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군수는 지난해 4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군수후보경선 과정에서 대의원들에게 370여만원의 금품을 살포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올 1월 1심 선고 공판에서 광주지법 해남지원(재판장 구길선)은 징역 2년이 구형된 양 군수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이밖에도 전남도내에서는 임호경 화순군수가 선거법 위반죄로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올 4월 광주고법에서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아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또 선거법 위반혐의로 올 7월 2심에서도 700만원을 선고받은 윤동환 강진군수는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강진군청 부속실 관계자는 “대법원 확정 판결 날짜는 아직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역 여론, 부정선거 근절 계기 돼야
자치단체장들이 선거법을 위반해 중도하차하자 지역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진도군 진도읍에 사는 김모(40)씨는 “금품 살포 등 그동안 온갖 탈법을 일삼고도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관행이 이번 일을 계기로 사라져야 한다”며 공직선거가 돈 선거로 얼룩져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목포경실련 김종익 사무국장은 “공직선거 과정에서 입후보자들의 부정행위가 결국 행정공백과 지역 이미지 추락 등 지역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자치단체장이 비리를 저질러 불명예 퇴직하게 될 경우 주민입장에서는 지방자치제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는 선거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은 법과 제도의 개선도 시급하지만 선거 입후보자들이 지역시민단체나 언론을 통해 비용 공개와 함께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것도 공명선거를 정착시키는 좋은 방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선거 내년 6월 예정
한편 양 군수는 대법원 판결 통보를 받은 9일 오후 진도군청에서 실과장 등 간부직원들에게 “불명예스럽게 퇴직하게 돼 송구스럽다”며 짤막한 인사말로 퇴임식을 대신했다.
진도군은 양 군수의 중도하차로 지방자치법에 따라 부군수가 내년 재선거 때까지 군수권한 대행을 하게 됐다. 진도군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규정대로 내년 4월 군수재선거를 실시해야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와 겹쳐 내년 6월 10일 선거를 치르게 된다“고 밝혔다.
| | 군수 중도하차로 진도군 행정공백 심화될듯 | | | | (진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양인섭 전남 진도군수가 9일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군수직을 상실하면서 진도군의 행정공백이 당분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 군수가 취임 이전부터 선거법 위반혐의에 휘말리면서 군정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데다가 중도 하차까지 하게되면서 진도군은 재선거 전까지 부군수의 권한대행 체제로 살림을 꾸려야 할 형편이어서 각종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군수직을 상실한 양 군수는 이날 오후 집무실에 나와 간부들에게 군정을 잘 부탁한 뒤 대회의실에서 간단한 퇴임식을 가졌다.
양 군수는 퇴임식에서 "군 발전을 위해 분골쇄신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불명예스럽게 떠나게 돼 송구스럽다"면서 "군 발전을 위해 공무원들이 흔들리지 말고 일해 달라"고 주문해 퇴임식장을 숙연케 했다.
진도읍 김모(65)씨는 "양 군수가 1년여 동안 선거법으로 법정에 서면서 진도군의 이미지를 실추시킨데다가 자신의 구명에만 열중, 행정이 엉망이 됐다"면서 "상처뿐인 진도 발전을 위해 군민들이 화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도군의회 모 의원은 "다른 자치단체는 중앙부처를 발이 닳도록 다니면서 예산 많이 확보했는데 진도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현안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지 의문 스럽다"고 그 동안의 행정공백을 질타했다.
공무원들도 "양 군수의 군수직 상실에 마음이 아프지만 재임시 충성심에 따른 잘못된 인사를 해 빚어진 공직사회의 좌절감과 사기진작이 필요한 데 권한대행 체제에서 잘 될지 의문스럽다"면서 "내년 6월 재선거 전까지 강력한 지도력 부재에 따른 행정공백이 심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대법원 1부(주심 이규홍 대법관)가 이날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양 군수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해 양 군수는 군수직을 상실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