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잇따라 중앙일보의 '탈 조중동'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조선일보 인터넷판 <조선닷컴>은 12일, 오후 메인화면 톱 기사로 「"중앙일보, 난 '조·중·동' 싫어"」와 「국민참여0415 "조선과 인터뷰하지 말라"」를 연달아 배치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조선닷컴은 「"중앙일보, 난 '조·중·동' 싫어"」에서 중앙일보의 최근 달라진 보도태도를 '조중동' 동맹이탈로 해석한 <기자협회보> 기사를 인용하는 한편, 14일 열리는 노무현 대통령과 홍석현 회장의 단독대담을 연계했다.
조선닷컴은 "노 대통령은 중앙일보 외에는 방송사로는 KBS, 경제지로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자칫하면 노 대통령이 인터뷰하는 언론사에 조선일보가 포함되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부각한 모습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조선닷컴은 "기자협회보는 11일 '중앙일보가 조선 동아와 다르다고 선언해 보수 상징인 ‘조·중·동’ 틀이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하고, 이날 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종합지로는 유일하게 중앙일보의 홍석현 회장과 14일 대담을 갖는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닷컴은 이어 「국민참여0415 "조선과 인터뷰하지 말라"」에서 "친노단체들이 만든 '국민참여 0415'가 자신들이 지지할 후보가 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고 강조해 톱기사와 대비를 이뤘다.
조선일보, 지난해에도 중앙일보의 '탈 조중동' 주목
조선일보가 중앙일보의 '조중동' 이탈을 주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선닷컴은 지난해 10월 25일에도 「중앙일보, '조·중·동'에서 빼달라?」 제하 기사를 통해 "중앙일보가 조선·동아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며 ‘조·중·동’에서 이탈하려는 시도를 최근 조심스럽게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닷컴은 당시에도 이틀 전 중앙 미디어면에 실린 「일부 신문-방송 극한싸움 편견 털고 토론으로 풀어야」기사를 인용하면서 중앙일보 변화 배경으로 진보성향 언론단체 관계자의 ‘조중동 단어폐지’ 발언, 신문판매 전략을 지목하기도 했다.
조선닷컴은 "중앙일보는 진보적 언론단체인 민언련 최민희 사무총장의 지난 17일 ‘(조선·동아·중앙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한 묶음으로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언급에 대해 '미디어 현실에 대한 새 이해와 비판 방법론을 여는 반가운 징조라 할 수 있다'고 환영했다"고 전했다.
또 조선닷컴은 △중앙일보의 2003년 10월 24일자에 실린 이문열씨와 황석영씨 대담 △월간중앙 2003년 6월호에 게재된 특집기사 '노무현과 조중동' 등도 차별화를 시도하는 사례로 제시했다. 이어 KBS 수신료 문제 보도태도와 관련, '조중동'에서 '조동이'라는 신종어가 파생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조선닷컴은 "새로운 판매전략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중앙일보의 '탈 조중동’시도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 관심을 끈다"고 덧붙였다.
| | "대통령과 중앙일보 사주 만남 적절하지 않다" | | | 언론노조 12일 성명... "홍 회장이 기자인가" | | | | "대통령이 중앙일보의 편집국장, 논설실장, 주필, 대기자들을 다 제쳐두고 굳이 사주인 홍 회장을 만나야 할 이유는 납득이 가질 않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은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일간지 중 유독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과 단독대담을 하는 것에 대해 "보도 외적인 흥정을 전제로 한 만남"으로 규탄하고 나섰다.
언론노조는 12일 '청와대, 편집국장과의 술자리로는 부족했던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대통령과 중앙일보의 만남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대통령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기사화하려면 중앙일보의 그많은 기자들이 만나면 된다"며 "세계신문협회(WAN) 회장과의 만남이라면 두 사람의 대화결과는 'WAN' 기관지에 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는 또 청와대를 향해 "중앙일보가 조선, 동아일보와 달리 정권에 다소 우호적인 태도이기 때문에 이번 만남을 계기로 총선 지형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면 오판이다"라고 경고했다.
또 언론노조는 "중앙일보는 신문값 할인경쟁, 무가지와 고가경품 살포 등으로 신문시장을 투전판으로 만든 장본인"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신문사 불법행위에 대한 대책은커녕 신문시장 붕괴 주범과 단독 인터뷰를 갖겠다는 정부 태도는 잘못됐다"며 "대통령은 신문고시를 위반하고 거대 자본력으로 신문시장을 유린하는 범죄를 만나려는 것"이라고 거듭 꼬집었다. / 신미희 기자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