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수 이틀째를 맞이한 6일 부산 경남지역 2년제 대학들의 정시모집 원서접수 창구는 예상대로 매우 한산해 보였다. 막판 눈치작전이 예상된다고는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대부분의 대학이 정원을 못 채울 것 같다는 예감마저 들었다.
기자는 접수 창구에서 상담자를 기다리고 있던 D전문대학 입시 관계자와 인터뷰를 시도하였다. 흔쾌히 인터뷰를 응해준 관계자로부터 기자는 뜻밖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오늘 아침 방송을 보니 전문대학 평균 경쟁률이 0.8대 1 정도 될 걸로 예상이 된다더군요. 그러나 그것은 상당히 왜곡된 말입니다. 사실은 그것과는 다릅니다."
언론에 보도된 전문대학 경쟁률에 대한 허수를 꼬집으며 시작된 그의 말에는 우리나라 교육계 전반에 대한 문제를 포함하고 있었다.
"전문대학들도 4년제 대학과 마찬가지로 서열화 되어있어서 인지도가 높은 학교의 경우 작년에는 평균 경쟁률이 5대1을 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전문대의 경우 학과별 편중현상, 즉 학생들이 선호하는 일부 인기학과의 경우 경쟁률이 작년에 이어 올 해도 평균 5대 1 정도는 가볍게 넘어서리라는 것이 대부분의 예상입니다. 이를 뭉퉁 그려서 보도하는 것은 잘못이죠."
D대학의 경우 실제로 작년에 공과계열 학과의 지원자 부족으로 전체 학과 중 1/3 이 정시 1차 모집에서 대거 미달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D대학 관계자는 "지원자들의 학과 선호도 경향을 보고있노라면 10년 후 기계가 고장나면 과연 누가 고치러 갈 것인지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말해 최근 일고 있는 4년제 대학의 이공계 회피 현상이 전문대를 포함한 교육계 전반에 걸쳐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올림픽 공원내 사회체육센타에 원서접수 창구를 마련해 놓고 있는 5개 기능대학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접수 이틀째인 이날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원서 접수율로 인해 어두운 표정인 부산 기능대학의 입시 관계자는 "작년에도 추가모집을 통해 입학식 전날에서야 겨우 정원을 맞출 수 있었다"며 "시대 흐름이기는 하지만 2차 산업에 대한 인기가 식으면서 학과 편중도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관계자는 또한 "그나마 기능대학의 경우는 산업 현장에서 바로 사용되는 교과 과목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고 졸업생들에 대한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일부 전문대학의 비인기 학과의 경우 존폐위기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이번 부산경남 지역 전문대학 공동 원서 접수는 오는 9일까지 부산전시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며, 기능대학 공동 원서접수는 역시 9일까지 전시컨벤션 센터 맞은편에 있는 부산 사회체육센타에서 실시된다.
덧붙이는 글 | 인터뷰에 응해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