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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열리는 컨벤션 센타
회의가 열리는 컨벤션 센타 ⓒ 김훈욱
특히 이 회의는 지난 2월 열린 비동맹 제국회의(NAM)에서 미국의 이라크 침공 반대를 결의한 이후 미국의 정책에 반대하는 입장의 이슬람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슬람 국가의 대동단결을 촉구하는 기회를 만들 것으로 예상되어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이 회의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특별히 참석했다.

절정의 순간에 은퇴를 선언한 마하티르 총리

말레이시아 국내에서 관심을 갖는 것은 세계 정치 지도자 중 미국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마하티르 수상이 이 행사를 마친 후 정치일선에서 완전히 은퇴를 하겠다는 정치 일정을 1년 전부터 제시했기 때문이다.

마하티르 총리는 취임 후 22년간 재임하면서 말레이시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이슬람 회의기구 행사를 마하티르 수상의 재임 중 대표적 업적이라고 꼽히는 새로 조성한 행정도시인 푸트라 자야에서 개최하고 있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하티르 수상은 1981년부터 강력한 지도력으로 화합이 어려운 다민족국가의 16개 소수연립정당이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비전2020이란 분명한 목표와 동방정책을 추구해왔다. 일본과 우리 나라를 모델로 하여 농업국가에서 중화학국가로 발전시켜 주변국가인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필리핀보다 월등하게 높은 성장을 거듭하여왔다.

말레이시아가 자랑하는 쌍둥이 빌딩
말레이시아가 자랑하는 쌍둥이 빌딩 ⓒ 김훈욱
마하티르 수상은 미국의 정책에 수시로 반기를 들면서 비동맹 국제회의(NAM)의 회장국가가 되었고 이제 이슬람 국가를 대표하는 지도자의 반열에 오를 기초를 만든 후 은퇴를 발표한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그 동안 안와르 부수상의 경질과 관련하여 일시적인 혼란기를 거쳤다. 동남아시아의 통화 위기 당시 우리 나라는 IMF의 권고대로 금리를 올리고 부실기업 정리를 실시했으나 말레이시아는 통화위기를 단기 유동성 문제로 보고 자국에 유입된 외환을 통제하는 한편 외국에 나가 있는 자국통화를 끌어 모아 고정환율제를 채택하는 모험을 감행하여 빠른 속도로 경제 위기를 벗어났다.

IMF의 권고사항을 거부한 경제정책

당시 세계적인 투자가인 조지 소로스를 대표적인 투기꾼으로 꼽아 말레이시아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했지만 우리의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기간 중 화상회의를 하고 당선 후는 자택으로 불러 환대를 했으며 기업에서는 이 사람을 만나려고 백방으로 노력을 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환영을 받으며 켄벤션 센타로 향하는 정상회담 참석자들-건너편에 보이는 건물이 수상청이다
환영을 받으며 켄벤션 센타로 향하는 정상회담 참석자들-건너편에 보이는 건물이 수상청이다 ⓒ 김훈욱
IMF의 권고사항을 거부한 말레이시아나 IMF의 권고사항을 잘 따른 우리나라 등 두 나라 모두 통화위기를 잘 극복했으나 우리 나라는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신용불량자와 실업자가 증가 등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 보이는 반면 말레이시아는 부동산 가격이나 사치성 물품의 가격이 통화위기 이전의 70%대에 머물러 있고 특히 골프회원권은 거의 30%대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성공으로 IMF의 퀼러 총재가 '당신의 선택이 옳았다' 고 인정을 하게 되어 그 동안 의사출신인 마하티르 총리의 정책을 비판하던 경제 전문가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마하티르는 정치적으로도 아직 70%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건강도 좋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마하티르 총리는 장기집권한 권력자가 자기의사로 물러난 경우가 드문데 절정의 시기에서 왜 구체적 정치 일정까지 제시하면서 은퇴를 선언했을까?

국민을 위해 일하는 지도자

지금의 분위기는 내년에 실시되는 총선의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현재의 압둘라 부수상이 국민 속으로 들어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어서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러한 권력 승계가 무난히 이뤄지면 마하티르 총리는 소수연립정당의 한계를 지도력으로 극복하고 농업국가를 중화학 국가로 발전시켰고, 13억 이슬람 국가의 지도자적 위치에 나라를 올려 놓았으며 또 아세안 국가의 맹주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에 은퇴를 하고 정치와 무관한 국가의 원로로 남아있는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멀지도 않은 가까운 이웃나라에서는 이런 변화가 생기고 있고, 또 종교가 같다는 이유로 13억의 무슬림 국가들이 대동단결하자고 외치고 있는데, 우리 나라의 정치인들은 중국이 엄청난 발전을 하고 있음에도 변화에 귀를 막고 나무에 오른 사람을 흔들어 대고 서로를 헐뜯으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언제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자를 만나게 될까?
새삼 말레이시아의 푸트라 자야에 모인 이슬람 지도자들이 위대해 보이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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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진작가협회 정회원이었으며, 아름다운 자연과 일반 관광으로 찾기 힘든 관광지, 현지의 풍습과 전통문화 등 여행에 관한 정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생활정보와 현지에서의 사업과 인.허가에 관한 상세 정보를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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