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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이 있던 지난 10일 신임 노사모 전국대표일꾼으로 선출된 심우재씨.
노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이 있던 지난 10일 신임 노사모 전국대표일꾼으로 선출된 심우재씨. ⓒ 오마이뉴스 안현주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던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들이 요즘 바빠졌다. 지난 10일 있었던 노 대통령의 재신임 발표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 1등 공신'이라는 노사모. 이제는 '대통령 노무현'을 지키기 위해 조직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노 대통령이 '재신임 받겠다'고 선언한 지난 10일 신임 노사모 전국대표일꾼으로 심우재씨가 선출됐다.

심우재 노사모 전국대표일꾼은 재신임 정국과 관련 한나라당에 대해 "'10억 받았다고 탄핵한다'고 하지만, 자기들은 100억을 받지 않았냐"면서 "탄핵을 주장하려면 자기들은 한나라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공정한 언론이라면 10억 때문에 대통령을 불신임하게 만들고 탄핵을 얘기할 정도가 되면, 한나라당에게는 '너희들은 공당이 아니다' '너희들은 민주공화국의 공당이 아니기 때문에 당을 없애야 한다'고 얘기하는 게 공정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전국대표일꾼은 이라크 추가 파병 결정에 대해 "17일 노 대통령이 상당히 중요한 얘기를 했는데, '오히려 미국보다 국내의 압력이 더 컸다'는 얘기"라면서 "이런 것을 보면서 저는 박수를 칠 수는 없지만 가슴 아프게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까지의 '느슨한 연대'에서 '각성된 연대'로 바뀔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진의를 알려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8일 광주노사모 사랑방인 '사람사는 세상'에서 심우재 노사모 전국대표일꾼과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심 전국대표일꾼과의 일문일답이다.

-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까지 했다. 지금 심정은 어떤가.
"노사모가 대선 이후 느슨해졌다는 분위기였는데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다. 대표일꾼으로서 한편으론 반갑고 좋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대선 당시 활동사진을 보며) 참 고생은 됐지만 신명나고 즐거운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리고 위기의 매 순간마다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그때를 생각하면 즐겁고 기분이 좋다. 그리고 이런 힘들이 또 다시 결집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 재신임 발언 배경에 대한 논란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저희들은 노 대통령의 재신임발언이 고뇌에 찬 결단이었다고 생각한다. 흔히 일부에선 정치적 책략이 아닌가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정치를 해오면서 매시기 마다 결단을 내렸던 순간을 상기하면, 위기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하나의 정치공학적인 접근을 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일관되게 깨끗한 정치, 검은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를 얘기했었고, 이는 국민과의 약속이기도 했다. 그런 신의와 약속이 스스로 자기 주변에서 위배됐다고 생각했을 때 자괴감이 들었을 것이다. 그것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었을 것이고 그것을 통해서만 우리의 정치문화가 보다 한 단계 진전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 정치개혁을 위한 것이란 의미인가.
"가장 큰 이유는 그분이 우리 정치문화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정치문화, 검은 돈으로 오염된 정치문화를 해방이후 한국정치사 50년 동안 단 한번도 극복하고자 했던 시도가 없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한 관행이었고 모두들 그렇게 해도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부정부패를 비판하고 비난하면서도 부정부패를 벗어 던지지 못하는 이중성에 대해 정면으로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 정치개혁을 앞당길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다. 이러면에서 너무 무모한 것 아니냐.
"지금껏 그런 제도적 장치가 없었나? 무모하다고 볼 수도 있다. 받아들이는 경우에 따라서는 충격요법으로 볼 수도 있다. 두 가지를 얘기하고 싶다. 하나는 우리사회가 그 충격요법을 극복하지 못할 정도로 허약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 다소간 충격은 있겠지만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시스템이 잘 구비됐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헌법에 나온 것처럼 검찰이 제대로만 해도 정치자금문제에 대해 모든 정치인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건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그걸 실천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의식과 지도자의 의지다. 사람의 문제다."

- 노 대통령이 '정치적 해결'을 언급했는데.
"대통령이 갈등하는 부분이 뭐냐면, 재신임을 끝까지 투표로 강행하자고 했을 때 정치문화는 바꿔질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겪게 될 '정치적 혼란이 국민들에게 피해가 된다'고 생각하니까 적어도 이 부분에 대해서 재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그것이 재신임 국민투표 철회라고 보지 않는다. 처음 대통령이 가졌던 생각이 후퇴하거나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국민들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수구언론과 한나라당의 치열한 흠집내기가 이뤄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통해 노사모는 지금까지의 활동을 반성하고 적극적으로 대통령의 진의를 제대로 알리는 노력을 할 생각이다."

- 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10%대에 머물고 있다. 가장 큰 이유가 있다면?
"노통 지지도가 낮은 것은 국민들이 대통령에 대해서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그 중대한 이유는 수구언론과 야당의 무차별적인 흠집내기다. 그것이 정치에 대한 환멸로 이어지고, 그 여파로 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가 당연히 내려갈 수 밖에 없다.

중요한 문제는 과거처럼 대통령이 뭔가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통치해주기를 바라는 일부 국민들의 시각으로 봤을 때 노 대통령은 상당히 우유부단해 보일 수도 있다. 그 지점이 굉장히 중요한 갈림길이다. 말로만 국민참여 정부가 아니라 나누어진 권력,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권력을 행사하지 않는 정부, 그리고 국민이 주인되는 권력을 표방했고, 그런 측면에서 시스템변화에 아직까지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 국민들이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가.
"이 과정에 다소간의 혼란이 있지만 잘 극복되리라 본다. 우리 사회의 역사 발전단계에서 볼 때 중요한 하나의 변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노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대통령이 우유부단하다'는 것이다. '힘이 없고 말실수가 잦다'는 것이다. 그런데 구체적 내용을 물어보면 구체적 논거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대부분 이미지를 가지고 '대통령이 왜 그러지?'하는 거다."

- 정치 일반에 대한 불신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로 표현되고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그리고 대통령책임제지만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과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을 생각해보자. 멀쩡하게 일하는 장관을 하루아침에 해임을 시켜버리고, 우리가 생각할 때는 장관 한 사람이 옷을 벗고 나온다는 것이 아니라, 국정의 중추를 담당해야 할 내각을 거의 무력화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면 어떤 장관이 소신있게 정책을 펼 수 있겠는가? 야당에 잘못보이면 순식간에 사임해야 하는데, 그것은 예를들면 대통령이 앞으로 계속 가야하는데 다리 하나를 부러뜨리는 것이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 일부언론과 한나라당 잘못으로 보는 것인가.
"조·중·동은 대통령의 진실과 진정한 뜻을 제대로 한번이라도 전달한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해보고 싶다. 그 사람들은 아직도 대선을 치르고 있다. 노무현이 대통령이란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있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기본적인 사고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잘못된 수구권력의 독선과 오만을 본다. 노무현은 일방적으로 배척받고 있다. 그래서 정치권이 불신을 받고 더불어 대통령도 지지율이 낮게 나온 것이다. 단순하게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다'는 하나의 사실만을 놓고 시국을 논한다는 것은 상당히 문제있다고 생각한다. 전체를 다시한번 되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 국정 지지도와 재신임 지지도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지지도는 낮으면서 재신임 지지도가 높은 것이 바로 우리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 생각하는 일반적 정서라고 본다. 정치권에 '제발 정치 좀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일부 특정 언론에서는 '지지도가 10%밖에 안된다'고 하는데 그렇게 얘기하면 얘기가 안된다.

출발이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다. 가령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적어도 40%∼50%를 얻어야 대체 권력으로 인정받지만, 한나라당의 지지도는 그대로 20%에 머물러있다. 그러면서 현직 대통령에게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

'10억 받았다고 탄핵한다'고 하지만, 자기들은 100억을 받지 않았나. 탄핵을 주장하려면 자기들은 한나라당을 해체해야 한다. 그것이 기본적이고 인간사회에서 아주 원초적인 룰이다. 그런데 그 원초적인 룰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사회, 문제 있는 것 아닌가? 그래도 이상하지 않게끔 국민들을 현혹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한 언론이라면 10억 때문에 대통령을 불신임하게 만들고 탄핵을 얘기할 정도가 되면 '한나라당에게는 너희들은 공당이 아니다, 너희들은 민주공화국의 공당이 아니기 때문에 당을 없애야 한다'고 얘기하는 게 공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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