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김홍일 의원 탈당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 목포지구당사에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이날 김 의원이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기 직전 최기동 지구당 사무국장은 ‘날벼락’이라고 표현했다.
영문을 몰라 당사에 찾아온 50여명의 당원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은 마찬가지였다. 회견에 앞서 지구당 사무실에 김 의원이 직접 작성한 탈당계에는 “본인은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부득히 탈당코자 하오니 허락하여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쓰여있었다. 이와함께 김 의원 외에 목포지구당 당직자와 당원 등 20여명이 함께 탈당계를 제출함으로써, 앞으로 동반 탈당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당원들 탈당계 제출
김 의원은 이날 아침 비행기로 서울서 내려와 회견에 앞서 목포시내 이발관에 들러 면도를 할 정도로 결심을 하기까지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됐음을 시사했다. 김 의원은 전날인 19일 저녁 동교동 자택을 찾아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DJ와 장시간 대화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부인 윤혜라 여사와 함께 지구당 사무실에 나타난 김 의원은 2분 분량으로 회견문을 직접 낭독했다.
하지만 회견내용 역시 탈당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기 보다는 무소속 출마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회견문 낭독 뒤 기자들의 질문을 일체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떠 탈당을 하게 된 배경에 궁금증만 자아냈다.
전날 D J 면담 결심 굳혀
당사를 찾아온 민주당원 K씨는 결국 “탈당하게 된 이유는 김 의원의 본인 의지보다는 당 안팎에서 제기됐던 용퇴론이 크게 작용했지 않느냐”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특히 총선일이 다가오자 일주일에 2-3차례 지역구인 목포를 내려와 각종 행사에 참석할 정도로 3선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해 왔었다.
또 다른 당원 L씨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예상밖 상황이 발생해 일부 당원들의 후속 탈당 등으로 선거를 제대로 치를지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목포지구당 최형주 상무위원회 의장은 지역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민주당이 목포에서 후보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아직 중앙당에서 어떤 지침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구당 ‘공중분해’ 우려 시각도
민주당 후보경선을 신청한 양지문(전 권노갑 의원 보좌관)씨는 “김홍일 의원이 탈당을 했다고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은 공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목포지구당은 지난 17일 경선후보 등록결과 김홍일, 이상열(변호사), 정영식(전 목포시장), 양지문씨가 신청했었다. 그러나 김 의원의 탈당으로 일단 3파전으로 좁혀진 상태다.
한편 목포에서는 현재까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경우 한 사람도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다. 지역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민주당 탈당으로 DJ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부담을 갖고 있었던 열린우리당이 목포지구당 창당과 후보군 물색 등 일련의 과정이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