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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특검법 재의결을 앞두고 열린 우리당 의원총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4일 오후 특검법 재의결을 앞두고 열린 우리당 의원총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 이종호

특검법 재의결과 지지도의 하락이 맞물려 열린우리당 위기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당 내부에서부터 "다른 당과의 차별성이 부족하다" "왜 분당했는지를 되집자"는 등 자성론이 터져나오고 있다.

5일 오전 열린우리당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이같은 위기의식이 반영된 듯 지도부의 당 운영능력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와 함께 소수 여당으로서의 정국 대응능력의 한계 등을 꼬집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아울러 여당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알리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입당이 신속히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음은 김부겸 의원이 의원총회 뒤 브리핑을 통해 소개한 우리당 의원들의 발언 요약.

신기남 의원 "제자백가식 토론으로 우리당 인천상륙작전 시도해야"

"여론조사에 대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 결국 일정한 부분의 지지세를 가지고 가는 것은 사실이나 괄목할 만한 뭔가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당의 위기는 두가지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내부문제인데 그것은 우리당이 원내활동에서 뭔가 보여주지 못했고, 정강정책에서 다른 당과의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우리당의 움직임이 역동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는다.

당내에 중진들과 소장파들간에 이견이 있다는 것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서는 안 된다고 본다. 여권내부에서의 애매한 위치, 노 대통령과 당과의 관계에 있다. 우리당의 사정은 노무현 정부의 짐은 짊어지면서도 정책상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어중간한 상태이다. 우리당은 개혁정치를 이뤄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노 대통령과 연대돼 있는 만큼 노 대통령에 입당을 강력히 권유하고 노 대통령과 노 정부에 대해 할말은 분명히 해야 한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통합설에 대해서는 새정치에 대한 우리들의 의지를 너무 얕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개혁의 에너지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될 수 있다. 대통령 입당 시기에 관련해서는 지도부 경선 이후에 하는 것이 좋겠다.

정국 구도를 1여 대 3야로 끌고가고 현재 국정과 민생, 그리고 국가의 안정강화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세력이 누구이며, 그 세력이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이 정치개혁의 흐름을 성공시키겠다는 확신과 신뢰를 보여주어야 한다. 당 의장 선거에 다양한 인재들이 드러나고 그리고 제자백가식의 토론을 통해서 열린우리당의 인천상륙작전을 시도해야 한다."

이호웅 의원 "현안 대응능력 떨어진다"

"특검법안에 대한 재의결과는 상당히 실망스럽다. 최근 일부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가 우리를 낙담케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정치개혁이라는 물결의 승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유사 이래 민주적 실험을 하고 있는 우리들의 노력은 마침내 성공할 것이라고 본다.

이를 미래에 대한 낙관과 믿음을 가지고 인내를 가진다면 당의 장래에 대해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 모두가 다 알 듯이 선거는 결국 민심의 향방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 만큼,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튼튼한 중앙당을 건설하는 것이 총선 승리 담보하는 확실한 과제이다.

다만 최근에 우리당에 대한 나쁜 비판 중의 하나는 현안에 대한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번 중앙위원회에서 현안 과제를 모두다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원칙도 중요하지만 총선 승리 위해서는 모든 것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그동안 각급 회의에 의원들의 참여가 저조해서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 정책결정을 내린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적극 참여해서 우리들이 하고 있는 이 실험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유시민 의원 "지지부진 의사결정 지도부 대한 원망 크다"

"우리당의 지지도에 관한 최근 흐름에 큰 문제점은 없다고 본다. 여론의 선도층이라 할 수 있는 40대, 그리고 대졸자 층에서 우리당이 앞서고 있다. 그런데 인지도가 부족하기 때문에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 것 같다. 국민들이 잘 할 것으로 기대는 하지만 아직까지 지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망설이고 있는 것 같다.

현 지도부가 많은 노력은 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의 지지부진한 의사결정에 대한 원망이 더 크다. 원외에 계시는 분들 사이에서 당의 결정에 대해서 엇갈리는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어떤 방식이 옳다고 확신을 가진 것이 아닌 만큼, 각급 회의에서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투표로 결정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후보자격심사위원회나 전당대회준비위원회 실무진을 빨리 결정하고 가동해서 당이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

이상수 의원 "지나친 조급증에 빠지지 말자"

"모두 자신감을 가지고 창당 작업에 임하기 바란다. 우리가 얼마나 어려운 조건에서 신당을 만들었는지 다시 생각해 보자. 자신감과 인내심을 가지고 임하자. 지나치게 조급증에 빠지지 말자. 내부에서 여러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화학적 결합을 하는 중 아니냐. 내부에서 누구를 막론하고 자학적인 표현은 삼가달라. 지금까지 혼란스러워 보이는 것은 우리당이 하고있는 이 민주적, 개방적 시도가 사실 어떤 조직도 못해 본 것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국운영에 관해 한마디하면 현 정국은 '낡은세력' 대 '새로운세력'의 구도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세력이라 함은 정치권 내의 세력 뿐 아니라 행정부 등 기타 새로운 세력도 포함된다. 그들과 연대를 해야 한다. 대통령이 연말 청와대 개편과 개각도 한다고 하니 그 뒤로는 대통령이 입당을 해서 확실하게 개혁세력의 중심을 구축하자. 당 대표와 대통령이 중요 현안에 대해서 수시로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정장선 의원 "노 대통령에 무조건 끌려다니는 것 신뢰 떨어트린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한나라당도 국민들로부터 외면 당하는 것을 보이고 있고, 우리당도 반사이익만을 바라고 안주해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당은 역량이 있고 훌륭한 인사가 많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최근 특검 둘러싸고 우리당은 아무런 정치적 대응을 하지 못했다. 결국 특검이 재의결 될 것을 확신했다면, 우리들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전에 고민하고 의견개진을 개진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노 대통령을 지지하고 돕는 것은 좋지만 무조건 끌려 다니는 것은 오히려 국민들의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다. 국민들이 보기에 우리당이 청와대 뒤치닥거리나 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우리들을 신뢰할 수 없을 것이다.

수는 적지만 뚜렷한 원칙과 철학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민생을 구체적으로 고민한다는 그런 신뢰와 희망을 주어야 할 것이다. 청와대와의 관계, 국정운영, 의회운영에 있어서 과감한 결심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죄지은 문제에 대해서는 앞장서서 털어 버리자."

송영길 의원 "왜 민주당에서 나왔는가 다시 되새기자"

"우리가 과거 왜 민주당에서 나왔는가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자. 1인 보스에 독점돼 있는 공천권을 대중과 당원에 돌려주자는 거부할 수 없는 원칙과 확신 때문이었다. 그것이 열린우리당의 강점이었다. 사실은 원래 간선제를 주장했으나 여러 당원들의 소속감을 고양시키기 위해 직선제를 찬성한 바 있다.

총선에 도움이 된다면 이번에 민주당이 했던 집단지도체제 방식을 도입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생각한다.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지도부 문제를 빨리 결정했으면 좋겠다. 대통령을 빨리 입당시키는 것이 옳다고 본다. 당정협의, 민생현안에 대한 대안마련 등에 있어서 양자간의 진지한 토론과 결론을 내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들이 우리를 신뢰한다."

이우재 의원 "우리당이 주도, 청와대가 보완하는 방향이 적절"

"지금까지 열린우리당에 와서는 뜻이 맞는 분이라고 생각해 말을 하지 않았다. 약간의 걱정이 있어도 잘 되겠지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 얘기를 해야하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화학적 결합과 체제정비, 정국운영에 관한, 민생문제에 대한 대안마련에 대해서도 이번에 충분한 토론를 거친 뒤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 지도부가 대단히 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하는 것은 좋으나, 현안이 있을 때는 지도부가 즉각 판단을 해서 대응해야 한다.

청와대와의 문제에 관해서 어차피 어려운 선택인 만큼 앞으로는 오히려 우리당이 주도하고 청와대가 보완하는 정도가 돼야하는 것 아닌가. 내년 선거가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측과 거부하는 측으로 나뉘어질 것이 뻔하다. 이제 정말로 함께 한다는 각오로 뭉치는 것이 옳지 않겠나."

배기선 의원 "국민에 감동주고 안심시킬 수 있어야"

"고민이 있으면 해답도 찾을 수 있지 않겠나. 이미 의원들의 발언을 통해서 당 현안에 대한 답은 다 나와 있으니 만큼 충분히 전략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답을 내도록 결론을 내 달라. 우리당은 두가지로 정의될 수 있다. 하나는 정치개혁 견인을 해야 하고, 또 하나는 국정을 안정되게 끌고가는 집권세력을 만들려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 두가지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 같다. 어떻게 되더라도 결국은 국민에 감동을 줘야 하고, 국민들이 '안심하게 맡기고 따를 수 있다'는 그런 전략과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

2004년 총선은 노 대통령과 우리당이 책임지겠다는 뭔가가 제시돼야 한다. 지금까지 집권 8개월만에 재신임을 묻겠다는 식의 실행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전략이 흔들리는데 전술만 얘기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 아니냐.

우리당에는 젊은 당원들의 정치개혁의 열정과 의지, 그리고 어려운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경륜과 갈등조정의 힘이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역동성과 안정성이 조화되는 결론이 필요하다. 노 대통령의 재신임 문제도 노 정부가 국정운영의 안정을 위해 함께 논의하고 결론을 모색하자."

김원기 상임의장 "어떻게 책임질지 늘 고민하고 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를 늘 고민하고 잇다. 정치를 오래 해본 경험으로 볼 때 우리들의 좀더 허심탄회한 노력이 있다면 선거에 반드시 승리한다고 본다. 선거는 상대적인데 우리당이 좀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혹독할 정도의 자기비판은 좋다. 그러나 스스로 동료들에게 낙담을 줄 수 있는 자극적인 표현은 주의해 달라. 각급 회의에서 자기 주장을 할 수 있는 공간은 늘 열려있다. 과거처럼 특정 세력, 인물의 카리스마가 통하는 그런 당이 아니다. 주인 의식이 없이는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 아니냐.

청와대 관계에 대해서 여러분이 느낀 고뇌를 노 대통령 알고 있다고 믿는다. 다만 여러가지 대통령이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열린우리당에 대한 노 대통령의 연대의식도 있다. 다만 책임총리제 문제는 대통령은 선거구제의 변화라는 전제를 달았음에도 불구하고 생략된 채 논하는 것은 한나라당이 선거전략을 악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고 당원과 국민을 설득해 달라.

우리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만이 노 대통령의 성공을 담보하는 리더십이라고 본다. 모든 당내 문제에 대해 여러분의 지적을 잘 알고 있다. 누구도 혼자 결정할 수 없다. 그리고 재신임 문제를 국민투표 방식으로 할 것인지, 정책과 연결시킬 것인지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결국 다른 당과 상의해 결정하겠다. 조건을 붙여서 처리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당의 의사결정을 따르겠다는 대통령의 결심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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