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학교급식조례‘ 제정을 요구하는 시민 서명이 10만명을 넘어 급식조례제정 청구에 필요한 14만명 서명이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44개 교육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서울시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본부(대표 배옥병, 이하 운동본부)는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서울시 급식조례 제정을 위한 시민 서명운동을 시작해 지난 2월 9일 10만918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급식조례 제정운동은 질 낮은 급식재료 사용으로 인한 식중독 사고가 끊이지 않고 각종 납품 비리가 발생함에 따라 급식을 기업에 맡기지 않고 정부가 책임지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다. 특히 정부의 재정 지원과 직영급식, 우리 농산물 사용이 핵심이다.
지난해 9월 전남 나주시에서 처음 급식조례가 제정됐고, 전남도·경남도·경북도 등이 속속 급식조례를 새로 제정하고 있다. 서울시는 심재옥 시의원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조례안 초안을 마련한 상태다. 서울시 운동본부는 주민이 직접 시장에게 조례제정을 청구하기 위해 20세 이상 서울시민 14만명의 서명을 받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20세 이상 시민 14만명의 서명을 받으면 서울시에 조례제정을 직접 청구할 수 있다.
운동본부 배옥병 대표는 “무효가 되는 서명도 있기 때문에 총 15만명의 서명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명을 시작한 뒤로 6개월이 지난 서명은 조례제정 청구시 무효가 되기 때문에 늦어도 3월까지는 서명을 완료해 서울시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서울시 운동본부는 지난 2월 18일 을지로역 지하철 역사 내 광장에서 학부모, 농민, 학생이 참여하는 ‘서울시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 중간보고대회’를 갖고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벌였다.
학생 대표로 이날 행사에 참여한 봉인권 숭문고 3학년 학생은 “0교시부터 3교시까지는 아침밥도 못 먹고 수업을 받아 점심시간을 무척 기다린다”면서 “그러나 막상 급식을 받으면 돈가스는 탄내가 나고 된장에서는 담배 냄새가 나기도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해 11월말 서울시 중학교로는 처음으로 위탁급식에서 직영급식으로 전환한 월촌중학교 학부모 대표 김경자씨는 “위탁급식을 할 때 급식료 2300원 중 식재료비로 겨우 510원을 들였지만 직영급식으로 바꾼 후 1780원이 재료비가 됐다”라면서 직영급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서울시 중학교는 월촌중학교를 제외한 모든 학교가 100% 위탁급식이고 고등학교는 3개교를 제외한 260개교가 위탁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학교급식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고 22건 중 21건이 위탁급식업체에서 발생했다.
배 대표는 “전국의 위탁급식률이 22%에 불과한 반면 서울시는 중학교 100%, 고등학교 97%에 이른다”면서 “급식조례를 제정해 직영급식을 제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