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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고시 시행 뒤 경품이나 무가지 제공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신문사들은 신문고시가 시행된 2000년 7월 이후 신규독자의 77.5%에 대해 경품이나 무가지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문사들은 전체 신규독자 중 63.4%(경품·무가지 수령자의 81.8%)에 대해 신문고시 규정 범위를 넘어 경품이나 무가지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신문고시 위반 비율은 신문고시를 시행하기 전 50%에서 시행 뒤 65%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강제투입 관련 전국조사 결과 (단위 %) 구분 강제투입기간 (BASE) 6일이하 7-15일 15-30일 31일이상 모름/무응답 전체 (347) 4.3 23.5 38.9 29.1 4.2 구독기간 12개월 미만 (10) 19.1 9.5 42.7 28.6 0.0 1년이상 (327) 3.9 24.6 38.4 28.9 4.1 모름/무응답 (9) 0.0 0.0 52.8 36.7 10.6 ⓒ 오마이뉴스 고정미

또 지난 5월 신문고시 개정 전 위반비율 64%가 고시개정 뒤 74.1%로 늘어나 공정거래위원회 직접규제에 특단의 조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문고시 개정 이후에는 고가인 자전거 경품은 감소됐으나 무가지와 함께 제공되는 소액 경품이 늘어나 전체적으로 고시위반 사례가 증가했다. 자전거 경품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14.2%) 가장 많이 살포됐다.

이같은 결과는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강철규)가 여론조사 업체인 중앙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월 18일부터 9월 6일까지 전국의 구독자와 지국운영 관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나왔다.

경품 '전화기' 37.5% 최다... 70여종 달해 선풍기 22.8%, 자전거 10.4% 차지 가장 많이 제공된 신문 경품은 전화기로 나타났다. 발신자표시 형태가 주종을 이루는 전화기의 경우 전체 경품 중 37.5%를 차지해 '1등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어 선풍기(22.8%), 자전거 (10.4%)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청소기(6.0%), 믹서기(2.6%), 공구세트(2.3), 휴대용 청소기(1.2%), 도깨비 방망이(0.9%), 시계(0.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가전제품이 70.4%로 단연 으뜸을 차지했고, 자전거를 비롯한 생활용품 15.8%, 주방기구 7.3%, 서적·상품권 2.8%, 침구·가구 1.3% 등으로 나타났다. 경품 품목은 '끼워주기' 간행물을 포함, 총 70여종에 달했다. 이는 신문 경품이 '생활백화점' 수준으로 다양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실제 지국에서 제공 중인 경품은 100여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국에서 이들 경품을 구입하는 단가는 2만원대 안팎. 선풍기(15000∼25000원), 돗자리(15000원∼20000원), 믹서기(16000원), 발신자표시 전화기(12000원), 소형 진공청소기(20000원∼250000원), 칫솔살균기(10000∼15000원) 등이 있다. 2만원을 넘으면 고가 경품에 속한다. 특히 수입가가 5만원대부터 10만원대까지인 중국산 자전거는 아주 고가에 해당된다. 저가 제품을 대량으로 쓰는 경품 속성상 중국산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중 계절상품으로 단연 인기가 높은 상품은 여름철 선풍기와 자전거, 돗자리 등이 있고, 사계절용으로 전화기와 청소기 등이 있다. 자전거는 원래 여름용으로 기획됐으나 2001년 판촉대란을 겪으면서 계절을 타지 않는 인기 품종으로 자리잡았다. / 신미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전국 신문판매시장 실태파악 결과'를 발표하고 신흥개발 지역의 경우 전체적인 전국상황보다 경품이나 무가지를 제공하는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신흥지역의 신규독자에 대한 고시위반 비율은 80.1%로 전체 평균 63.4%보다 1.3배에 달해 그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개발지역은 고시개정 이후 위반 정도가 다소 증가했다.

특히 독자 의사에 반하는 신문투입인 '강제투입' 사례가 급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문사들은 1년 이상 신문을 구독한 독자가 구독중지 의사를 나타냈음에도 2000년 7월 이후 신규독자 중 15.0%에게 7일 이상 신문을 계속 투입했다.

이는 구독중지 의사를 표시한 독자의 91.9%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이밖에 스포츠신문이나 경제신문, 소년신문, 잡지 등 다른 간행물을 끼워주는 사례(1.5%)도 확인됐다.

또 지국운영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경품제공 등 판촉활동을 결정하는 데는 지국의 자체결정(50.5%)과 본사 권유(49.5%)가 거의 같은 비율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품제공을 비롯한 판촉이 지국 판단에 따른 영업활동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그간의 본사 주장과 배치되는 결과다. 판촉비 부담율은 지국 81.2%, 본사 18.8%로 집계됐으며 본사 지원은 현금이 26.6%로 가장 많았다.

한편, 지국운영 관계자 중 80.8%는 경품이나 무가지 제공이 부수확장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53.1%)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사 지국의 수입구조는 신문배달이 64.2%, 전단지 수입 35.9%였다.

이중 본사가 지국에 제공하는 신문부수 가운데 독자에게 배달되는 부수는 평균 77.2%로 집계됐다. 나머지 22.8%에 해당하는 부수 중 60.8%는 본사가 무료로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본사가 무료로 지국에 제공하는 이른바 무가지 비율은 14%에 달하는 셈이다.

지국운영 관계자들은 정부에 대해 경품·무가지 제공 등 불공정 판촉활동 근절(50.8%)과 공동배달제 실시 등을 통한 유통질서 강력규제(26.9%)를 희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더불어 지국운영자들은 본사에 대해 자금지원을 포함한 지국운영권 보장(48.5%)과 부수확장 강요 및 공정경쟁제도 마련(24.6%), 유가지 대금 현실화(24.6%), 판촉물 지원(16.2%) 등을 요구했다.

공정위는 이번 용역결과를 면밀히 검토·분석하여 신문시장의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과 유지를 위한 종합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가지 및 경품류 제공제한 규정' 위배관련 실태파악 결과 (전국 BASE=2000, 단위 %) 구분 경품 및 무가지유형 전체 2003년6월 이후 2003년1월~ 2003년5월 2002년7월~ 2002년12월 2001년7월~ 2002년6월 2000년7월~ 2001년6월 잘모름 A그룹 자전거 또는 무가지제공 자전거 3.1 0.8 3.7 5.2 3.1 0.9 0.0 자전거+무가지 1.3 1.8 1.6 1.5 1.1 0.6 0.0 무가지3개월이상 28.4 21.6 27.2 27.0 31.5 31.2 25.5 무가지3개월이상 + 자전거 이외 경품 29.8 49.3 30.9 33.5 28.4 17.0 15.7 소계 62.6 73.5 63.4 67.2 64.1 49.7 41.2 B그룹 무가지 2개월 + (전화기,선풍기, 청소기,소형/휴대용 청소기 중 1개) 0.8 0.6 0.6 1.2 0.9 0.3 2.0 소계 A그룹+B그룹 63.4 74.1 64.0 68.4 65.0 50.0 43.2 C그룹 나머지 경품 또는 2개월 이하 무가지 14.1 10.6 14.9 11.7 14.7 17.3 15.6 소계 A그룹+B그룹+C그룹 77.5 84.7 78.9 80.1 79.7 67.3 68.8 D그룹 아무것도받지 않음 22.5 15.3 21.1 19.9 20.3 32.7 41.2 합계 - 100.0 100.0 100.0 100.0 100.0 100.0 100.0 ⓒ 오마이뉴스 고정미

이번 조사는 2000년 7월 이후 전국 지역(특별시, 광역시, 도의 시부)의 신규 구독자 2000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21.19%(95% 신뢰수준)이다. 또 신문고시 개정 이후인 지난 6월 이후 신규 구독자 표본수가 적을 것을 고려해 이들 구독자 200명을 추가했다.

신흥개발지역 면접조사는 5대도시 최근 6개월 이내 입주 아파트 주민 중 신규 구독자 310명을 대상으로 방문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신문지국 운영자는 전국 5대 도시 중 130개 지국을 할당추출, 방문 면접조사를 했다.

신문사별 자료 배제... "수박 겉핥기식" 언론노조·시민단체, 공정위 조사결과 비판 "신문권력 눈치보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원회 존재 의의가 의심스럽다." 이번 공정위원회 신문시장 실태조사를 바라보는 언론계의 평가는 한마디로 '실망' 그 자체이다. 더욱이 신문사별 조사가 빠진 것은 알맹이 빠진 면피에 다름 아니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재국 전국언론노동조합 신문개혁특별위원장은 '기대난망'이라는 단어로 압축해서 표현했다. 그는 공정한 게임의 법칙을 상실한 현재 신문시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로 91.9%에 달하는 신문 강제투입율을 들었다. 그는 "공정위가 애초 신문시장의 파행을 가져온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한 파악 없이 실태조사를 할 때부터 예견됐다"면서 "신문시장의 불공정행위를 제대로 규제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결과"라고 일축했다. "자전거를 뿌리지 않는 지국은 무너지고, 독자의 신문선택권은 유린당하고 있는데도 공정위는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한 그는 "거대 신문사의 데이터는 쏙 빠진 이번 결과는 굳이 공정위가 아니더라도 어느 학회나 소화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공정시장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공정위의 존재의의 자체를 반문할 정도라는 게 언론노조의 인식이다. 언론노조는 공정위의 이같은 상태로는 신문고시 주무기관으로서 기대감을 더 갖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신문개혁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시민단체와 언론노조, 학계 등이 참여하는 특별기구 설립을 모색하고 있다. 신문시장의 불법행위 감시에 매진해온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역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공정위의 적극적인 의지보다 여론에 떠밀려 나온 결과로 보인다"면서 "신문시장질서 회복이 특정 신문사를 겨냥하지는 않지만 이번처럼 뭉뚱그려 발표하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최 총장은 "신문사별 위반건수와 위반 정도가 나와야 시정요구를 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신문고시 위반을 실질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유형의 세부적인 조사는 다 하면서 신문사별 조사를 배제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실익이 없는데다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신문사별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무진 공정위 경쟁촉진과 서기관은 "가정에 배달되는 일간지가 100여개가 넘는데 일일이 조사하기 힘들다"면서 "특정 신문사만 염두에 두고 신문고시 관련, 의사결정을 하거나 정책을 시행할 일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정위의 조사는 전체 신문시장 상황을 파악하는데 주요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신문고시 위반 주체가 누가 되느냐는 질문에 '모든 신문사'라는 추상적인 답변만 했다. 이어 그는 "무엇이 막연하다는 것인가, 이번 조사가 신문시장 실태를 반영한 가장 객관적인 데이터"라고 거듭 강조했다. / 신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