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복 전 이회창 후보 경제특보의 열린우리당 영입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김씨가 출마를 검토중인 충주시 지역 당원들이 혈서를 쓰며 상경 농성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열린우리당 충주시 지역당원 50여명은 5일 오전 10시부터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 열린우리당사 정문 앞에서 김호복씨의 영입 철회를 주장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오전 8시께 충주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온 이들은 당사 앞에서 "비리정치, 철새정치 김호복 영입을 즉각 철회하라", "고대 향우회 출신은 충주시민 앞에서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상수 의원과의 면담 및 사과를 요구했다.
일부 총선 출마예정자와 당원들은 "철새정치인 김호복 영입 반대한다"는 혈서를 쓴 뒤 김호복씨의 영입을 주도한 이상수 의원과 우리당 지도부를 강력히 성토하기도 했다.
열리우리당 쪽은 이들 당원들의 당사 진입을 막기 위해 정문 앞에 전경들을 대기시키고 농성주도자와의 면담을 시도하고 있으나, 농성을 벌이고 있는 당원들은 이상수 의원이 사과하지 않으면 면담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당원들과 함께 상경한 맹정섭 충주시 총선 출마예정자는 "우리당이 창당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이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은 참으로 부끄럽다"면서 "우리가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의 연꽃을 피우기 위해 만든 당의 정체성이 고작 이것이었나"고 격앙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맹씨는 "김호복씨의 영입은 이상수 의원과 이원성 의원, 김호복 철새가 함께 만든 삼중주"라고 강력히 비난한 뒤, 2차 외부인사영입의 인선 기준을 낱낱이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노무현 후보 보좌역 출신인 성수희씨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국회 등원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우리가 벌일 때 김호복씨는 무엇을 했냐"고 반문하며 "봉투를 싸들고 지도부를 만나 영입대상자 명단에 이름을 집어넣기 위해 서울로 올라오지 않았냐"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 당원들은 이원성, 이상수 의원과 김호복씨가 고려대 법대 동창임을 꼬집으며 "학맥을 통해 야합공천이 이뤄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학연과 정실야합의 정치인 이원성, 이상수, 김호복은 사죄하라'는 현수막을 당사 정문 앞에 내걸고 "고대 향우회 출신은 충주시민 앞에서 즉각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한편, 유시민 우리당 의원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영입인사 논란과 관련 "물론 잘못된 일이라고 본다"면서도 "큰 물이 질 때 이골저골에서 물이 쏟아져서 들어오는데 조금 흙탕물이 들어왔다고 너무 그러지 말아달라,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