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이 되면 좀처럼 붐비지 않는 이 나라의 고속도로가 고향 가는 차량들 때문에 정체가 발생할 정도다. 하리라야 푸아사는 큰 명절이라 공식적으로 이틀간 휴가를 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5일 이상씩 휴가를 내기 때문에 이 때는 중국계와 인도계의 사람들이 부족한 일손을 메워 준다.
라마단의 끝, 하리라야 푸아사(Hari Raya Puasa)
이슬람교의 금식월(禁食月)인 라마단은 이슬람력(曆)에서 '9월'이다. 아랍어로는 '더운 달'을 의미하는데, 이슬람에서는 알라가 예언자 모하메드에게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계시한 신성한 달로 여기고 있다.
전 세계 13억의 이슬람교도는 금식월 동안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먹고 마시는 것은 물론 성관계를 금하며 심지어 향수의 냄새도 맡지 않으며 남의 고통을 체험한다. 그 달이 양력으로 계산하면 지난 10월 27부터 이번 11월 25일까지이다. 이 기간 동안 그들은 무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낮 동안 담배를 피우는 것은 물론 물 한 모금 마시는 것도 참으며 직접 고통을 체험하며 지낸다.
라마단은 특히 동료 의식을 강조하여 이 기간 중에는 'tarawih'라 부르는 저녁 기도에 참석한다. 이것은 20개의 연속적인 기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달 동안 전체 코란을 공동으로 암송하는 것이다. 그리고 특별히 27일째 되는 밤은 '능력과 거룩한 밤'(Laylat al-Qadr)으로 명명되는데 코란을 처음 받았던 기간이라고 한다. 따라서 헌신적인 무슬림들은 이 날 밤을 새워 가며 기도하고 코란을 암송한다.
'라마단'의 끝은 무슬림들의 축제로 "Eid-ul-Fitr"이라 부르며 이 때는 고향을 찾아가 가족 친구들이 모여 기도하고 만찬을 함께 나누면서 금식을 끝낸다. 이런 고통을 참으며 한 달간의 고행을 끝내는 날이 하리라야 푸아사(Hari Raya Puasa)이다.
설날에는 '세뱃돈', 하리라야 푸아사에는 '앙빠우'
하리라야가 되면 말레이시아 사람들도 우리 나라 사람들이 설날 세뱃돈을 주듯 말레이시아 사람들도 '앙빠우'라는 돈을 준다. 우리는 어른들만 주지만 그들은 수입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성의껏 준비하여 모두에게 나눠 준다.
또 우리는 세배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대중 없이 얼마씩 주는데 반해 이들은 미리 사람에 따라 금액을 정하여 작은 봉투에 돈을 넣어 두었다가 인사를 하는 시간이 되면 손에 입을 맞추고 이를 전해 준다.
말레이시아의 화폐는 링깃이고 1링깃이 우리 돈으로 300원이 조금 넘는다. 몇 년 전부터 2링깃짜리 지폐가 통용되고 있다. 1링깃 지폐가 있는데 왜 2링깃 지폐가 필요할까? 애들에게 1링깃의 앙빠우를 주려니 너무 약소한 것 같다는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여 정부에서 특별히 예쁜 디자인의 2링깃 지폐를 발행하게 되었다는 뒷말도 있었다.
죄를 찾아 나서는 '라마단'
'라마단(Ramadan)'이란 말은 아랍어로 '~을 이끌어내다''유도하다'라는 의미로, 'ramida' 'ar-ramad'(강렬하게 땅으로부터 건조한 것과 열을 찾다)에서 파생되었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이것은 마치 해가 땅을 태우는 것처럼 라마단이 선한 목적을 지니고 죄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라고 한다.
'라마단'의 금식을 푸아사(Puasa)라고 하며 이는 이슬람의 신앙 의무로서, 가장 광범위하게 무슬림이 따르는 대중적인 이슬람 신앙 활동이다. 코란에는 "금식이 후천적인 다섯 가지 잘못 즉, 거짓말 하는 것, 중상모략,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 비난하는 것, 잘못된 맹세, 탐욕을 없앤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하리라야가 되면 "셀라맛 하리라야"라고 인사를 하는데, '하리라야를 축하합니다'란 뜻이다. 또한 말레이어로 '하리'란 '날'이란 뜻이고 '라야'는 '축하한다'는 뜻이며 '푸아사'는 금식이라는 뜻이니, '하리라야 푸아사'는 '고행을 하며 다섯 가지 잘못을 없애는 큰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란 뜻이다.
이처럼 하리라야 푸아사는 한 달이란 긴 시간 동안 자신이 직접 남의 고통을 체험해 보며 자신의 욕심을 없애는 정화하는 숭고한 종교 행사이다.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면 할수록 무슬림들이 강조하는 다섯 가지 항목이 우리에게 더 필요한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