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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통합신당 주최로 상향식 공천 실현방안을 위한 정치개혁 토론회가 열렸다.
8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통합신당 주최로 상향식 공천 실현방안을 위한 정치개혁 토론회가 열렸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통합신당 의원들의 '정치개혁의지'가 전문가들과 일반 시민들 앞에서 품평회를 받았다.

통합신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신기남 의원)는 8일 오후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상향식공천 실현방안' 토론회를 열어 정치개혁안 확정을 위한 사전 의견수렴 기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국민의 완전한 참여가 보장되는 국민참여경선제 도입을 강조하면서도, 한나라당 경선에서 나타났던 국민참여경선제도의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주제발표자로 참석한 정진민 명지대 교수.
주제발표자로 참석한 정진민 명지대 교수. ⓒ 오마이뉴스 이종호
주제발표자로 초청된 정진민 명지대 교수는 실질적인 상향식 후보선출을 위한 방안으로 후보선출 과정에 참여를 신청한 모든 유권자들을 전면적으로 활용하는 완전개방 경선, 또는 이를 부분적으로 활용하는 혼합형 경선방식을 제안했다.

그는 "충분한 수의 진성당원이 확보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실질적인 상향식 후보선출이 이루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당원 또는 대의원 이외 유권자의 참여 폭이 최소한 당원보다 높아야 한다"며 "참여 유권자 모두 투표하도록 하되 비당원 유권자의 투표수는 할당된 비율의 표수로 환산해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후보자들의 유권자 동원·매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선거인단의 규모는 가능한한 일정 수준이상으로 커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적어도 해당 선거구 유권자의 1%이상이 경선 유권자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불공정 행위의 소지를 줄이기 위해 후보와 유권자들간의 직접 접촉을 줄여야 하며 오히려 TV토론회나 각종 매체를 통한 간접 접촉을 늘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상향식 후보선출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앙당의 역할이 일정정도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특정 후보와 지구당 간 유착 등의 문제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정 정도 중앙당의 감독이 필요하다"며 "지구당 경선에 앞서 중앙당의 자격심사를 받도록 하거나 자격심사를 통해 일정 배수를 압축한 후보자 명단을 지구당에 보내 이들 중 최종 후보를 선출하도록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정당의 요청이 있을 경우 선관위가 경선사무를 담당하도록 하고 경선불복자 양산을 피하기 위해 각 정당의 당내 경선을 권역별로 특정한 날에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통합신당의 과감한 기득권 포기를 주문하며 실질적 상향식 공천제도 도입에 다소 주저하는 듯한 반응을 보인 의원들을 거칠게 몰아세웠다. 특히 유정동 부산정개추 종합민원실장과 정진민 교수 등은 다소 거친 목소리로 의원들의 정치개혁 의지를 문제삼으며 공박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날 이들 패널들로부터 표적이 된 토론자는 이강래 통합신당 정치개혁특위 위원. 그는 상향식 공천의 부작용과 폐해 등을 일일이 나열하며 점진적으로 보완하면서 상향식 공천제도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이강래 "현행법상 국민대상 참여경선 불가능"

이강래 통합신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
이강래 통합신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 의원은 "그간의 경험에 비춰볼 때 곳곳에 불복자가 나오는 등 부작용이 너무 많았다"고 소개하며 유권자 동원경쟁, 매수사건 등이 많아 경쟁력이 높은 후보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민경선이라고 하지만 현행법으로는 당원이 아닌 국민들을 대상으로 할 수가 없다"고 국민경선제의 한계를 짚은 뒤 "지구당 위원장 선출이나 국회의원 후보를 선출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혹 100% 완정개방경선이 이뤄진다하더라도 무작위 표집을 해서 선거인단을 선출해야 하는데, 과연 선거인단이 그 역할을 해 줄 것이냐는 문제가 남는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표하면서, 다만 법률을 개정해 무작위로 추출한다면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공직후보 출마 의사가 없는 인사가 지구당을 관리하는 운영위원장제도의 도입에 대해서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하고 "그 체제가 옳다고는 인정하지만 현실적 제약이 있으므로 중앙당이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중앙당 역할론을 강조했다.

유정동 "부산서 조직책 선정 다했는데 무슨 상향식 공천인가"

유정동 실장은 "요즘 부산에서 통합신당이 죽을 쓰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아는 분을 만났더니 청와대 비서관 출신이 돈을 받았다고 하는데 부산에서 통합신당은 이제 다 끝났다고 하더라"고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그는 "국민들은 통합신당이 자기 희생을 각오하고 개혁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통합신당 지도부가 자기희생을 전제로 하지 않는 상향식공천을 도입할 경우 감동을 줄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부산지역에서 부산·울산·경남지역 통합신당 주비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지역 조직책을 선정하고 지역구 배정을 기정사실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통합신당이 이런 조직을 만든 적이 있는지, 그리고 위원장 자리를 임명한 적이 있는지, 지역구 선정 작업을 위임한 적이 있는지 등을 따졌다.

그는 격앙된 목소리로 "어떻게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느냐"며 "만약 사실이라면 상향식이라는 이름으로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정진민 교수는 이강래 의원의 견해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조목조목 이 의원의 논리를 반박했다. 정 교수는 "(의원들이) 상향식 공천을 해보려고 노력을 했는지 의심스럽다"며 "지난 8월 선관위가 제출한 안에 정당법 개정안이 들어가 있다, 선관위 안이 올라가 있는데 법제화를 위해 노력하지도 않고 폐해부터 지적하느냐"고 따졌다. 그는 "정당개혁, 정치개혁의 의지가 있는지 그 진정성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선거만 의식해 좋은 사람을 영입하는데 공천을 보장하겠다는 말이 들리더라"며 "그렇게 들어온 사람은 필요가 없다"고 통합신당의 외부인사 영입방식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정진민 "상향식 공천해보려 노력한 적 있는지 의심"

그는 본선 경쟁력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정치인을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본선 경쟁력은 치러봐야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부작용이 있긴 하지만 적어도 경선이 비경선보다 더 많은 당선자를 냈다"고 자신의 연구결과를 통해 비판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천정배 의원이 처음 지구당 위원장을 사퇴했는데 그 뒤 많은 분들이 뒤따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실망감을 표시하며 "통합신당마저도 이를 이루지 못하면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이 '공론조사 방식'의 도입을 통한 상향식 공천제도 보완을 주장하자 정 교수는 "부분적으로 가능하지만 전면적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통합신당 발기인으로 참여했다는 한 참석자는 "대체적으로 정진민 교수의 제안으로 가는게 맞다고 본다"면서 "국민을 믿지 못하는 정치인이 문제이지, 당신들부터 잘 하세요"라고 따금하게 충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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