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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1일자 이문열씨 인터뷰 기사
조선일보 11일자 이문열씨 인터뷰 기사 ⓒ 조선일보 PDF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나선 소설가 이문열씨가 최근 펴낸 산문집 '신들메를 고쳐매며'를 통해 인터넷을 '타락한 광장'에 비유해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씨는 "대안없는 네거티브가 인터넷을 장악하면서 매우 질 낮은 포퓰리스트들이 젊은 세대를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이같은 요지를 담은 산문집 '신들메를 고쳐매며' 발간과 관련한 이씨의 인터뷰를 11일자에 실었다. '산들매'란 '벗어지지 않게 신을 들매는데 쓰는 끈'이라는 뜻을 가진 '들매끈'을 가르키는 말이다.

이씨는 인터뷰에서도 '너무 격한 표현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내 책을 불태운 놈들은 사람도 산채로 땅에 묻을 수 있다'고까지 쓸 수 있었다"고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씨는 대안에 대해서는 "민주주의의 진정성 회복"을 들며 "좌파와 우파가 조화롭게 나아가는 정치적 태도"라고 덧붙였다.

이어 '타락의 광장'을 조종하고 있는 사람들의 면면을 묻자 한때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했던 탈레반에 견주기도 했다. 그는 "탈레반이 카불을 함락할 때 지분은 15%였다, 지금 우리 사회의 '그들'도 15%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을까"라며 "탈레반의 80%는 18∼22세였고, 지적 수준에서는 프티 인텔리겐치아의 근처에 가 있는 부류들"로 규정했다.

그는 "그들은 파렴치할 정도로 룰을 깨버린다는 특징을 갖는다, 최근 한국 사회에도 탈레반의 원형 같은 것이 나타나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던 차에 그들이 아예 탈레반을 자처하는 것을 듣게 됐다"며 "한국의 지식인들이 왜 가만히 있는지 소름이 끼친다"고 표현했다.

이씨는 문학의 대안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이씨는 "문학이 오래전부터 저항해온 것 중에는 포퓰리즘, 상업주의, 대중추수중주의가 있다"고 설명한 뒤 "목적문학, 참여문학이라고 말해온 것들이 타락한 경우도 있다, 그것을 벗어나는 문학인의 자세가 대안"임을 강변했다.

한편, 이씨는 "90년대 중후반부터 네거티브 세력을 주류로 성공시킨 소수파들이 소위 '패자부활전'을 통해 '시드 재배정'을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이씨는 건전보수가 주류였을 당시 그 패자들을 수용하지 못한 점을 매우 답답해 했다.

그와 관련, 이씨는 "대의민주주주의 약점이란 엘리트 중 일부만 뽑히고 소외된 지식인과 상류계층이 방황하게 된다는 점"이라며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온전하게 발달하지 못해서 감당해야 했던 페널티"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씨는 "처음부터 밑지기로 작정돼 있다"며 한나라당 공천위 참여를 후회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또 총선연대의 낙선 기준에 대해 '역참고' 의사를 나타냈다. 즉 "그들의 낙천대상을 우호적으로 고려하겠다"는 것.

마지막으로 이씨는 오늘의 문화지형도를 어떻게 보느냐고 묻자 "나와 같이 보수로 묶일 사람이 거의 없다, 아무도 내 옆에 오지 않으려 한다"며 씁쓸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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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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