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장남 김홍일 의원의 민주당 탈당을 전후해 최근 끊임없이 제기돼 온 한화갑 민주당 전 대표의 '지역구 포기후 서울 출마'가 사실상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한화갑 의원은 26일 오후 목포 신안비치호텔에서 개최된 전남 민주당 무안신안지구당 상무위원회를 주재하며 지역구 포기설과 관련 명확한 의사를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시종일관 당원들에게 민주당과 총선 승리를 위해 대승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양해를 구해 이번 상무위원회가 사실상 서울 출마를 위한 수순이었다는 중론이다.
한 의원은 당원 등 2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민주당을 살리고 총선 승리를 위해 중앙당에서 본인의 서울 출마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지역구 포기가 당을 살리기 위한 대승적인 방안 강구 차원에서 나온 것인데 개인 거취문제로 폄하된 데 대해 아쉽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수도권 승리와 민주당 지지세력 결집, 어려운 현실에 처한 당을 구하는 대국적인 차원에서 본인의 신중한 처신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어느 쪽을 확정짓고 하는 말은 아니지만 급변하는 정치상황에서 당의 승리와 개인의 이익을 위해 심사숙고하고 있다"면서 "오는 27일쯤 서울에서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최종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정몽주의 단심가를 인용해 자신을 한국 정치의 거목으로 성장시켜 주는데 견인차 역할을 담당한 지역구민에 대한 애착을 표현했으며 당을 떠나 해당행위에 나서는 패거리 정치 청산과 더불어 사는 분위기 조성 등을 당부하고 나서 지역구 포기에 따른 아쉽고 복잡한 심경의 일단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이번 상무위원회는 본인의 부탁으로 열렸는데 향후 입장 정리를 위해 개최가 불가피했다"면서 "최종 입장표명은 중앙당과 상의해 결정할 일이지만 경쟁력 있는 후보를 발굴해 내고 정치적인 대변혁기에 민주당이 주체가 돼서 변화를 이끌어 가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무안신안지구당 상무위원회는 한 의원의 지역구 포기문제 등 사안의 중대성으로 인해 고길호 신안군수와 이채환 의장, 무안군의회 강현규 의장을 비롯해 군의원과 당원, 각 언론사의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 진행됐으나 지역구 핵심 당직자들은 그의 지역구 포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한 의원은 3선을 일궈냈던 지역구인 전남 무안신안지구에서 총선 출마를 포기하면 서울 양천구나 경기안산, 고양 덕양갑에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 의원의 지역구 포기 후 서울 출마설이 지난 20일을 전후해 당 안팎에서 제기되자 지구당 당직자를 비롯 당원 등은 지역구 포기를 극구 만류했으며 이날 상무회의에서도 상무위원들이 산적한 지역 현안 사업 해결을 위해서 지역구 포기는 있을 수 없다며 결의문을 낭독하며 지역구 출마를 강력히 요구했다.
민주당 중진의원인 김홍일 의원의 민주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 한화갑 의원의 지역구 포기 후 서울 출마는 향후 총선 정국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의원의 서울 출마가 사실상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한 의원의 지역구 포기가 향후 총선구도에 어떻게 작용할지 이해득실 여부를 놓고 정가의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지난 17일 마감한 민주당 무안신안지구당 1차 공천후보자 명단에 비공개로 공천을 신청한 김성철(52) 국민은행 부행장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 무안신안지구당은 이윤석 전 전남도의회의원과 박석무 전 의원 등이 경합 중이나 후보간 갈등으로 창당도 제대로 못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8일 공천 신청 마감 때 경쟁후보인 박석무 후보가 후보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데다 이 후보측에서 박 후보를 아예 경선 예비후보로 인정하지 않을 분위기여서 파문이 일 전망이다.
민주당은 조순형 대표의 대구 출마 선언과 함께 김경재 의원(전남 순천)의 서울 강남갑 출마 선언, 장재식 의원(3선)의 지역구 불출마 선언 등으로 촉발된 호남 중진 물갈이론으로 호남 중진들의 기득권 포기와 수도권 출마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한편 호남 중진으로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박상천 의원(전남 고흥)과 6선으로 지역 최다선인 김상현 의원(광주 북갑), 김옥두 의원(전남 영암)은 물갈이 태풍 영향권에서 한발 비켜나 관망자세를 취하고 있어 이들의 향후 거취 문제도 주목받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국매일신문>에도 게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