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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탄압 중지 등을 요구하며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한달여 넘게 밤샘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스포츠조선 지부(위원장 이영식)가 불과 10여일 사이에 회사측(간부 포함)에 의해 14억5000만원이라는 거액소송을 당했다.
스포츠조선 지부 집계에 따르면 3일 현재 지부를 비롯해 위원장, 언론노조, 성희롱 피해를 주장한 여성조합원 등을 대상으로 청구된 손해배상 금액은 총 14억5000만원이다. 스포츠조선 지부는 이같은 회사측의 공세적인 맞대응에 대해 "성희롱, 인권탄압 등 노조탄압의 본질을 희석시키려는 '물타기'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스포츠조선은 지난 10월 24일 '성희롱 사건' 진상파악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여성부에 제출했다. 스포츠조선은 10월 27일 공고를 통해 "사내 제작국 회식모임이 '성희롱 사건'으로 사회 문제화된 것과 관련, 여성부에 진정서를 냈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도 냈으나 조사 대상이 아닌 관계로 철회했다"고 밝혔다.
피해 여성 조합원들은 10월 20일 양천경찰서에 성희롱 혐의를 받고 있는 스포츠조선 간부들을 고발하고 여성부와 노동부에도 관련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조선일보사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10월 16일 "허위 사실이 담긴 현수막을 대로변에 걸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언론노조와 신학림 위원장을 상대로 각각 1억원씩 2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언론노조는 같은달 13일부터 서울 프레스센터 앞 노숙투쟁 현장에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노조가 싫다고 임산부에게 술먹이는 스포츠조선 사장을 파면하라" "조선 방 사장은 성희롱 문제 해결하시오"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또 하원 스포츠조선 사장은 10월 18일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 이영식 스포츠조선 지부위원장과 집행부 5명 등 모두 7명을 상대로 각각 1억5000만원씩 총 10억5000만원의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하 사장 역시 소장에서 "언론노조, 스포츠조선 지부, 집행부 간부들이 프레스센터 앞에 대형 현수막을 내걸어 본인과 회사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희롱 혐의를 받고 있는 회사 간부 2명은 10월 17일 이영식 스포츠조선 지부 위원장과 피해 여성 조합원 3명 등 4명을 상대로 각각 5000만원씩 모두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로써 스포츠조선 노사대립으로 불거진 이번 손해배상 소송 금액은 현재까지 14억5000만원으로 늘어났다.
한편, 스포츠조선 지부는 기자들이 밤샘농성 현장을 견학하도록 부당노동 행위를 지시한 편집국 모 부장을 노동부에 고소했다. 스포츠조선 지부는 소장에서 "모 부장이 수 차례에 걸쳐 부서 기자들에게 '노조가 우리 신문을 얼마나 망신시키고 있는지 봐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며 22일 조합원인 기자들을 강제로 농성현장에 데리고 가는가 하면, 참가하지 않은 기자를 직접 비난했다"며 "이는 노조활동을 위축시키는 의도가 명백하므로 법 한도에서 엄벌에 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스포츠서울, 일간스포츠, 스포츠투데이 등 스포츠신문 3사 노조는 3일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회사측이 스포츠신문 노조 연대를 막기 위해 '다른 스포츠지들이 현 사태를 즐기고 있다'는 유언비어까지 유포하고 있다"면서 "거액의 손배소 등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 3사 노조는 주중으로 프레스센터 앞 농성장에서 규탄집회를 갖고 본격적인 연대투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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