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의 구시대적 색깔공세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 범개혁진영이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참여연대·민중연대·민언련·민주노총·민변 등과 함께 8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8층에서 '한나라당 보수언론 KBS 색깔공세 중단 촉구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수구세력의 매카시즘적 폭로공세를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송교수 사건을 빌미로 한 수구세력의 KBS 이념공세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공영방송 길들이기이자 개혁적인 담론 재장악을 위한 기도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시민사회단체들은 한나라당이 당내 수구세력이 주도하는 색깔공세와 방송장악 음모를 지속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엄중히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PD 출신의 김영삼 언론노조 KBS본부 위원장은 이번 사건이 던져준 '출연자 발언에 대한 제작진의 책임범위'를 놓고 그 범위를 진지하게 살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심야 토론 프로그램의 경우 정치인들이 나와서 사실과 다른 주장과 발언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신문기사도 마찬가지"라면서 "인터뷰 내용이나 출연자 발언이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을 때 제작진은 어디까지 책임질 것인가의 문제가 새롭게 대두됐다"고 지적했다.
또 면책특권을 악용한 국회의원들의 무책임한 발언과 국감장 발언을 전제로 한 보도자료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성토했다. "국감장 발언 따로, 보도자료 따로"가 횡행하는 국회의원과 언론의 주장이 면책특권 대상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김 위원장은 송 교수에 대한 처벌과 그 범위는 사법부 판단임을 강조한 뒤 송교수 논란을 둘러싼 막대한 사회비용, 그중 상당한 부분을 KBS가 치르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어 '아니면 말고식 터뜨리기'에 몰두하는 보수언론의 보도태도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민변 전해철 변호사 역시 일부 언론의 보도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대한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동아·조선일보의 관련 보도는 법적으로 다분히 문제가 있기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강력한 법적 대응으로 부활하는 매카시즘을 단호히 응징할 필요가 있다"고 평했다.
박석운 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역사시계를 50년 뒤로 되돌리려는 반역사적 행위'로 단정했다. 박 집행위원장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략적인 목표로 언론자유까지 흔드는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의 작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송교수 문제는 유감스러운 측면도 있지만, 송교수 사건을 매개해서 이뤄지는 한나라당 수구세력과 일부 보수언론의 색깔공세는 엄연히 다르다"고 해석했다. 김 사무처장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KBS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김영삼 정부(한완상·김정남)와 김대중 정부(최장집) 등 새로운 정권이 출범할 때마다 집요한 색깔공세가 반복됐다"며 "참여정부 출범 이후 재연된 수구언론의 색깔공세(서동만)가 이번에 다시 전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번 논란에서도 '한국사회를 말한다' 프로그램 내용 자체는 실종되고 근거없는 색깔공세만 난무하는 현실을 지적한 뒤 "탈냉전 시대를 원하는 국민의 염원을 담아 이번만큼은 일부 수구세력의 전형적이고 반복적인 색깔공세가 먹히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자"고 밝혔다.
지금종 문화연대 사무처장은 한나라당의 공세 최전방에 서 있는 인사들 대부분이 KBS 출신이라는 현상을 '역사적 아이러니'로 표현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서 언론의 자유·표현의 자유와 관련해 다분히 위헌적인 요소가 발견되고 있다"면서 "일련의 과정을 '한국사회를 말한다'로 제작해도 좋겠다"고 제안했다.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과 최승호 언론노조 MBC본부 위원장, 이상철 EBS본부 위원장 등은 'KBS 흔들기'를 계기로 공영방송을 해체하려는 수구 기득권과 족벌신문의 집요한 공세에 맞서 공동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밖에 김형탁 민주노총 부위원장, 송환웅 참교육학부모회 부위원장과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남윤인순 여성단체연합 사무총장 등도 연대사를 통해 우리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가로막는 색깔공세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