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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 4개 종교단체와 각 종교 인권위원회 소속 종교인들이 9일 오전 송 교수의 영구귀국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 4개 종교단체와 각 종교 인권위원회 소속 종교인들이 9일 오전 송 교수의 영구귀국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김영균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의 '사법 처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일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등 교수·학술단체 회원들이 '송 교수 국외추방 반대'를 호소한데 이어 종교인들도 송 교수의 '영구 귀국'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종교인들은 9일 오전 서울 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역사가 거꾸로 돌아가는 지금의 상황이 안타깝다"며 송 교수에 대한 관용적 조치를 호소했다.

이들은 이어 이날 낮 12시경 서울 종로5가 기독교회관 근처 한 식당에 송 교수 부부를 초청, 함께 식사를 하며 송 교수를 위로했다. 송 교수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종교인들이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정원 '용공조작'은 이미 알려진 사실... 언제부터 국정원 신뢰했나"

함세웅 신부, 청화 스님, 박덕신 목사 등 종교인들은 9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송 교수가 이 땅에 뿌리내리기를 바란다"고 밝혀 사실상 영구 귀국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송 교수가 모든 것을 각오하고 귀국한 것은 남북관계의 변화와 남쪽이 민주주의와 이성이 성숙한 사회가 되었다는 믿음 때문"이라며 "남북 화해 시대에 맞도록 송 교수를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인들은 특히 송 교수를 수사한 국정원과 검찰, 일부 정치인들의 태도와 언론의 보도 태도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성명에서 과거 용공조작을 일삼았던 국정원이 상부에 거짓보고를 하고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는 등 "구태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송 교수 사건을 계기로 국정원이 새로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9일 낮 종교인들의 오찬 초청에 응한 송 교수 부부. 송 교수는 "종교인들과 종교와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9일 낮 종교인들의 오찬 초청에 응한 송 교수 부부. 송 교수는 "종교인들과 종교와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오마이뉴스 김영균
또 국정원이 "확정되지 않은 피의사실을 언론과 국회의원을 통하여 짜깁기식으로 공표해 '여론재판'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송 교수에 대한 언론의 선정적 보도의 자제를 호소했다.

함세웅 신부는 "국정원이 과거 용공조작을 일삼았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라며 "우리 언론이 언제부터 국정원을 그렇게 신뢰하고, 국정원 발표를 떠받들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날 성명 발표에는 종교인협의회 소속 4개 단체(실천불교전국승가회,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와 기독교, 원불교, 천주교 인권위원회 등 7개 단체가 참여했다.

송 교수 "격려 감사... 함께 종교와 철학 얘기 나누고 싶다"

한편 송 교수는 이날 종교인들의 초청을 받아 오찬을 함께 했다. 부인 정정희씨와 함께 초청에 응한 송 교수는 20여명의 종교인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기자들을 빼놓고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난 적이 없는 것 같다"며 "여러분들의 격려에 감사드린다"고 인사말을 했다.

송 교수는 또 "언제 시간 되면 (여러분들과) 종교와 철학 얘기를 나누고 싶다"며 "이번에는 (검찰 수사 때문에) 못하지만, 언제 한번 그런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비교적 밝은 얼굴로 종교인들과 덕담을 나눴으며, 일부 종교인들은 이 자리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더라도 진실이 다 밝혀지고 난 뒤에 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식사를 마친 송 교수는 곧장 숙소인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로 돌아갔다. 송 교수는 내일(10일) 다시 한번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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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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