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낭당이란 성황당이라고도 하는데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위해 공동으로 모시는 마을 수호신을 말한다. 개인적인 신이 아니라 마을 공동으로 받들고 제사상을 차리는 대표적 마을신앙이다.
서낭당에는 딱히 정해진 모양이 없다. 주로 작은 방 하나 크기가 대부분인데 그나마도 별로 화려하지는 않다. 기독교나 불교의 성전이 크고 화려한 반면 서낭당은 모르는 이가 보면 그냥 버려진 집 같기도 하다. 그나마 지붕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다. 어떤 것은 돌 무더기에 금줄이나 오색줄을 감아놓기도 하고 큰 고목 하나가 서낭당을 대신하기도 한다.
이런 서낭당은 대개 마을 입구에 두기 마련이었다. 마을 주민들이 오고갈 때마다 서낭당에서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길 떠나는 사람들은 무사히 다시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먼 길에서 돌아온 이들은 무탈하게 다시 가족을 만났음을 고마워하며 서낭당에 빌고 또 빌었을 것이다.
우리 민족의 '생활 종교'였던 서낭당은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들에게서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 기독교가 널리 퍼지기 시작하면서 서낭당은 대표적인 '미신'이 되어버렸고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시절, 서낭당은 타파해야할 구습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하여 예전에는 마을마다 자리를 잡았던 서낭당은 이제 시골 어디쯤에나 가야 겨우 볼 수 있다.
이러한 잊혀져가는 서낭당을 한 장 사진에 담아두려 전국을 찾아다닌 사람들이 있다. 동아대학교 사회교육원 사진동문회(이하 사진 동문회) 회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범내골에 위치한 비추미 갤러리(삼성생명 빌딩 1층)에서 전시되고 있는 '서낭당 이야기'사진전은 참 소박하다는 인상을 준다. 서낭당을 닮아서 그런지 깨끗하고 현대적인 느낌의 화랑이 아니라 누구라도 오고가다 들러볼 수 있게끔 1층 한켠에 열린 공간으로 마련되어있는 것이 그렇다.
서낭당의 모습을 담아두기 위해 사진 동문회는 3년 간 발품을 팔아야 했다. 그리고 마침내 기억 저 편에 물러앉은 우리네 서낭당을 당당히 드러내주고 있다.
서낭당 사진전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쉬움'이 아닐까 싶다.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우리네 고유의 민속 신앙을 대표하던 서낭당이 흑백 사진처럼 퇴색해버린 데 대한 아쉬움이 첫 번째라면, 그저 식구들이 건강하기만을, 한 해 농사가 잘 되어서 굶주리지 않기만을 바라던 그 서낭당 앞에서 빌었던 소박한 마음씨들이 서낭당과 함께 멀리 사라져가고 있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또 한가지다.
덧붙이는 글 | '서낭당 이야기'사진전은 오는 28일까지 열립니다. 위치는 부산 범내골에 위치한 삼성생명빌딩 1층 비추미 갤러리입니다. 사진 촬영을 허락해주신 사진동문회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