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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형 대표가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 소장파를 비판하며 사의표명을 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조순형 대표가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 소장파를 비판하며 사의표명을 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기사 대체: 25일 낮 12시20분]

강운태 사의표명... 민주당 아직은 '시계제로'
중앙위 "조 대표 체제로 총선 간다" 합의 불구 봉합 가능성 미지수


민주당이 '내분' 사태 해결을 위한 수습작업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25일 긴급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당내 분란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중앙위원회는 지난 24일 조순형 대표가 제시한 6개항의 수습방안을 수용하는 한편, 이번 총선을 조 대표가 전권을 갖고 치를 수 있도록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또한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의 조속한 당무 복귀를 촉구하며, 상임중앙위원들이 추 의원을 직접 만나는 등 노력할 것을 결의했다.

이와 함께 일부 소장파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강운태 사무총장이 이날 중앙위원회에서 사의를 표명해 향후 민주당 내분 수습에 결정적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내 '분란'이 과연 봉합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선 이날 중앙위원회에는 소장파 소속 의원들이 대거 불참했다. 이 때문에 중앙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조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결의했다 하더라도 소장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자칫 '반쪽 결의'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한편으로는 조 대표가 강운태 총장의 사의 표명 직후 이를 적극 만류하고 나서 '강 총장 사퇴'가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조 대표는 강 총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지금 총장이 사퇴할 수 없다, 그럼 누가 총장을 맡느냐"며 역정을 내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정황들 탓에, 민주당의 내분이 과연 수습될지는 아직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영환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하려하자, 윤철상 의원이 `꼭 매스컴 앞에서 해야하느냐`며 비공개회의를 요구하고 있다.
김영환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하려하자, 윤철상 의원이 `꼭 매스컴 앞에서 해야하느냐`며 비공개회의를 요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강운태 "목소리도 공감하지 않고 형식도 불쾌하지만..."

조순형 대표가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 추미애 의원등 소장파를 비판하며 사퇴의사를 밝히는 것을 김영환 의원이 지켜보고 있다.
조순형 대표가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 추미애 의원등 소장파를 비판하며 사퇴의사를 밝히는 것을 김영환 의원이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조순형 대표는 이날 중앙위원회에 참석해서도 전날과 같이 추 의원과 일부 소장파에 대한 노여움을 그대로 드러냈다.

조 대표는 "(추미애 의원의) 성명서에 담긴 애당 충정을 이해하지만, 그 내용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추 의원을 거듭 비판한 뒤, ▲명분 없는 한-민 공조 ▲개혁 공천 원칙 ▲(한 전 대표의) 옥중 출마 반대 등 추 의원이 성명을 통해 발표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조 대표는 "서청원 석방동의안 등 명분 없는 한-민 공조 때문에 지지세력이 이탈했다고 하는데, 민주당은 결코 명분 없는 한-민 공조를 한 적 없다"며 "서 의원에 대한 석방동의안은 열린우리당이 조작한 정치공세인데, 여기에 우리 내부가 동조하는 바람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개혁 공천 주장에 대해서도 "우리 당의 인재를 개혁 인재, 반개혁 인재로 차별하는데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옥중 출마 문제도 "본인과 지구당, 지역 주민들이 결정해야 한다"는 종전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후 조 대표는 "내가 제안한 당 수습안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당 대표직을 즉각 사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 한 뒤 "나의 신상과 관련된 문제이므로 중앙위원회 사회를 보지 않겠다"고 말하며 회의장을 나갔다. 조 대표는 지난 24일 상임중앙위원회에서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 논의해 달라고 요청하고는 사회권을 넘기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조 대표가 퇴장하자 강운태 총장은 곧바로 신상발언을 통해 "당 사무총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강 총장은 "비록 소수지만 당내에 총장 퇴진 목소리가 있는데, 이 목소리에 전혀 공감하지 않고 (퇴진을 요구하는) 형식에 대해서도 상당히 불쾌하지만 총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며 "총선을 50일 남겨둔 상황에서 공인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아 고민이 많았지만 당의 결속과 화합을 위해 누군가가 짐을 져야 한다면 기꺼이 지겠다"고 사퇴 이유를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강 총장 뿐 아니라 김영환 대변인도 당직을 사퇴할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강 총장의 뒤를 이어 곧바로 신상발언을 신청해 "상임중앙위원직 외에 대변인, 전자정당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각종 임명직 당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당 상임중앙위원으로서 대변인과 전자정당특별추진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던 김 의원은 일부에서 '당직 독점'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중앙위원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지금 강 총장만이 사퇴하면, 당내 분란의 모든 책임이 강 총장에게만 있는 것처럼 비치기 때문에 동반 사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핵심 당직자들의 사퇴선언이 이어지자 일부 의원들은 "사퇴만 하면 문제가 해결되느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최명헌 의원은 강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오늘 이 자리는 누가 그만두고, 남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그만 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닌 만큼 (사회권을 넘기고 퇴장한) 조 대표를 다시 불러와서 일부 소수 의원들의 뜻이 뭔지 좀 더 진지하게 경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운태 총장 사퇴? 그럼 누가 총장 하냐"

조순형 대표도 강 총장의 사퇴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회의 도중 퇴장한 조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외부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러 당사를 나서던 도중 기자들을 만나 "강 총장이 물러나면 사무총장을 맡을 사람이 없다"며 "선거 때문에 전부 지역구에 내려가 있는데, 누가 사무총장을 하겠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조 대표는 또 '당 소장파들을 만나 설득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만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김영환, 김경재 의원 등 민주당 상임중앙위는 당내 분란의 조기 해결을 위해 추미애 의원을 직접 만나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추 의원은 변호사로 개업중인 남편이 있는 전북 정읍에 내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외부와의 연락을 일체 하지 않고 있다.

조순형 대표가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 소장파를 비판하며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조순형 대표가 민주당 중앙위원회의에서 소장파를 비판하며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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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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