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신 대체 : 16일 오후 3시45분]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이 결국 통과됐다. 투표 결과는 전체 234명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162표, 반대 71표, 기권 1표로 나타났다.
그동안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은 세 차례나 국회 본회의 상정이 시도됐지만, 농촌 출신 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쳐 번번이 무산됐다가 16일 오후 네 번째 시도만에 본회의에 상정, 통과됐다.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은 "반대하려면 출석하지 말라"며 이날 오전부터 찬성 당론을 강하게 밀어붙인 한나라당 지도부의 강경한 입장 표명과 고건 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의 개별적인 의원 설득, 열린우리당의 찬성 당론 등에 힘입어 애초 예상보다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을 놓고 농민단체 등에서 사활을 건 투쟁을 벌이는 등 정부쪽과 팽팽히 맞서왔던 점으로 미뤄볼 때 또 다른 사회적 갈등으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일부에서는 이번 FTA 동의안에 찬성한 의원들을 낙선대상으로 삼겠다고 공언해 농촌 지역의 경우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 한-칠레 FTA 비준안 통과에 대한 각당 및 청와대 반응 | | | | 우여곡절 끝에 1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에 대해 대부분의 정당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FTA 비준안의 표류가 노무현 정권의 눈치보기 탓이라는 점을 지적했고, 민주노동당은 이제 한국 농업은 확실히 죽게 됐다고 비판했다... 편집자 주
한나라당 "FTA 표류는 노무현 정권의 눈치보기 탓"
"FTA 비준동의안이 이제껏 표류한 주요 이유가 다름 아닌 노무현 정권의 눈치보기와 정략적 계산 때문이었다는 점이다. 국정의 무한책임을 져야 할 노 대통령과 열우당이 반대 여론을 설득하기는커녕 거기에 편승해 우왕좌왕한 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이제 FTA 비준안이 처리된 만큼 우리 한나라당은 그 피해는 가장 적게 하고 그 효과는 가장 크게 하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 "분단국가에서 식량은 경제논리로만 접근할 수 없다"
"한국농업의 붕괴와 식량안보 위협이라는 위기의식이 격렬한 비준 반대를 낳았다. 지구상에 남아있는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식량은 경제논리로만 접근할 수 없다. 식량은 무기화 할 수 있다. 식량은 전략적 군수품으로서 생존전략 개념의 물자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협약 비준 후 농민 보호와 농업의 포기를 막기 위한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열린우리당 "이제 진지하고 현명한 농업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이제 진지하고 현명한 농업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칠레 FTA 비준안 처리를 환영한다. 열린우리당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처리를 계기로 진지하고 현명한 농업지원대책 마련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FTA 체결에 따른 국가 경제 발전에 농어민들이 소외되거나 희생양이 돼서는 안된다. 우리당은 FTA 체결에 따른 농업지원의 필요성에 절대적으로 공감하고 농어촌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민노당 "불확실한 수출 전망 가지고 농업을 확실히 죽인 격"
"농민은 한국경제에서 불확실한 수출 전망을 가지고 농업을 확실히 죽인 격이다. 농업과 농민은 확실히 죽게 됐다. 무책임한 정부와 여야 정당들의 행태에 대해 상당한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여러가지로 검토해 봤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농업은 확실히 죽게 됐다."
청와대 "글로벌 시대의 치열한 국제경쟁에 합류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
"한-칠레 FTA 통과로 우리나라는 글로벌 시대의 치열한 국제경쟁에 합류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정부는 앞으로 이미 제시한 농어촌 지원대책을 더욱 충실히 이행하여 우리 농·어업 분야도 새로운 활력을 찾도록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 FTA 비준안과 이라크 파병 동의안을 통과시키는 데 국익 우선의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줬다." / 이한기 기자 | | | | |
[4신 : 16일 오후 3시]
기명투표 시작... 최병렬 "반대하려면 불출석 해라"
국회 본회의 속개 예정 시간보다 55분 정도 늦은 오후 2시55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표결이 시작됐다.
이에 앞서 고건 국무총리 등 정부측과 한나라당 지도부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농촌출신 의원들을 만나 FTA 비준동의안 통과를 위한 설득작업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또 오후 2시20분경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 막판 표 확인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최병렬 대표는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불참할 것을 권유했다. 최 대표는 "열린우리당도 믿을 수 없고 민주당도 10명 정도만 찬성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그렇게 되면 통과가 안돼 결국 1당인 한나라당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어 "의회민주주의에 반한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국가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반대할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해 달라. 행동을 같이 해 달라"고 요구했다. 비준동의안의 경우 과반수 의원 참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되기 때문에 반대하는 의원은 아예 불출석으로 유도, 재석 의원 수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홍사덕 총무도 소속 의원들을 향해 "(당론에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을 볼 수 있다"며 "이미 오전에 얘기를 하지 않았느냐"고 엄포를 놨다.
이에 앞서 최병렬 대표는 이날 여의도 모 음식점에서 이규택·김용균 의원 등 농촌출신 의원 20여 명과 오찬을 함께 하고, FTA 비준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최 대표는 또 홍사덕 총무와의 전화통화에서 "반대한다는 25명 전부 다 퇴장시켜 한 사람도 투표하지 못하게 하라"며 "어름어름 할 일이 아니"라고 비준안 통과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본회의가 속개되자 고건 국무총리는 표결 개시에 앞서 발언대에 올라 "농어촌 출신 의원들과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추가 합의한 사항"이라며 상호금융 대출 이자를 3%포인트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농촌 추가 지원을 발표했다.
고 총리는 이 자리에서 2000년 1월 1일부터 대출된 상호금융자금 중 70%인 농업부문에 사용된 돈에 대한 금리를 8%에서 5%로 인하하되 정부가 인하된 부분을 보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역마진 발생되지 않은 자금에 대해서만 보전이 가능토록 했다고 밝혔다.
또 농업직불제에 대한 연령제한을 현행 69세에서 72세로 올리되, 70세부터 72세 농민에 대해서는 1회 일시불로 한시적으로만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정부의 투융자 계획 중 친환경·소득보전·경영이양·논농업 지역 직불제 예산을 실질적으로 농가소득을 보전할 수 있도록 연차적으로 늘려나가는데 합의했다.
이에 앞서 고건 국무총리와 허상만 농림부장관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앞서 한나라당 박희태·이인기 의원, 민주당 이정일·김효석 의원 등 농촌출신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 하고, 정부측의 농촌에 대한 추가지원대책을 약속했다.
[3신 : 16일 오전 11시30분]
FTA 오후 2시 본회의 처리 예상... 기명투표 방식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이 16일 오후 2시 국회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박관용 국회의장과 4당 원내총무는 이날 오전 11시께 총무회담을 갖고 FTA 비준동의안을 오후 2시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투표방식은 지난 9일 결정된 대로 '투표용지를 이용한 기명투표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총무회담 직후 "투표방식을 바꾼다면 코미디가 될 것"이라고 말해 투표방식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박관용 국회의장도 반드시 16일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의장은 4당 총무회담 직전 "아직 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의장은 곧바로 "이제까지는 의장이 FTA를 통과시켜 달라고 부탁했는데, 오늘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각 당 총무들이 상정시켜 달라고 부탁해야 할 입장"이라고 말해 당일 내 처리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2신 : 16일 오전 11시10분]
강경한 최병렬 "당론 협조 않으면 응분의 책임 물을 것"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당론에 따르지 않으면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피력해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16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찬성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홍사덕 총무 등 총무단이 의총이 열리기 직전까지 소속 의원들의 찬반 입장을 확인한 결과 찬성 53명, 당론으로 정하면 찬성 28명, 반대 25명, 미결정 13명, 기권 1명 등으로 나타났다. 당론으로 확정될 경우 미결정까지 포함한다면 찬성 94명 대 반대 25명 정도가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최병렬 대표는 "(반대하는) 25명을 제외하고 당론으로 하는 데 이의가 없을 것"이라며 "당론으로 결정되면 당론답게 하겠다. 만약 (반대하는) 25명 외에 기명투표 결과 당론을 따르지 않은 분이 있다면 당에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고,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최 대표는 이어 "지역에서 대표의 강요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명분을 만들어 드리겠다"며 "오늘 처리하지 않으면 총선전략에 회복불능의 타격을 입게되기 때문에 대표가 이렇게 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최 대표는 "정부측에서 우리가 기대한 만큼 적극성을 보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상호금융 대출 이자를 현 8.2%에서 3%까지 끌어내릴 것을 전제로 해서 이 문제를 판단해 달라"고 소속 의원들을 설득했다. 최 대표는 특히 "과장되게 얘기하면 당의 명운이 걸려있는 문제"라고 못을 박았다.
이강두 정책위의장도 "정부의 대책이 부족하지만 일단 처리하고 또 얻어내야 할 것"이라며 "국회 1당인 한나라당이 비준안 처리를 못했을 때 오는 엄청난 비난과 힐책을 생각했을 때 오늘은 꼭 처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이상배·박시균·송광호 의원 등 농촌출신 의원들은 "비준안을 반대하는 의원들을 언론이나 당에서 매도해서는 안된다"며 "정부가 농민에게 사과를 하지 않고, 특히 농촌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없다"고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1신: 16일 오전 9시38분]
오늘 한·칠레 FTA 동의안 네번째 시도
국회는 16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어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에 대한 네번째 처리를 시도할 예정이다.
한·칠레 FTA 비준안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몇몇 의원들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찬성을 강제 당론으로 결정했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찬반 입장과 관계없이 이날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최병렬 대표와 홍사덕 총무 등 당 지도부가 농촌출신 의원들에 대한 막판 설득 노력을 기울이면서 '사실상 당론투표'로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방식과 관련, 지난 9일 본회의에서는 기명투표로 결정이 났으나 '전자투표를 이용한 기명투표'냐 '투표용지를 이용한 기명투표'냐를 두고 논란이 인 바 있다. 당시 농촌 출신 의원들은 투표용지를 이용한 기명투표 방식이 사실상 무기명 투표와 같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지난 본회의에서처럼 농촌 출신 의원들의 저지 움직임이 예상되고는 있으나 일단 동의안 통과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농촌 출신 의원들은 "정부측의 농업지원대책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FTA 처리에 반대하고 있어 회의 도중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