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행사는 학부모 축하공연과 더불어 도서 판매, 기증 행사가 동시에 열렸다. 1만원 티켓으로 바자회에 참석한 사람은 클래식 기타 공연 관람, 책 1권, 따뜻한 차, 직접 구운 빵 등이 제공되는 민토 서비스의 주인공이 됐다.
"도서관에 아직 책이 부족해요, 교사들이 2천5백권 우수 권장도서 목록을 만들고 책 모으기를 시작했지요. 30명의 학부모가 도서관 소모임을 운영하면서 사서도우미를 겸하고 있어요. 도서를 모아 아이들에게 좋은 도서관을 만들어 주고 싶어요. 학교에서 지역사회 열린 도서관으로도 개방할 겁니다."
최지호(14·중1)군의 어머니 남금행씨가 이번 바자회를 개최한 이유를 설명했다.
'21세기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한다'는 정신으로 지난 9월 1일 분당구 동원동 숲속에서 개교한 도시형 대안학교 ‘이우학교'. 개교한 지 두 달째에 접어든 학교에서 학생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구재호(17·고1)군의 어머니 이진숙씨는 학교 칭찬이 끊이질 않았다.
“교사들이 자기를 인격체로 대우하고 있다고 재호가 말하네요. 아직 자신을 표현하는 데 서툰 데 토론식 수업을 하다보니, 자기 의견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진 것 같아요. 아이가 곧잘 자기 꿈이 이우학교 교사라고 말해요. 일요일에도 학교에 가면 안되냐고 물으니까 학교는 잘 보낸 것 같죠?”
학부모들의 한결같은 대답으로 이우의 교육현장이 아이들에게 넉넉한 점수를 받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날 민토 입구에서 일일 티켓을 받는 일, 축하 서명을 받고 책을 전달하는 일 모두 학부모들이 봉사자로 나섰다. 공간 끝에서 도서 판매대를 지키는 일도 마찬가지. 민토 곳곳에 붙은 이우학교 홍보물도 바자회 분위기를 한껏 돋우었다.
“나만이 아닌 공동체를 추구한다는 학교정신이 마음에 들어요. 일반 학교에서는 ‘치맛바람’이라고 말을 들을까봐 오히려 학부모 활동을 못했어요. 학부모인 저도 학교 정신을 가꾸는 데 이렇게 참여할 수 있어서 무척 기쁘네요”
수유리에서 전학을 온 고1 학생의 학부모는 기증 도서 판매에 열심이다. ‘이우학교’ 학부모로 산다는 것은 한국사회 또 다른 특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