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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25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거부 방침을 브리핑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25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거부 방침을 브리핑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가 보내온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안에 대해 국회가 다시 논의해주도록 결정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예상대로 '재의 요구' 형식을 빌려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역시 한나라당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노 대통령은 재의를 요구하면서 "한나라당이 전혀 달라지지 않고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기를 계속해왔다"면서 이를 '협박'이라고 규정했다.

노 대통령은 11월25일 오전 국무회의를 열고 주무장관인 강금실 법무장관을 포함해 특검법안에 대한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재의요구를 결정하면서 "이번 사안은 정치적으로만 본다면 제 측근에 관련된 문제이므로 빨리 마무리짓는 게 유리하고 빨리 종결짓고 싶다는 게 제 심경이다"고 전제하고, "재의요구시 국회 절대 다수당과의 관계가 불편해지고 국민에게 우려를 드려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이번 사건 처리는 국법질서 운영의 나쁜 선례를 남겨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검찰의 소추권은 헌법상 정부의 고유한 권한이다"고 전제하고 "무엇보다 국회가 의결한 특검법안의 수사대상은 현재 검찰이 수사중에 있다"고 밝혀 검찰 수사가 미흡하거나 검찰이 수사를 포기했던 기존의 네 차례 특검법과 달리 이번 특검법안은 검찰이 수사중인 사안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특검은 검찰이 수사를 회피하거나, 수사결과가 미진했을 때 예외적으로 보완보충이 허용되는 것이 사리이다"면서 "헌법정신과 원칙을 존중해서 정치적 부담과 불편이 따르더라도 재의요구를 하게 된 것"이라고 다시 한번 그 배경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검찰 수사권의 독립은 우리 시대의 중요한 과제다"고 전제하고, "검찰의 수사권 독립은 단순히 대통령 권력으로부터의 독립만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국회의 다수당으로부터도 검찰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전제하고, "국회 다수당의 횡포로부터도 보호되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못하면 검찰의 수사 소추권은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저는 국회를 존중하고 합리적인 국회의 결의를 무시한 적이 없다"면서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한나라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한 발 더 나아가 "(한나라당이) 원만한 대화보다는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기를 계속해왔다"면서 "걸핏하면 탄핵을 들먹이고 마침내 장외투쟁까지 선언하고 나섰다. 이것은 협박이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야당의 장외투쟁으로 인한 국회 마비 등 국정혼란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회는 재의결 절차를 밟는 것이 헌법을 따르는 길"이라고 밝혀 '협박'에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혹시 사정이 달라지거나 재의결이 되지 않는 경우 검찰 수사가 끝나면 특검법의 일반적 원칙과 절차에 따라 정부가 이번 특검법안의 취지를 살리는 새로운 특검법안을 제출하여 다시 국회와 국민의 판단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노 대통령은 "결코 수사를 회피할 생각은 없다"면서 "이러한(재의) 절차가 끝나면 저는 국민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지는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마무리지었다.

윤태영 대변인은 이에 대해 "특검을 포함, 측근비리에 대한 수사들이 모두 끝나면 이미 약속한 대로 대통령이 국민투표로 재신임을 묻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노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에 대해 한나라당은 즉각 대정권 전면투쟁 방침을 밝혔다. 한나라당은 단계별로 대정부 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혀 특검법 처리를 놓고 향후 정국경색이 예상되고 있다.

다음은 노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내용이다.

저는 오늘 국회가 보내온 대통령 측근 특검법안에 대해 국회가 다시 논의해 주도록 결정했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제 측근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습니다.

저는 검찰이나 특검수사를 회피하거나 방해하거나 지연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모든 사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사안은 정치적으로만 본다면 제 측근에 관련된 문제이므로 빨리 마무리짓는게 유리하고 빨리 종결짓고 싶다는게 제 심경입니다.

재의요구시 국회 절대 다수당과의 관계가 불편해지고 국민에게 우려를 드려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 처리는 국법질서 운영의 나쁜 선례를 남겨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국회가 의결한 특검 법안의 수사대상은 현재 검찰이 수사중에 있습니다.

검찰의 수사와 소추권은 헌법상 정부의 고유한 권한입니다. 특검은 검찰이 수사를 회피하거나, 수사결과가 미진했을 때 예외적으로 보완보충이 허용되는 것이 사리입니다. 헌법정신과 원칙을 존중해서 정치적 부담과 불편이 따르더라고 재의요구를 하게 된 것입니다.

검찰 수사권의 독립은 우리 시대의 중요한 과제입니다.

검찰의 수사권 독립은 단순히 대통령 권력으로부터의 독립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국회의 다수당으로부터도 검찰권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국회 다수당의 횡포로부터도 보호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검찰의 수사 소추권은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습니다.

재의요구권을 가지고 부당하다거나 불법이다 하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국회가 의결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은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고유권한입니다.

야당의 장외투쟁으로 인한 국회마비 등 국정혼란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국회를 존중해왔습니다. 합리적인 국회의 결의를 무시한 적이 없습니다. 비록 부당한 요구였지만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하여 국회의사를 존중해 김두관 행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수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원만한 대화보다는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기를 계속해왔습니다. 걸핏하면 탄핵을 들먹이고 마침내 장외투쟁까지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이것은 협박입니다.

국회는 재의결 절차를 밟는 것이 헌법을 따르는 길입니다.

혹시 사정이 달라지거나 재의결이 되지 않는 경우 검찰 수사가 끝나면 특검법의 일반적 원칙과 절차에 따라 정부가 이번 특검법안의 취지를 살리는 새로운 특검법안을 제출하여 다시 국회와 국민의 판단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결코 수사를 회피할 생각은 없습니다.

유불리를 떠나 국민들은 수사를 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검찰은 수사에 박차를 가해 가능한 빨리 그 결과를 놓고 국민과 국회가 특검수사의 필요성을 최대한 빨리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이러한 절차가 끝나면 저는 국민들에게 응분의 책임을 지는 절차를 밟도록 하겠습니다.


국무위원들, 특검법 수용에 대체로 부정적 입장

▲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강금실 법무장관 등 참석 국무위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진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안을 첫 번째 안건으로 다룬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 표명에 앞서 하나같이 법무부의 재의요구를 수용하는 입장을 개진했다.

국무회의 사회를 본 고건 국무총리가 "특검법안에 대해 법률공포안과 재의요구안, 두 가지 안이 올라왔는데 국무위원들의 의견이 있냐"고 묻자 김진표 부총리 등 네 명의 각료들이 의견을 밝혔다.

다음은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장관들의 발언요지.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대선자금 수사가 진행중인데, 수사대상이 중복되는 특검법을 수용하면 조사받는 기업으로서는 고통이 크다."

지은희 여성부 장관 "일부 시민단체에서 이러한 선례를 남기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 "재의요구는 타당하다고 생각하는데, 측근 문제로 입법부와 행정부의 갈등이 야기될 수 있으므로 검찰 수사 후에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거부권 행사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 "검찰 수사 끝난 후 미진하면 특검으로 가자."
/ 손병관 기자

측근비리 의혹 특검법 관련 일지

▲10월 26일 최병렬 대표, 노무현 대통령에게 '대선자금 특검' 제안
▲10월 27일 노 대통령-최 대표 회동 / 한나라, 대선자금·측근비리 특검법 시안 마련
▲10월 30일 한나라, 대선자금·측근비리 등 3개 특검법 마련
▲10월 31일 한나라, 3개 특검법 국회 제출
▲11월 2일 노 대통령 기자간담회, 특검법 반대의사 표명
▲11월 3일 국회 법사위, 3개 특검법 상정
▲11월 5일 법사위, 특검법 법안심사소위 회부 / 강금실 법무장관, '특검 반대' 피력
▲11월 6일 한나라,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금 요청 / 박관용 국회의장, 특검후보 추천 반대
▲11월 7일 특검법 법사위 통과
▲11월 10일 측근비리 특검법 통과 / 노 대통령, 4당 총무 청와대 초청
▲11월 11일 최 대표, 대통령-4당 대표 회동 제안 / 한나라, 측근비리 자체조사팀 구성
▲11월 12일 노 대통령, '시간조절용' 특검 거부 시사(충청언론인 간담회)
▲11월 13일 최 대표, 노 대통령 특검 거부시 국회 재의결 방침 시사
▲11월 14일 검찰, 특검법 권한쟁의심판 청구 시사
▲11월 18일 민주, 거부권 반대 의결(당무회의)
▲11월 21일 한나라당 비상대책위, '특검 거부시 27일 재의' 결정
▲11월 22일 한나라당, 특검 수용 촉구 가두홍보전
▲11월 23일 최 대표 기자간담회, "특검 거부시 재의하지 않고 전면투쟁" 선언
▲11월 24일 노 대통령, "협박정치 사라져야 한다"(수석·보좌관회의) / 한나라, 의원직 사퇴·대통령 탄핵추진 검토
▲11월 25일 노 대통령, 특검 거부(국무회의) / 한나라, 국회 일정 거부 및 시한부 철야농성 돌입


[제5신 : 25일 오전 10시] 특검 거부권 행사 확실시

노무현 대통령의 특검 거부권 행사가 확실시된다.

국무회의에 참석한 청와대 참모들은 하나같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부인하지 않는 분위기.

문희상 비서실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조금 있다가 발표할 텐데, 뭐..."라고 말끝을 흐렸지만, 거부권 행사 방침을 시인하는 표정이었다. 서갑원 정무2비서관은 "조건부 거부로 가는 것 아니겠냐? 일단 오늘 토론을 본 후 결정한다"고 말했다.

국무회의에 불참한 유인태 정무수석도 조건부 거부권 행사를 예상한 주요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틀린 것 없다. 오류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은 사견을 전제로 "특검을 하더라도 검찰수사가 끝나고 해야하는 것 아니냐? 여기 오신 분들도 다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해 국무위원들의 중론도 '거부권 행사'로 모아졌음을 시사했다.

허 장관은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하면 국회에서 천천히 수정안을 만들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고건 국무총리와 강금실 법무장관은 각각 "토론후 얘기합시다" "지금 준비를 해야하니 국무회의 끝나고 얘기하자"며 말문을 닫았다.


[제4신: 25일 오전 9시30분]

노 대통령 침통한 표정으로 국무회의장 입장


한나라당이 제출한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법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무회의가 25일 오전 9시 시작됐다.

국무회의를 사전 취재하기 위해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를 다녀온 출입기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강금실 법무장관은 특검법과 관련해 '법률공포안'과 '재의요구안', 두 종류의 서류를 준비했다. 그러나 전날 대통령을 면담한 강 장관은 특검법안 처리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한 출입기자는 "회의장에 들어서는 노 대통령의 표정이 침통해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청와대 춘추관 앞에는 각 방송사 TV 중계차량들이 늘어서는 등 국무회의 결과를 취재하기 위한 언론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제3신: 24일 밤 9시]

노 대통령, '조건부 거부권' 행사하나


25일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 특검'에 대한 입장 표명을 놓고 대통령이 조건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24일 내내 오전 수석 보좌관 회의를 제외하고는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대통령은 대신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검찰의 측근비리 수사 상황과 특검에 대한 검찰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그동안 특검 수용과 거부를 놓고 각각의 경우의 수에 따른 정국파장을 보고 받은 노 대통령이 장고(長考)를 끝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문희상 비서실장 등 주요 핵심참모들은 굳게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24일 저녁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검찰의 사기인 것 같다"고 밝혔다.

대북송금 특검 때만 해도 검찰이 수사착수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특검을 받을 수밖에 없었지만, 검찰이 측근비리 수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특검 수용이 검찰 조직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에 특검을 수용하면 앞으로 야당에서 의혹을 제기하면 뭐든지 특검 수사를 해야하고, 검찰 수사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며 "검찰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뒤 특검에서 '보강수사'를 하는 게 가장 좋은데, 야당이 극한투쟁을 고집하니 타협점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조건부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는 전망의 이면에 결국 노 대통령이 특검을 수용하지 않겠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 9월 노 대통령이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에 대한 국회 해임건의안을 "호락호락 받지는 않겠다"고 했다가 결국 수용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윤태영 대변인은 "내일 국무회의(오전 9시)에서 측근비리 특검이 첫 번째 안건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대통령의 최종선택이 주목된다.


[제2신 대체: 24일 오전 11시 55분]

노 대통령 "결론 어떻게 내든 협박정치 이제 사라져야"


노무현 대통령은 2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내일 국무회의에서 특검법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이라며 "결론을 어떻게 내든 협박정치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협박과 타협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이 민주사회"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의 '협박정치' 발언은 전날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기자회견을 겨냥한 것이지만, 윤태영 대변인은 이에 대해 "원칙을 얘기한 것일뿐 특검 수용과 거부중 어느 한쪽에 무게를 둔 발언은 아니다"고 부연설명했다.

청와대 "특검 받아선 안된다" 분위기 팽배
문희상 비서실장 "받는 쪽으로 기사쓰면 안될 것 같은데..."

청와대는 국무회의를 하루 앞둔 24일에도 특검 수용 여부에 대해 함구하는 분위기. 그럼에도 청와대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특검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기류가 팽배해있다.

청와대 내에서 특검거부론이 힘을 얻게된 것은 전날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의 '전면투쟁' 기자회견에 대한 반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수용' 쪽으로 기우는 것으로 보였던 유인태 정무수석은 25일 "최 대표가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냥 수용한다고 하면 (한나라당) 무서워서 그런다고 생각할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유 수석은 전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수용 여부의 판단(준거)은 검찰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다 했으니 특검으로 넘기겠다'는 의견을 내면 이를 수용하고, 그렇지 않고 '할 일이 남았으니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면 거부권 행사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얘기이다.

한나라당의 폭로공세로 인해 특검 수사대상에 오르게 된 참모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호철 민정1비서관은 "나야 자진출두할 의사도 있지만, 청와대 사람들 매일 같이 불려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나 같은 경우 '95억원 받았다는 의혹있다'고 하면 나가게 돼 있다. 그러면 포토라인 서서 사진 찍히고 난 뒤 나오는 것은 '95억원 수수의혹' 이렇게 되는 것 아니냐"고 언론보도에 시달릴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 비서관은 "그 전까지는 정치공세가 이어지게 될 것이고, (사법처리 여부 등 결과는) 총선 이후에나 나오게 된다"며 특검의 정치적 악용을 경계했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최측근' 문희상 비서실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알 듯 모를 듯한 말들을 남겼다. 다음은 문 실장과의 일문일답.

- 특검수용 여부 어떻게 하나?
"내일 국무회의에서 의견 들어보고..."

- 오늘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논의 안되나? 수석들 의견도 들어봐야하지 않나.
"그럴 지도 모르지."

- 특검받나, 안 받나?
"반반이다."

- 받는 쪽에 더 가능성을 둬야하나? 아니면 안 받는 쪽에 더 가능성을 둬야 하나?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

- 당위성으로 받는 쪽으로 생각한다.
"(아주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그렇게 쓰면 안될 것 같은데..."

- 정말인가?
"(웃으면서) 잘 모르겠다."


[제1신: 24일 오전 9시25분]

김원기 "노 대통령, 개인적으론 특검 원해"


노무현 대통령은 측근 비리 특검과 관련 개인적으로는 그것을 원하는 심정이지만 권력이 자기 편의에 따라 악용하는 선례를 남기게 돼 이를 수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기 열린우리당 상임의장은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지난 월요일(17일) 대통령을 모시고 둘이서 만찬을 했는데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측근 비리에 관한 한 특검이건 무엇이건 철저히 진상을 밝히는 것이 하나도 나쁠 일이 없고 그것을 원하는 심정"이라고 말했다고 김 의장은 전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정치권력이 나서서 특검을 걸어 놓으면 사건 수사가 양쪽에서 진행될 수가 없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것을 정치권력이 자기 편의에 따라 악용하는 선례를 남길 때 퍽 어려움이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고 김 의장은 밝혔다.

김 의장은 이어 "대통령 개인적인 생각이나 이해관계로 봐서는 검찰이 수사를 할 때까지 했기 때문에 특검이 직접 나서서 하는 것이 낫지만 이미 법조를 담당하는 부처에서 강력하게 법리상 문제가 있고, 선례라는 문제 때문에 고민이라는 취지의 말이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김 의장은 노 대통령이 측근비리 특검을 거부할 경우 전면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한나라당에 대해 "유감이라기 보다 헌법을 짓밟는 헌법파괴적 발상"이라며 "아무리 급할 때라도 급할 때일 수록 냉정을 회복하고 정도를 걷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

다음은 김원기 열린우리당 상임의장의 발언 요지이다.

지난 월요일 대통령을 모시고 둘이서 만찬을 했다. 그 전날 하려다가 일정이 맞지 않아서 월요일에 했다. 단 둘이 한 만찬에 대해 아무도 입밖에 낸 적이 없는데 언론들에 의해 소설이 씌어진 것을 알았다. 그에 대해 정치 전반에 대한, 신당 창당 후 첫 만찬이어서 정치에 대한 여러 가지 장시간 얘기를 했다.

그때 대통령의 특검에 대한 얘기는 이런 말을 했다. 개인적인 심정으로 측근 비리에 관한 한 특검이건 무엇이건 철저히 진상을 밝히는 것이 하나도 더 나쁠 일이 없고 그것을 원하는 심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정치권력이 나서서 특검을 걸어 놓으면 사건 수사가 양쪽에서 진행될 수가 없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 이러한 것을 정치권력이 자기 편의에 따라 악용하는 선례를 남길 때 퍽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특검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고 검찰 수사 끝났을 때 아무 때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며 고충을 얘기하더라.

이미 법조를 담당하는 부처에서 강력하게 법리상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 문제에 대한 것도 대통령이 개인적 생각으로, 이해관계로 봐서는 검찰이 수사를 할 때까지 했기 때문에 (특검이) 직접 나서서 하는 것, 개인적으로는 그게 낫지만 법리적 문제가 있고, 선례라는 문제 때문에 고민이라는 취지의 말이 있었다. 당으로서는 어떤 경우에도 헌법에 보장된 절차를 임의로 짓밟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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