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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박정희 전대통령의 24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동작동 국립현충원앞에서  민족문제연구소, 박정희기념관건립반대국민모임, 4월혁명회 등 회원 50여명이 '친일파 박정희 묘 국립묘지 추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26일 오전 박정희 전대통령의 24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동작동 국립현충원앞에서 민족문제연구소, 박정희기념관건립반대국민모임, 4월혁명회 등 회원 50여명이 '친일파 박정희 묘 국립묘지 추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묘 이장을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와 추도식 참가자가 언쟁을 벌이고 있다.
묘 이장을 요구하는 집회 참가자와 추도식 참가자가 언쟁을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친일파 독재자 박정희의 묘를 국립묘지에서 파내라."
"당신들은 나라도 없느냐, 상가집에 와서 무슨 짓이냐?"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24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와 박정희기념관 건립반대국민모임(상임공동대표 곽태영 외), 4월혁명회(상임의장 황건) 등 시민단체 소속 50여 명은 추도식에 앞서 박 전 대통령의 국립현충원 묘지 이장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애국인사들이 생명을 바쳐서 항일투쟁을 전개하는 동안 민족을 배신하고 우리 독립군을 학살하는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른 대표적인 반역자가 독재자 박정희"라며 "군사 쿠데타의 원흉인 친일파 박정희 묘소가 신성한 국립묘지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민족정기를 짓밟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을 포함한 250여 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민족의 성지를 정화하기 위하여' 제하의 성명을 통해 "반역배 친일군상들의 묘를 국립묘지에서 추방하는데 온힘을 다할 것"임을 선언한 뒤 "무수한 애국인사를 공산당으로서 처형한 살인괴수 박정희 묘소부터 추방해 민족정기를 선양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대통령 추도식 참가자가 집회장을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지고 있다.
박 전대통령 추도식 참가자가 집회장을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여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들어가려던 일부 인사들이 박 전 대통령 묘소 이장을 촉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거칠게 항의하면서 20여 분간 실랑이를 벌였다.

과거 해병대 복장의 참전용사를 비롯한 수십 명의 박 전 대통령 추모자들은 "당신 부모 죽었을 때도 이렇게 하느냐"면서 시민단체 시위를 비난하는가 하면 자신들의 폭력적인 행동을 막는 경찰들에게 "나도 폭력전과 있다" 등의 폭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 등의 제지로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편, 민족중흥회(회장 김진만)가 주관한 박 전 대통령 24주기 추도식은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과 박지만씨 등 유족 대표, 김종필 자민련 총재, 남덕우 전 총리, 민관식 전 국회부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그동안 당 지도부들이 대거 참석했던 한나라당에서는 이례적으로 한승수 의원만 참석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과 고 건 총리 등 국무위원은 조화를 보내 추모의 뜻을 전했다.

유족을 대표한 인사말에서 박 의원은 최근 송두율 교수 사건 등 잇따른 이념공방에 대한 입장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그동안 어렵다, 어렵다 했지만 요즘처럼 모든 게 혼란스럽고 어려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운을 뗐다.

이어 박 의원은 "미군 장갑차에 숨진 효순·미선이 이름은 알지만 서해교전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장병들 이름은 모르고, 남한의 독재를 반대한다면서 북한 노동당에 가입한 사람은 민주인사라고 하고, 나라의 안보를 지키려는 사람은 수구냉전 세력이라고 하는 어이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지키고 발전시켜온 소중한 가치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도층이 국가의 안보를 지키는 것과 이념적인 다양성을 지키는 것조차 혼동하고 있다"고 말한 박 의원은 "국민은 스스로의 권위를 깨는 지도자가 아니라 존중받을 만한 권위를 가진 지도자를 원한다"면서 "이념적으로 흐뜨러진 것을 추스르고 우리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데 여러분이 앞장서달라"고 부탁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다음은 250여 시민사회단체의 성명서 전문이다.

민족의 성지를 정화하기 위하여

이곳 국립묘지는 조국을 위해서 싸우다가 순국한 우리의 애국선열들의 혼령이 안식하고 있는 민족의 대성지이다.

우리는 다른 나라들처럼 8·15 민족해방 후 민족기강을 바로 잡지 못했다. 미국의 압력과 이승만 독재정권의 방해로 인하여 친일파 민족반역 도배들을 하나도 숙청하지 못하고 이 땅이 친일파 천국이 되어서 민족정기가 짓밟힌 채 부끄러운 역사의 통한을 안고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일제가 이 강토를 침략하고 살육통치를 감행하고 있을 때 무수한 애국인사들은 생명을 바쳐서 항일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동안 친일반역 매국노들은 민족을 배신하고 왜적의 앞잡이가 되어 우리의 독립군을 학살하는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질렀다. 그 대표적인 반역자가 독재자 박정희이다.

거룩하고 신성해야 할 국립묘지에 친일반역의 상징인 군사 쿠데타의 원흉 박정희의 묘소가 어엿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은 국가의 위신을 더럽히는 처사이며 민족정기를 짓밟는 반역행위이다.

해방 60년을 눈앞에 둔 지금까지도 친일 반역배 군상들의 묘소가 국립묘지의 요지에 그대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 반세기 동안 역대 정권의 친일성을 그대로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국민들의 불평으로만 쌓여 있던 국립묘지 정화사업에 민족의 의지를 모아 척결하고야 말겠다는 각오로 반역배 친일 군상들의 묘를 이곳 민족의 성지에서 추방하는데 온 힘을 다해 투쟁할 것이다.

이로써 친일민족 반역자이며 군사독재자로서 무수한 애국인사들을 공산당으로 몰아 처형한 살인괴수 박정희 묘소부터 국립묘지에서 추방하여 바른 역사 구현에 앞장서고 민족 정기를 선양하는데 신명을 다할 것을 역사와 국민 앞에 엄숙히 선언하고 성명하는 바이다.

2003년 10월 26일
민족문제연구소, 민족정기수호협회, 4월혁명회, 독립유공자협회, 박정희기념관반대국민연대 외 250여 애국시민단체 일동

박근혜 의원이 추도식 참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박근혜 의원이 추도식 참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고 박정희 전대통령 묘앞에서 수백명의 추도객들이 참배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고 박정희 전대통령 묘앞에서 수백명의 추도객들이 참배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고 박정희 전대통령 부부의 묘소.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고 박정희 전대통령 부부의 묘소. ⓒ 오마이뉴스 권우성

박정희의 변절과 반역행위
유엔 "반인류, 반민족범죄 시효 없다"

△1937:대구사범학교 졸업, 경북 문경초등학교 교사로 부임.
△1939:'진충보국 멸사봉공(盡忠保國 滅私奉公)'이라는 혈서를 써서 만주군관학교에 보냄.
△1940:혈서의 은전으로 만주군관학교(나이가 4∼5살 초과했음에도) 입학.
△1942:만주군관학교 예과 졸업. 같은 해 일본 육사(57기) 3학년 편입. 당시 일본 육사 교장 나규모 쥬이치(南蕓忠一)는 "다카키(박정희) 생도는 태생은 조선일지 몰라도 천왕폐하에 바치는 충성심이라는 점에서 보통 일본인보다 훨씬 일본인다운 데가 있다"고 생도들 앞에서 훈시할 정도였음.
△1944:4월 일본 육사 졸업, 만주지역으로 발령받아 독립군 토벌.
△1946:일본군 중위에서 대한민국 장교가 됨.
△1948:육군 소령 계급 당시 '남로당 군사조직책'임이 드러나 사형 구형을 받았으나 자신의 동료였던 남로당 조직원을 자백하고 만주군 인맥의 도움으로 살아남.
△1961:5·16 군사쿠데타로 아시아 최초의 민주화 혁명인 4·19혁명의 싹을 자름. 쿠데타 직후 진보언론인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을 이적행위와 국가전복 행위를 하였다고 조작해 그해 12월 사형 집행.
△1972:자위 유신쿠데타로 종신집권을 위한 패악을 저지름. 유신시절 수백 명의 언론인을 쫓아내는가 하면 유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공산주의자로 몰았으며 수많은 사람을 체포, 고문, 의문사 하게 하고 사형을 집행함.
△1973:최종길 서울대 교수를 간첩으로 조작하려다 고문사 시켰으며 같은 해 동경에서 김대중씨 납치함.
△1975:인혁당을 고문으로 조작하여 8명을 대법원 판결 뒤 24시간 전에 사형시켰으며 고문 흔적을 없애기 위해 경찰이 시신을 탈취해 화장시킴. 같은 해 유신독재에 강력히 도전하던 장준하가 경기도 약사봉에서 목 뒤쪽을 타격받아 사망.
△1976:거금의 외화를 이후락으로 하여금 스위스은행 등에 빼돌리고 유신독재 유지를 위해 미국 정치계에 뇌물을 돌린 사실이 발각. 미국 의회 프레이저위원회의 '코리아 케이트'로 국제적 망신을 당함.
△1979:10월 김영삼 야당총재를 강제 면직시킴으로써 부마사태 발생. 결국 같은 해 10월 26일 궁정동 술자리에서 동향인 김재규로부터 총을 맞고 사망.

* 박정희 집권기간 220개월(18년) 중 105개월을 계엄령, 위수령, 비상령이 발동됐으며 이 기간 동안 국가보안법, 반공법 등 정치규제법에 의해 1만406명이 검거되는 지경에 이름.

* 박정희는 음주로 흥취가 날 때면 청와대에서 만주군 복장을 하고 일본군가를 불러댔다고 함. 그리고 당시 일본 대중문화 수입이 금지됐음에도 자신은 '사무라이'와 '명치시대' 등 영화테이프를 외교 행낭으로 수시로 들여와 감상했다고 함.

* 1968년 유엔총회는 '인류에 반하는 범죄'와 '민족범죄'에 대해 시효를 배제, 용서할 수 없는 최상 범죄임을 공인한 것. 세계는 이 때문에 지금도 민족반역자를 뒤쫓아 처벌하고 있다. 국립묘지는 그 민족의 희생과 숭앙의 성소이다. 반역이 조금도 정화됮 않고 오히려 숭상되는 우리 현실에서 국립묘지 영혼들은 부끄럼 없기를 갈망한다. 이 사회의 양심을 세우기 위해 '변절과 반역, 패악, 부패'의 상징인 박정희 묘를 동작 국립묘지에서 파옮겨야 한다. <출처=박정희기념관반대국민연대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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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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