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치른 들판에 솔잎 되리라
우리가 익히 들었던 양희은이 부른 노래 '상록수'이다. 소나무처럼 꿋꿋하고 푸르른 삶을 꿈꾸며, 이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안치환의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는 군사독재 시대의 억눌린 가슴을 다독거려주는 위안이었다.
“제주 수산리 곰솔”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로 지정예고
소나무의 종류 중에는 ‘곰솔’도 있는데 전국 7그루의 곰솔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번에 문화재청은 제주도 북제주군 소재 “제주 수산리의 곰솔”을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로 지정예고 하였다.
“제주 수산리의 곰솔”은 북제주군 애월읍 수산리 들머리 수산봉 남쪽 저수지 옆에 있는데 제주시에서 일주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보면 애월읍 가기 직전 왼편에 수산봉이 있고, 그 옆길로 들어가면 보인다. 나무높이 12.5m, 나무갓폭(수관폭) 24.5m,
나이는 약 400년 정도로 추정되고, 1971년부터 제주도 기념물 제8호로 지정, 보호되어 왔다. 나무는 400여전 수산리가 생길 때 강씨 선조의 집 뜰에 심었으나 집이 없어진 뒤에도 강씨 선조가 관리하였으며, 수산리의 주민들은 이 곰솔이 마을을 지키는 수호목이라고 믿고 있다. 제주 수산리의 곰솔은 나무 위에 눈이 덮이면 마치 백곰이 저수지의 물을 마시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특히 남쪽으로 자라는 가지의 끝부분이 밑둥보다 50cm 정도 낮게 드리워져 있어 수형이 더욱 아름답고 단정해 보인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30일간의 예고 등 지정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한 후 북제주군(관리단체)으로 하여금 적극 보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곰솔은 나무껍질이 검다고 흑송(黑松)이라고도 하며, 바닷가에 많이 자라서 해송(海松)으로 불리기도 하고, 검솔, 숫솔, 완솔이라고도 하는데, 바닷바람을 막아주는 유용한 나무이다. 보통 높이 20m, 지름 1m 정도이고 나무껍질은 검은빛을 띤 갈색으로 거북의 등같이 갈라져서 조각으로 떨어진다. 주로 한국의 중부 이남이나 일본 등에서 자란다.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곰솔로는 제60호 제주시 곰솔, 제188호 익산 신작리의 곰솔, 제270호 부산 수영동의 곰솔, 제353호 서천 신송리의 곰솔, 제355호 전주 삼천동의 곰솔, 제356호 장흥 관산읍의 효자송, 제430호 해남 성내리의 수성송 등 7그루가 있다.
참고로 소나무의 상징성을 살펴보면 “우리 민족은 소나무와 함께 태어나서 소나무와 함께 살다가 소나무와 함께 죽는다”고 한다.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태어나고, 태어난 아기를 위해 솔가지를 매단 금줄을 쳤으며, 소나무 장작불로 밥을 해 먹었고, 아궁이에 불을 때서 잠을 잤다. 가구를 만들고, 송편을 해 먹었으며, 솔잎주와 송화주(松花酒:송화를 줄기 채로 넣고 빚은 술), 송순주(松筍酒:소나무의 새순을 넣고 빚은 술)를 빚었다. 송홧가루로 다식(茶食:차를 마실 때 먹는 한과)을 만들어 먹고,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복령(茯笭)은 약제로 쓰이며, 송이버섯은 좋은 음식재료이다.
또 소나무 뿌리로 송근유(松根油)라는 기름을 만들어 불을 밝혔고, 소나무를 태운 그을음인 송연(松烟)으로 먹(墨)을 만들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송진이 뭉친 호박으로 마고자 단추를 해 달았고, 흔들리는 소나무의 운치 있는 맑은 소리를 즐겼으며, 소나무 그림 병풍을 펼쳐 두고 즐겼다. 그리고 죽을 때는 소나무로 짠 관에 묻혀 자연으로 돌아감으로써 마지막 순간까지도 소나무에게 신세를 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지명가운데 소나무 송자가 들어가는 곳이 681곳이나 된다는 것도 우리 민족이 소나무와 함께 살아간 반증일 것이다. 우리 민족은 소나무를 장수(長壽), 기개(氣槪), 성실(誠實), 지조(志操), 생명(生命), 순결(純潔) 등으로 을 상징하는 십장생의 하나로 본다.
소나무의 꽃가루(송화가루)는 수꽃에 달렸다가 가능한 한 멀리 퍼져나가 암꽃을 만나 결실을 맺어야 하는데 이 꽃가루가 날아다니는 기간은 보통 5일에서 10일 정도라고 한다. 이 미세한 꽃가루의 생명력을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환경부는 환경오염방지 효과가 뛰어난 "환경나무"를 심고 생태계 질서를 교란하는 귀화식물을 제거해 주도록 부탁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기오염정화에 뛰어난 10가지의 나무들 중에 곰솔나무를 비롯한 소나무도 들어있다.
일제강점기 시절 월남 이상재 선생은 일본의 거물 정치인이 선생의 초가집을 찾아왔을 때, 뒷산 아름드리 소나무 아래에 돗자리를 편 뒤 '우리 응접실'에 앉을 것을 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오자키는 일본으로 돌아가 “조선에 가서 무서운 영감을 만났다. 그는 세속적인 인간이 아니라 몇 백 년 된 소나무와 한 몸인 것처럼 느껴졌다”고 적었다고 한다.
우리는 곰솔을 비롯한 소나무 등이 천염기념물로 지정된 의미를 살펴보고, 이를 가꾸고, 보살피는데 소홀함이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