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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균호
초등학교 입학도 하기 전에 이런 저런 학원을 보내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여전히 초등학생들이 4~5개의 학원을 전전하는 모습이 불쌍하게만 보이는데도 말입니다.

집사람도 은근히 이제 서서히 딸아이와 '교육'이 서로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나봅니다. 걱정하는 푸념을 몇 번 하더니 드디어 어제 저녁에 딸아이에게 '고구마, 감자…' 따위의 글씨를 하나 둘 따라 쓰도록 하더군요.

물론 딸아이는 사뭇 진지한 엄마와는 달리 글씨 쓰는 연습이 아직 '놀이'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교과서에서 말하는 '사회화'를 드디어 딸아이가 시작했다는 것을 축하해야할지 아니면 '공부라는 지겨울 굴레'로의 입문을 위로해주어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 박균호
사실 우리 나라의 '교육'이라는 것이 유난히 거칠고 편안하지 못하지요. 비용도 많이 들고 사람 사는 세상이라면 다 그렇겠지만 경쟁도 치열한 편입니다. 물론 저도 예외가 아니어서 '다른 집 부모님도 다 그렇게 시키니까 우리 아이만 안 시키면 우리 아이만 바보 된다'는 식의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딸아이의 공부의 시작을 마냥 축하만 해줄 수 없고 기쁘지만은 않다는 것입니다.

저 녀석이 지금은 웃고 즐기면서 '공부 놀이'를 즐기지만 앞으로 커가면서 공부 때문에 얼마나 많은 좌절과 고민을 하게 될까를 생각하면 더더욱 심기가 편치 않습니다. 물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그런 난관을 뚫고 이겨 가는 것은 딸아이의 몫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 녀석들은 커가면서 남을 앞서가는 것보다는 남과 협력하는 것을, 남을 이기는 것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것을 배우게 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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