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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목씨.
임지목씨. ⓒ 박성규
"지난 한해는 자장면 만들고 배달하다 보니 다 갔네요. 올해에도 '사랑의 자장면' 배달은 계속될 겁니다."

지난 2001년 4월, 아산지역 여성자율방범대 중 최초로 창단된 역전 여성자율방범대에서 초대 대장으로 출발해 3년째 대장 직을 수행하고 있는 임지목(49·아산시 온천동)씨.

임 대장이 몸담고 있는 역전 여성자율방범대는 지금은 널리 알려졌지만 한때 사람들에게 생소한 단체였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이색적인 봉사 방법 때문에 관심을 모으게 됐다.그것은 다름 아닌 '자장면 봉사'. 역전 여성자율방범대가 봉사활동을 위해 사용하는 음식은 오직 자장면 뿐이다.

자장면을 택한 이유에 대해서 임지목 대장은 "너무 많은 음식을 만드느라 요란 떨지 않아 좋고, 자장면 한 가지만 만들다 보니 음식을 마련하는데 드는 시간도 절약돼 좋다"고 말한다. 아울러 "자장면을 싫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에 어느 곳을 가더라도 부담이 안 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이 만든 '사랑의 자장면'은 사회복지시설부터 나환자촌까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쉼 없이 배달된다.

"(봉사활동을)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왠지 아쉬움이 남네요. 갑신년에는 좀더 노력, 지난해보다 많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자장면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임지목 대장은 2004년에도 지속적인 '사랑의 자장면' 배달을 약속한다. 임 대장을 비롯한 회원 26명은 보통 봉사단체들과는 달리 자장면 봉사만을 고집한다. 자장면을 만드는 기계까지 구입해 월 1회 또는 2회에 걸쳐 대대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두 해 하고 말 것도 아닌데 이왕이면 제대로 갖추고 적극적으로 나서야죠. 장소는 안 가립니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가 봉사할 생각입니다."

이들은 아산의 사회복지시설 뿌렌나 애육원을 비롯해 인근 천안의 남산 근처 공터는 물론이고, 경남 산청군에 소재한 나환자촌까지 어려운 이웃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 영역 없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맛있는 자장면은 물론이고, 사물놀이 공연까지 벌여 음식맛 나는 분위기도 조성한다.

"제가 사물놀이를 조금 배워 할 줄 알아요. 그런데 그게 봉사활동에 요긴하게 쓰이네요.”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산청군에 소재한 나환자촌 성심원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여섯분의 팔순잔치를 해드린 일이라고.

한편 임 대장이 봉사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주위에서 도와주는 숨은 조력자들이 있다. 남편 김범수(51)씨와 임 대장이 운영하고 있는 의류매장에서 근무하는 여직원 김은숙(28), 김윤정(21)씨가 그들.

남편은 아내와 함께 동행, 봉사활동을 펼치며 힘이 돼주고 있으며, 두 직원은 매장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열심히 해줘 신경 쓸 일이 없어 편하다며 고마움을 전한다.

2004년 갑신년에는 불우한 이웃들이 많이 없어져 자장면을 안 만들어도 되길 바란다는 임 대장. 아울러 대원들 모두의 가정에 좋은 일만 생기길 기대한다고.

덧붙이는 글 | 충남시사신문 1월3일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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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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