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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11시경 인권운동가들이 국회의사당앞에서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24일 오전 11시경 인권운동가들이 국회의사당앞에서 기습시위를 벌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국회직원들이 인권운동가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을 뺏으려 하고 있다.
국회직원들이 인권운동가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을 뺏으려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국회의사당 계단을 뛰어 올라간 뒤 출입문까지 달려간 인권운동가들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국회의사당 계단을 뛰어 올라간 뒤 출입문까지 달려간 인권운동가들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첫 집회는 인권단체들의 기습시위. 인권운동사랑방·평화인권연대·천주교인권위원회·다산인권센터 등 인권단체 활동가 30여명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서 국회 의결을 앞두고 있는 집시법 개정안, 테러방지법 제정, 이라크 파병동의안, FTA 비준 등 '4대 인권사안' 통과를 반대하는 시위를 가졌다.

인권운동가들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의원회관 앞에 모여 가위표가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집회와 시위의 자유 가로막는 집시법 개악 반대" "파병철회" "테러방지법 반대" 등의 구호가 적힌 종이를 든 채 국회의사당 본청 앞 도로로 향했다.

이들은 행진을 시작하며 플래카드를 펼치려 했으나 곧이어 출동한 국회 경비대와 직원 70여명에 의해 저지당했다. 인권활동가와 경찰은 몸싸움을 벌였고, 경찰은 이들이 들고있는 종이를 가로채거나 찢어버렸다.

일부 활동가들은 계단을 올라가 본청 정문 앞까지 진출했지만 경찰이 가로막고 끌어내리는 바람에 본청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활동가들은 "파병을 철회하라" "집시법 개악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몸싸움을 벌이다가 본청 정면 계단 중간에 나란히 드러누웠다.

경찰은 1명당 3~4명씩 달려들어 사지를 들고 연행했다. 활동가들은 버스 안에서도 창문을 열고 몸을 내밀어 구호를 외치려고 시도했지만, 경찰에 의해 저지당했다.

이들의 시위는 10여분만인 오전 11시15분경 모두 끝났다. 이 과정에서 취재기자들과 경찰 사이에 가벼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인권활동가들은 남대문, 은평, 방배, 수서, 강서, 송파 등 6개 경찰서에 나누어 연행됐다.


풍경 2 : 정치개악 시도하는 국회의원 밥그릇 깨기 퍼포먼스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의 후안무치한 정치개악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가 '지역구 증원 절대 안된다'는 구호를 적은 냄비를 들고있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의 후안무치한 정치개악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가 '지역구 증원 절대 안된다'는 구호를 적은 냄비를 들고있다. ⓒ 권박효원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의 후안무치한 정치개악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국회의원 밥그릇을 깨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의 후안무치한 정치개악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국회의원 밥그릇을 깨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권박효원
이어 '부패정치추방과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가 다음 집회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정현백 한국여성연합 대표, 김상희 여성민우회 대표, 정대화 상지대 교수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활동가 30여명은 낮 12시 한나라당사 앞에서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정치개악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제목을 적어놓은 플래카드 앞에는 국회 지붕 모양으로 엎어놓은 연두색 바구니 옆으로 스테인리스 밥그릇 7개가 줄지어 놓여졌다. 바구니에는 국회의원 배지 모형과 '국회의원 밥그릇'이라는 글자가 붙어있었고, 밥그릇에는 이경재 의원·김용균 의원·김학원 의원·목요상 의원·이방호 의원·박상천 의원·이규택 의원 등 정개특위 소속 국회의원들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활동가들은 "기득권 포기 못해, 밥그릇 포기못해, 우리도 너희를 용서못해" "정치개혁 반대하는 보수 정치권력 찍어내자" 등의 구호를 적은 피켓을 들었다.

특히 시민단체들은 정치개혁안에 부정적인 한나라당을 겨냥해 "부패정당 한나라당 자폭하라" "정치개혁 외면하는 한나라당 각성하라"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몇몇 활동가들은 냄비에 "지역구 증원 절대 안된다" "밥그롯 싸움 그만 둬" 등의 구호를 적었다.

정대화 교수는 "현 정치인들에게 정치를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일"이라며 "정치관계법 뿐 아니라 정치판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옥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표 역시 "이런 국회의원들이 우리가 뽑은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자괴감마저 느낀다, 내년 총선에서 어떻게 찍어낼 것인지 고민하자"며 총선에서의 심판을 경고했다.

활동가들은 기자회견을 마치며 '국회의원 밥그릇' 바구니를 발로 밟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국회의원들의 정치개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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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3 : '밑빠진 독상'으로 3개 정당 국고보조금 선정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국회에 전달하려던 밑빠진 독과 상장.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국회에 전달하려던 밑빠진 독과 상장. ⓒ 권박효원

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채 30분도 지나지 않은 오후 1시, 이번에는 국회 정문 앞이 바빠졌다. 함께하는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이 28회 '밑빠진 독상' 수상자로 한나라당·민주당·자민련 등 3개 정당의 '밑빠진 국고 보조금'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정창수 밑빠진 독상 시민행동 팀장은 상장과 함께 '밑빠진 독'을 들고 국회 정문 앞에 나타났다.

밑빠진독상은 시민행동이 매달 최악의 선심성 예산배정과 어처구니 없는 예산낭비사례를 선정해 주는 불명예상이다. 시민행동은 "2002년 지원한 1099억 중 34.7%에 이르는 381억원이 세법상 인정할 수 없는 증빙이어서 부실회계가 심각하다, 또 2000년과 2001년 16대 국회에 지급된 1917억원 중 48.7%인 900억원이 회계부실"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민행동이 제시한 부실회계 사례로는 한나라당이 유권자 선물로 구입한 멸치 대금 2167만원 영수증, 이상수 의원(당시 민주당)에게 내역도 사유도 없이 입금된 100억 입금확인서, 지출내역이 없는 격려금, 당직자 추석·설 선물 영수증이 포함되어있다.

시민행동은 "현행법이 국고보조금의 구체적 기준을 설정하지 않고 있다, 정당들은 국민의 혈세인 국고보조금을 이렇게 낭비하고도 기업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등장한 밑빠진 독은 최병수 화백이 깨진 모양으로 조각한 것. 그러나 국회 사무실에 있던 한나라당 대표실 당직자는 "직접 당사로 찾아가라"며 상 접수를 거부했고, 민주당 측은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

"밑빠진 독을 3개 만들 걸 그랬다"고 아쉬워하던 시민행동 활동가들은 낭비액이 가장 많은 한나라당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사도 상을 거부하기는 마찬가지. 경찰에 가로막힌 정 팀장이 민원실에 전화를 걸어 독을 접수시키려 했지만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해라, 한나라당을 폭파시키려 하냐"는 답변만을 들었다.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던 시민행동 활동가들은 구호를 외친 뒤 해산했다. 이날 접수시키지 못한 밑빠진 독은 소포로 다시 전달될 예정이다.

정창수 함께하는시민행동 밑빠진독상 팀장이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독 접수를 요구하고 있다.
정창수 함께하는시민행동 밑빠진독상 팀장이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독 접수를 요구하고 있다. ⓒ 권박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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