월28일 전경
2003년9월28일 전경 ⓒ 공응경

2003년9월28일 밤나무
2003년9월28일 밤나무 ⓒ 공응경
모두 어린아이가 된 듯 밤을 까고 있다. 그런데 아직 밤이 덜 익어서 까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1시간 가량을 매달렸지만 큰 가방이 무용지물이 되어 버렸다.

2003년9월28일 밤따는장면
2003년9월28일 밤따는장면 ⓒ 공응경

2003년9월28일 밤까는 장면
2003년9월28일 밤까는 장면 ⓒ 공응경
밤은 덜 익고 벌레가 많았다.

"벌레야 혼자 다 먹으면 안 되지. 이놈!"
"더불어 사는 세상인데 하나 정도는 남겨나야지. 다 먹으면 어떻하니?"

2003년9월28일 밤
2003년9월28일 밤 ⓒ 공응경
모두 웃음 바다가 되었다. 풍성한 산물은 아니었지만, 우리 일행이 먹을 만큼의 밤이 수확되었다. 하루만 햇빛이 비춰도 과일이 무르익는다고 한다. 그만큼 생명의 성장에 햇빛은 너무나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아마도 다음 주쯤이면 여기에 밤나무도 완전히 영글것 같다. 밤을 굽고 호박잎을 따고 풋고추를 땄다. 신선한 음식과 더불어 푸짐한 밥상이 되었다. 너무 맛있게 먹어서 인지, 파리들도 함께하자고 덤벼들었다.

2003년9월28일 호박
2003년9월28일 호박 ⓒ 공응경
비록 준비해간 가방은 쓸모없게 되었지만, 함께 밤을 까며 오손도손 대화를 나누며 우리는 모두 친구가 되었다. 주인아저씨의 배려로 인근에서 온천도 하게 되었다. 정이 넘치는 시골에서 피로를 모두 날려버리고 서울로 향했다. 무르익은 밤 두개를 주머니에 넣어서.

2003년9월28일 고개 장터
2003년9월28일 고개 장터 ⓒ 공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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