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한 섬 강화도에는 유난히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이번에 소개하는 하점면의 봉천산(奉天山) 은 해발 291m로서 가족들과 함께 오르기에 아주 좋은 등산코스를 가지고 있다.
서울 방면에서 접근한다면 48번 국도를 이용하여 강화대교를 건넌다. 계속 직진하여 강화읍을 지나 부근삼거리에서 우회전한 후 하점면사무소로 간다. 하점면사무소 우측으로 등산로가 나 있다.
일반적인 등산코스는 하점면사무소를 기점으로 하여 오층석탑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반대로 오층석탑에서 올라 하점면사무소로 내려와도 된다. 어느 쪽으로 올랐던 약 1시간 내외면 하산을 마칠 수 있다. 1시간 정도의 등산코스를 위해 먼 강화도까지 찾는게 웬지 손해보는 느낌이라면 걱정을 접기 바란다. 봉천산 등산과 더불어 가까운 곳에 위치한 문화재 2점(보물)과 고인돌을 함께 구경할 수 있는 일정을 마련할 수 있다.
길가에 반듯하게 서있는 하점면사무소의 우측으로 잘 정비된 등산로가 있다. 면사무소 건물 뒷편으로 보이는 게 봉천산이다. 차를 가져왔다면 면사무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입구를 조금 지나면 자갈로 만들어진 건강지압보도가 나타난다. 신발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걸어가면 지압효과가 있다고 한다.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으므로 등산화를 신고 걸어가는 것은 삼가한다.
건강지압보도를 지나면 곧이어 약수터가 나온다. 물은 늘 마르지 않는다. 이곳 약수터에서 물 한잔으로 잠시 숨을 돌린다. 약수터를 지나 본격적으로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조금씩 발 아래가 내려다보이기 시작한다. 마지막 단풍으로 산 전체가 발갛게 물들어있다.
정상 근처에 서면 북쪽으로는 북한 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특히 날씨가 맑은 날이면 개성의 송악산도 뚜렷하게 보인다. 통일이 되면 한걸음에 달려갈 수 있을 듯 하다. 하점면은 강화도내에서 제법 넓은 들판을 가지고 있다. 남서쪽으로는 가을걷이가 끝난 빈 들판과 멀리 석모도, 교동도가 보인다. 정상까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아쉽게도 봉천산 정상에서는 완전한 낙조를 감상할 수 없다. 코 앞의 별립산이 지는 해를 정면으로 가리기 때문이다. 다만 별립산 너머로 해가 지고 그 여명으로 실루엣이 선명하여 나름대로 운취가 있다.
정상 부근에는 고려시대 제천의식을 행했던 제단이었으나 조선중엽에 이르러서는 봉수대로 사용했던 봉천대가 있다. 봉천대는 하늘에 국태민안(國泰民安)을 빌었던 제단으로서 높이 5.5m, 밑넓이 72m의 정방형 사다리꼴 모양이다.
봉천대와 정상에서의 조망을 마친 후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오면 오층석탑 방향 갈림길이 있다. 오층석탑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이 조금 짧으나 오층석탑에서 등산기점이었던 하점면사무소까지는 약 1.5km 정도 거리이므로 조금 더 걸어야 한다.
보물 제10호인 오층석탑은 봉천산의 또다른 등산기점인 하점면 장정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 탑은 단층기단 위에 탑신부를 형성한 일반형 석탑이다 기단 면석에는 양 우주가 모각되어 있고, 갑석은 부연(副緣)없이 상(上)면에는 낮은 1단 괴임으로 탑신부를 받치고 있다.
탑신부에는 탑신, 옥개석 1석씩 되어 있으며, 옥개석 받침은 4단 또는 3단으로 불규칙하다.
현재 탑신 2석과 옥개석 4석 이 있고 상륜부는 없어졌다. 이 탑의 건립 년대는 고려시대로 추정되며 원래 도괴 되었던 것을 1960년 보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탑 주위에는 고려시대 사찰인 봉은사가 있었다 전하나 현재는 없어지고 터만 남아있다.
| | 하점면 석조여래입상 | | | 소박한 아름다움 | | | |
| | ▲ 석조여래입상 | ⓒ이현상 | | 이 불상은 보물 제 615호로서 두꺼운 판석 위에 조각된 고려시대의 석조여래 입상이다. 전체적으로 장대하고 불신의 비례가 좋은 편이나 큰얼굴, 좁은어깨, 큰손등이 다소 균형감을 깨고 있다. 세련되고 우아한 아름다움보다는 소박하면서 둔중한 아름다움 표현을 하여 우리에게 무척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새로운 고려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전설에 의하면 고려 예종1년 (1106)3월 7일(음)에 한 노파가 연못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오색 무지개가 휘황하게 비추더니 연못에서 옥함이 떠올라 열어보니 옥동자가 비단에 쌓여 있었다 한다. 이 노파는 신기하여 아이를 임금에게 바쳐 궁중에서 기르게 하였다.
왕은 이 아이의 성을 『봉』이름을『우』라 하였다 한다. 이 소년은 총명하여 10세에 등과한 후 고려조정에서 큰 벼슬에 올랐다. 이후 5대손 봉천우가 정승에 올라 조상의 은공을 기리기 위하여 봉은사라는 사찰을 짖고 노파의 갸륵한 은공을 받들기 위하여 오층석탑을 쌓고 또한 이 석조여래입상(일명:석상각)을 새겨 매년 제사을 올려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였다 한다. / 이현상 | | | | |
산행을 마쳤다면 오층석탑과 근처에 함께 있는 석조여래입상과 부근리 고인돌을 함께 둘러본다면 알찬 여행으로서 손색이 없다.
| | 함께 가볼만한 곳 | | | 부근리 지석묘 | | | |
| | | ▲ 부근리 지석묘 | ⓒ이현상 | 48번 국도를 이용하여 봉천산으로 가다보면 하점면사무소에서 약 1km 못미처에 부근리지석묘가 있다.
지석묘는 청동기 시대 족장의 무덤이라고 알려져 있다. 강화도에는 고려산(436m)을 중심으로 130여기가 분포되어 있으며, 부근리 고인돌은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고인돌은 크게 북방식과 남방식으로 나뉘는데 이 고인돌은 그 중 북방식(탁자식)고인돌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덮개돌의 무게만 80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며, 이 돌을 옮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성인 장정 200∼300명이 필요하므로 이 일대에 강력한 정치권력을 가진 부족국가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이다. 매년 10월초에는 고인돌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 이현상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