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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의 말' 시비 뒤로 섶섬의 풍경이.
'소의 말' 시비 뒤로 섶섬의 풍경이. ⓒ 김강임
높고 뚜렷하고
참된 숨결 나려나려 이제 여기에
고웁게 나려 두북두북 쌓이고
철철 넘치소서
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 것


서귀포시 서귀동 이중섭 미술관 앞에서 바라보는 섶 섬은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중섭의 시 '소의 말'의 ' 삶은 외롭고 서글프고 그리운 것'이라고 말한 시처럼.

이중섭 미술관
이중섭 미술관 ⓒ 김강임
이중섭 미술관 입구에 들어서면, 이중섭의 '소의 말' 시비가 오는 손님을 반갑게 맞이한다. 이중섭의 '소의 말' 시비 뒤편으로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섶 섬의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아련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섶 섬이 보이는 풍경'은 이중섭의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섶섬이 보이는 풍경
섶섬이 보이는 풍경 ⓒ 김강임
서귀포시는 지난 11월 28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서귀포시 서귀동 이중섭 미술관에서 '이중섭미술관 개관 1주년 기념전'을 개최한다.

이번 이중섭 미술관에서 전시하는 작품은 이중섭 화가의 일본 유학시절인 지난 1940년 3월 도쿄 이노카시라 공원에서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소장자 조병선씨(82)로부터 7일 기증 받아 전시하고 있다. 이 사진은 조씨가 직접 찍어 소장하고 있던 것으로 서귀포시에 전국 유일의 이중섭전시관이 건립됨에 따라 기증한 것이다

이중섭 미술관 풍경
이중섭 미술관 풍경 ⓒ 김강임
이중섭 개관 1주년 기념전에서 전시하고 있는 작품들은 20여 점으로, '섶 섬이 보이는 풍경'과 '가족'등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또한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는 않은 작품들이다.

소와 말을 타는 사람들
소와 말을 타는 사람들 ⓒ 김강임
이를 보면 '여인'과 '남자와 여자', '소와 말을 타는 사람들', '일곱 아이들', '아내에게 보낸 편지 봉투', '바닷가 아이들', '가족', '경복궁과 북한산'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전시관을 찾고 있다.

친구들과 찍은 사진
친구들과 찍은 사진 ⓒ 김강임
특히 이중섭은 1951년 36세 이해초 가족과 부산을 떠나 제주도에 다다르게 되었다. 여러 날 걸어서 서귀포에 도착, <피난민과 첫 눈>은 이때의 체험을 그린 것이다.

서귀포에서 만난 주민이 방을 내주어서 안착하게 되었으며, 피난민에게 주는 배급과 고구마로 연명하는 한편, 게를 잡아 찬으로 생활하기도 했다. 장차 벽화를 그리기 위해 갖가지 조개를 채집하여 솜으로 싸 두고, 선주에게 사례하기 위해 6폭의 병풍 형식의 그림을 그려 주기도 했다.

부산에서 열린 월남작가전에 출품하기도 했고, 12월 다시 부산으로 가다. 오산학교 동창을 만나 범일동에 있는 판자 집을 얻게 되었다.

어려움이 계속되어 부인과 두 아들은 일본인 수용소에 들어갔다가, 곧 일본의 친정으로 갔다. 부인과 두 아들에게 보내는 그림편지. 박고석, 한묵 등과 기조 동인을 결성하고 르네상스 다방에서 전람회를 열기도 했다.

가족
가족 ⓒ 김강임
더욱이 이중섭 미술관은 안착하게된 초가가 미술관 앞에 자리잡고 있다. 이에 이중섭 미술관 1주년 개관 기념전에는 '파도와 물고기', '섶 섬이 보이는 풍경', '초상화 1', '초상화 2', '초상화 3'을 비롯하여 '게와 가족', '가족', '연과 아이', '매화', '사슴' 등도 전시하고 있다.

이중섭의 흔적
이중섭의 흔적 ⓒ 김강임
더욱이 이중섭 미술관 전시된 '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1953년 9월초 아내에게 보낸 편지 내용에는 "역사상 나타난 사랑 모두를 더하더라도 우리의 뜨겁고 참된 사랑에는 견줄 수 없소" 라고 말해 편지를 읽어 가는 독자의 가슴의 뭉클하게 만들었다.

특히 1955년 초 부인에게 보낸 편지 내용을 보면 이중섭은 아내를 상대로 최고, 최대. 최미의 기쁨으로 표현하여 아내에 대한 사랑과 가족 사랑의 뜨거운 감정을 엿볼 수 있었다.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 김강임
"나의 최고 최대 최미의 기쁨. 그리고 한없이 상냥한 최애의 사람. 오직 하나인 현처 남덕군, 잘 있소? 나는 당신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꽉 차 있소.

수속이 잘 안 된다고 해서 속을 태우거나 초조해 마시오. 소품전이 끝나면 곧 구형의 도움으로 가게 될 거요. 당신의 아름다운 마음이 동요하지 않도록 해 주기 바라오. 하루종일 제작을 계속하면서 남덕군을 어떻게 행복하게 해 줄까 하고 그것만을 마음속으로 준비하고 잇다오. 나의 소중하고 소중한 멋진 천사 남덕 군. 힘차게 ... 마음을 더욱 밝고 건강하게 가져주오.

( 생략) 자, 나만의 소중하고 또 소중한 , 한없이 착한 오직 유일한 나의 빛. 나의 태양. 나의 애정의 주인인 나만의 천사. 최애의 현처 남덕군, 건강하게 기운을 내 주오"


이 글은 1955년 초 이중섭이 부인에게 보낸 편지 내용이다. 이중섭 전시관에 전시된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편지를 가슴에 담아갔다.

이중섭 미술관 앞 정경
이중섭 미술관 앞 정경 ⓒ 김강임
이처럼 서귀포는 대향 이중섭의 이상향이다. 더욱이 이중섭은 " 내 그림의 틀은 제주도에서 이루어졌다" 고 말할 정도다. 덧붙이자면 이중섭은 "제주도의 생활은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시절이다" 고 말해 부인 마사코와의 생활이 얼마나 행복했는지를 잘 말해 주고 있다.

'이중섭 미술관 개관 1주년 기념전'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서귀포시립 이중섭 미술관에서 전시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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