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효성 등 사측으로부터 고액의 손배가압류를 당하거나 부당노동행위로 장기투쟁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 39명이 6일 낮 12시15분께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4층 열린우리당 당사를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46개 사업장 장기투쟁 노동자들을 상대로 진행중인 손해배상 가압류 소송을 취하하고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정부측이 대책을 내놓을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또 사회적 합의를 통해 구속노동자들이 풀려날 수 있도록 정부에 압박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같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어 농성이 장기화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점거농성을 주도하고 있는 신승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과거에는 노동자가 분신하면 진상조사단이 구성돼 관심이라도 보였다"며 "5명의 노동자가 분신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압류의 폐해만 보도될 뿐 현재 우리의 절박성에 대해서는 전혀 얘기가 되지 않고 있다"고 사회적 관심을 호소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을 농성대상으로 택한 이유에 대해 "정말 갈 곳이 없었다"고 고충을 토로하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정책적 내용을 같이 하는 정당이라 열린우리당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노동부와 교섭을 몇차례 했는데도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며 "농성을 통해 우리당에 압박을 함으로써 이같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쪽은 김영대·김영주 노동대책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중심으로 농성중인 노동자와 면담을 벌이며, 퇴거를 조심스레 요구하고 있는 등 다소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우리당 쪽은 이들의 요구안을 7일 오전까지 접수한 뒤 김원기 위원장을 비롯해 청와대와 정부쪽에 보고할 계획이다.
김영주 위원장은 "이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여기 들어왔는지 이해를 하면 풀릴 수 있다고 본다"면서 "정신적 여당으로 보고 온 만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이들이 모든 것을 해결하러 왔다고 보지는 않다"며 "공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재정 총무위원장은 상황을 보고받은 뒤 당사에 들러 "우리집에 오신 분들이니 잘 대접하라"고 실무진들에게 지시, 농성중인 노동자들에게 간단한 점심과 저녁식사를 대접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당의 입장과는 달리, 영등포경찰서는 오늘 중 강제연행을 통해 당사에서 퇴거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