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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순형 민주당 의원이 16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조순형 민주당 의원이 16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 오마이뉴스 이성규
조순형 민주당 의원은 고심 끝에 당 대표 경선에 나서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조순형 의원은 16일 오후 당사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이 처한 내외 상황과 이를 걱정하는 수많은 동지들의 충정 앞에서 나는 주저하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누란의 위기에 처한 당을 방치하고 동지들의 애당 충정을 외면하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이 취할 자세라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조순형 의원은 최근까지 경선 불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조 의원의 민주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으로 이미 출마 의사를 밝힌 추미애 의원과 민주당 간판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이 벌이게 될 전망이다.

조 의원은 출마 의사를 번복한 이유에 대해 "내가 당을 잘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은 가진 적이 없고,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도 가진 적이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50년 전통의 민주당을 총선을 앞두고 살리는 것이 하나의 역사적 소명이고,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는 많은 의원 동지들의 간곡한 부탁을 듣고 이를 뿌리칠 수가 없었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조 의원은 특히 당내 소장파 그룹에서 제기되고 있는 인적쇄신론과 관련 "인적청산론이나 운동방식에 따라 특정인이 특정인 거명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그는 "전당대회를 통해 면모와 분위기가 일신될 것이고, 총선 앞둔 경선 과정을 통해서, 그리고 당원에 의해서, 총선에서 자연스럽게 인적쇄신이 될 것으로 본다"며 자연스러운 인적쇄신을 기대했다.

그는 "당원 동지 여러분들이 나에게 당 대표의 중책을 맡긴다면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내년 4월 17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원내 제1당으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 의원은 또 당 대표에 선출될 경우 민주당의 활골탈태를 위한 다섯 과제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그는 ▲깨끗한 정치 구현 ▲국민통합의 정치 솔선수범 ▲정책정당화 ▲변화와 개혁의 수용 ▲원내 제1당 도약 등을 약속하면서 "젊고 유능한 인재를 전국에서 두루 영입하고 '희망과 역동의 민주당'으로 총선에 임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설훈, 심재권, 정철기, 김상현, 김경재, 이용삼, 장성원, 김성순, 이낙연 의원 등이 함께 참석했다.

다음은 조순형 의원의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 출마 안 하겠다고 했다가 경선 출마를 결심하게 된 동기가 뭔가.
"모두 발언과 기자회견 전반부에 말했지만 22년의 걸친 정치생활에서 한번도 자리에 연연하고 자리를 위해 정치한 적이 없다. 선친(조병옥)께서는 개인보다는 당이고 당보다는 국가라는 신조로 정치를 해 왔다. 부족하나마 개인보다는 당을 위하고 당보다는 국가와 국민을 생각한다는 심정으로 이렇게 결정했다. 2000년 낙선의 고배를 마신 뒤 다시는 나의 원칙과 방식으로 해서는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돼 지금까지 (대표 경선 등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 대표에 있어서는 당을 잘 이끌 수 있다는 생각도 가진 적이 없고,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바라지도 않았다. 50년 전통의 우리 민주당,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살리는 것이 하나의 역사적 소명이고 국민과 국가를 위한 것으로, 나서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많은 의원 동지들의 간곡한 뜻을 뿌리칠 수 없었다. 일신의 안위를 생각했다면 그랬을 수도 있지만, 출마하는 것이 도리나 자세가 아닌가 해서 나서게 됐다."

- 당내에서 세대교체 문제라든지 인적쇄신 등 요구사항이 있다. 그것과 맞물려 당내 갈등 부분이 부각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말해 달라.
"어느 조직이나 집단이나 발전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부단히 인적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처한 내외부 상황에 있어 인적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인적쇄신은 시대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적청산론이나 운동방식에 의해서 특정인이 특정인을 거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 전당대회 2주일을 남겨두고 있다. 인적쇄신 뿐 아니라 환골탈태하고 새로 태어나는 계기라고 생각한다. 전대를 통해 면모와 분위기가 일신될 것이고, 총선 앞둔 경선 과정을 통해서, 그리고 당원에 의해서, 총선에서는 국민들에 의해서 인적쇄신은 자연스럽게 된다고 본다. 거기에 맡겨서 한다고 생각한다. 인적쇄신 등 쇄신론도 거론이 됐지만 그런 것이 우리에게 적대적인, 우리에게 비우호적인 정치세력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많다."

- 분당 이후 민주당이 주요 고비고비마다 한나라당과 공조하는 모습 보였다. 당내 비판론도 있고, 지지율 하락에 대한 비판론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지.
"분당 이후에 신4당체제 출범 이후 우리당이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과 공조를 한다는 것이 우리당의 입지를 어렵게 하고 우리의 지지계층 이탈을 초래한다는 비판이 당내 일부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보면 신4당 체제 이후에 한나라당과 무원칙하게 공조라는 것을 한 적이 없다. 최근에는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특검이 있었지만, 이는 공조가 아니다.

재신임 국민투표 정국, 대선자금 정국이 있고, 민주당이 구체적 입장과 그런 것을 유지하고 주장하고 관철해 왔다. 재신임 국민투표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위헌 여부를 가린 다음에 하자는 것 아닌가. 우리는 위헌이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입장이 다르다. 한나라당이 원내 과반수 의석을 점하고 있기 때문에 권력형비리 척결을 위해서 협조하는 것은 불가피한 것 아닌가. 한나라당과 공조라 볼 수 없고, 우리 나름의 독자적 입지를 견지하며 나가야 할 것이다."

- 추미애 의원과 양강 구도가 될 것인데 대표가 되면 추 의원의 예우 등에 대해서는.
"경선에 참여하는 사람이 결과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가상으로 질문해서 응하면 굉장한 실례가 된다. 분명히 말해야 할 것은 당 개혁방안을 보면 이번 경선이 당 대표 경선은 아니다. 상임 중앙위원 5명을 뽑는 선거이다. 최다득표자를 당 대표로 선출하는 것이다. 만약 당 대표 경선에서 낙선을 하더라도 중앙위원 정도는 돼 지도부로 참여하지 않겠나."

- 현 지도부 청산을 주장하는 개혁세력과 화합과 포용을 주장하는 세력 중 양자 택일을 해야 한다고 보는데 어느 입장인가.
"그렇게 양자 택일 하라는 요구가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양자택일, 흑백, 우익과 좌익 등의 양분법은 논의나 이런 것을 믿지 않는다. 양자를 동시에 다 아우르는 것이 정치 아닌가. 그래야 정치이지, 둘 중 하나 선택하고 나가면 누구든지 할 수 있다. 쇄신입장에 오래 섰기 때문에 당 쇄신론이나 지도부 비판 등의 주장은 이해를 많이 한다. 양자택일해서 되리라고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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