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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은 지난 1일 광주전남지역 시도의원들의 입당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불리기에 나섰다. 이러한 열린우리당의 '바람몰이 이벤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1일 광주전남지역 시도의원들의 입당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불리기에 나섰다. 이러한 열린우리당의 '바람몰이 이벤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안현주

"이미 입당해 활동하고 있는데..."

비판의 핵심은 영입대상자들의 자질문제로 '과연 이들이 우리당의 정체성과 지향성과 부합하느냐'는 것이다. 이와함께 영입-입당명단 부풀리기, 영입자를 고려한 지구당창당 보류 등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있다.

지난 1일 우리당은 '광주전남 시도의원 12명 우리당 입당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광주전남지역 전·현직 기초단체장 등 2차 입당기자회견(9일 등 예정) 규모가 50여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2일 우리당 중앙당은 전 중앙관료 출신, 변호사 등 '2차 영입 및 입당자' 5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 중 광주전남지역 인사는 최인기 전 장관, 김재철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 김성곤 전 의원 등 총 17명이 포함됐다.

민주당 소속 광역의원과 기초단체장, 전직 중앙관료, 전 국회의원에 대한 대규모 영입 혹은 입당을 통해 '우리당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오랫동안 민주당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왔던 호남지역에서 민주당과의 일전을 벌여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우리당으로서는 당연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당이 영입작업과 입당 기자회견을 하면서 소위 "빵만 키우려다 신뢰성을 잃고 있다", "구태정치를 재연하고 있다"는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1일 우리당 전남도지부에서 가진 기자회견과 관련 명단에 오른 하일룡 전남도의원은 곧바로 "동의없이 발표한 것"이라고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입당자 명단에 오른 광주광역시의원들의 경우 이미 우리당에 입당한 바 있다.

또 2일 우리당 중앙당에서 발표한 2차 영입대상자 중 최인기 전 장관은 3일 전화통화에서 "내 의사와는 관계없이 발표된 것"이라며 전면부인하고 나섰고, 김재철 전 전남도부지사 등 최소한 7명의 인사는 이미 우리당에 입당해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인사들이다.

이에 대해 강기정 우리당 광주북갑창당추진위원장은 "이런 이벤트라도 잘했으면 좋겠다"면서 "이미 입당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을 다시 우려먹고 진정한 의미의 영입자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강 위원장은 "자체 역량으로 정치개혁에 대한 선명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하고 "개혁대상이 영입대상이 되고 있다"면서 "우리당의 창당 취지와 지향성에 맞게 영입작업을 해야지 '간판' 중심으로만 간다면 규탄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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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새·개혁대상자가 영입인사냐"

실제 우리당에 입당한 전남도의원 중 일부는 본인 소유의 양식장에 대한 태풍피해를 부풀려 신고하거나 음주운전 뺑소니 등 형사사건에 연루된 인물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광주전남지역 영입대상자 중에는 전 전두환 대통령의 사조직인 '하나회'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받고있는 인사도 포함돼 있으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좇아 민주당-한나라당을 오간 '정치철새'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인사들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또 한 기초단체장의 경우 공무원 인사와 관련 자신의 부인이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있는데도 영입대상자로 공공연하게 오르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정찬영 조선이공대 교수는 "우리당은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고 민주당을 깨고 나온 사람들이 만든 당인데 영입인사들을 보면 정치적 신념보다는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온 사람들"이라며 "정치적 신념보다는 정치적 입지만을 생각해 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는 "이런 식의 세불리기라면 '왜 창당했는지' 모르겠다"며 "말로는 개혁을 요구하면서 구태정치인의 청산을 주장했던 사람들이 과거의 퇴행적 행태를 보이고 있어 실망스럽다"고 힐난했다.

박광우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이와 관련 "숫적으로 절대적 열세에 있다고는 하지만 정치개혁이라는 국민적 요구를 실현해 가기위해 대안을 제시하고 추진하고 있는지 회의적"이라며 "현재의 영입대상자들이라면 인적구성 면에서도 기존 정당과 차이가 없어보인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이것이 우리당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지지하는 부동층에게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시대정치인의 영입은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일 기자회견과 관련 우리당 전남도지부 한 관계자는 "명단에 넣겠다고 할 때는 아무 말이 없다가 입당원서 안 썼다고 발뺌해 난처하게 됐다"며 "(2차 입당 기자회견은) 무리하게 시간을 빨리 당겨 기자회견을 갖지 않고 더 충분히 검토해서 추진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입당 인사들의 자질 문제에 대해 "본인이 들어온다고 하는데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라고 되묻고 "솔직히 여당이라지만 무슨 프레미엄 있는 것도 아니고 본인으로서는 어려운 결정을 하는 것인데…"라고 해명했다.

난감한 천용택 의원 "민주당과 빅뱅 위한 자체 이슈 없다"

광주전남지역 영입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천용택 의원.
광주전남지역 영입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천용택 의원. ⓒ 오마이뉴스 안현주
이와 관련 광주전남지역 영입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천용택 우리당 의원은 지난 1일 '세불리기 이벤트에만 치우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당)내부에서 핵폭탄같은 폭발력이 나와야 하는데 안되고 있다"면서 "상향식 공천을 해도 신당 사람들이 (현실적 인지도측면에서) 신선미가 없다. 그래서 어렵다"고 인물난을 토로했다.

천 의원은 "정책정당화가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그 차별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유권자 입장에서) 당의 정책도 보지만 어떤 사람이 있느냐도 중요한 것 아니냐, 단체장들이 앞장서면 희망은 올 것"이라고 말하고 "(민주당과) 빅뱅을 만들기 위한 자체 이슈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북갑지구당 창당과 광주광산구지구당 창당과 관련 이 지역 입지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창당 일정을 중앙당이 승인했다가 갑자기 보류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광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한 입지자측은 "지난달 24일 중앙당으로부터 지구당창당 승인을 받아지만 특별한 설명없이 26일 창당 보류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는 영입대상자를 의식한 것으로 아직 입당도 하지않은 사람 때문에 창당을 미루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중앙당에서는 '(입지자가) 5명인 것으로 아는데 왜 3명의 동의서만 받았느냐'면서 5명의 동의서를 받을 것을 요구했다"면서 "그런데 우리당 입지자는 3명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광주북갑지구당 창당일정 보류에 대해 강기정 창준위 위원장도 "창당을 서둘러 우리당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분위기를 이어가야 하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창당을 미루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중앙당이 영입(출마)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단체장들에게 프리미엄을 주려는 조치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우리당 전남도지부는 오는 9일과 12일 중에 현직 기초단체장, 시도의원 등 50여명의 2차 입당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우리당이 2일 발표한 2차 영입-입당자 중 광주·전남지역 인사

▲김재철(59·영암출신·전 전남도 행정부지사) ▲신순우(62·고흥·전 산림청장) ▲최장봉(51·신안·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명전(47·장흥·한국교육방송공사부사장) ▲남경우(60·순천·(주)농협사료 대표이사 사장) ▲백갑종(56·영암·농수산쇼핑 대표이사) ▲이정희(42·영광·하나회계법인 전무이사) ▲나병식(51·광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상임이사) ▲문두식(55·화순·전 기무사령관) ▲신택호(37·순천·변호사) ▲장철우(45·고흥·변호사) ▲조보훈(56·순천·전남도 정무부지사) ▲주승용(50·고흥·전 여수시장) ▲김성곤(50·부산·제15대 국회의원(여천) ▲유인학(63·영암·13,14대 의원) ▲홍기훈(49·화순·13,14대 의원)

* 애초 영입자 명단 중 최인기 전 행자부장관은 본인이 전면부인함에 따라 명단에서 제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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