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창간 84주년 기념식을 갖던 날,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는 ‘조선일보 반대 시민연대’(이하 조반연)가 주최하는 '친일에서 숭미까지, 조선일보 84년 규탄대회'가 열렸다.
조반연은 5일 낮 12시에 열린 규탄대회에서 “이날 행사는 반민주·반민족·반통일적 언론권력인 조선일보를 규탄하고 그동안 자행해온 조선일보의 편파·왜곡 보도에 항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그 취지를 밝혔다.
조반연은 특히 앞으로 “<조선>의 진성호, 강천석, 김대중, 양상훈, 이한우를 기자 정신을 훼손하는 <조선일보 5적>으로 선정, 집중적인 모니터링 활동을 펼치겠다”고 선언했고, "대표적 논객인 문갑식, 김창균, 전여옥, 신정록씨 등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족문제연구소,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생활정치네트워크 ‘국민의 힘’ 등 각계 시민·언론 단체와 옥천신문 오한흥 대표, 영화배우 명계남 등 대표적인 ‘안티조선운동’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친일언론’ <조선>이 ‘독립언론’ 운운하나
1시간 반 가량 진행된 이날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은 5일자 '독립언론과 대의민주주의의 위기' 제하의 사설을 집중 성토했다.
조반연은 “친일에서 숭미로 치달아온 부끄러운 84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조선일보가 어찌 ‘독립언론’이라는 말을 입에 올릴 수 있느냐”며 “조선일보야 말로 독립언론과 민주주의를 흔드는 손”이라고 주장했다.
옥천신문 오한흥 대표는 “제호 위에 일장기 달던 <조선>이 ‘독립’을 위에 달려 하는 모습은 헛발질에 가깝다”며 “차라리 오늘 생일을 맞은 <조선>에게 우리가 일장기를 선물해 ‘일장기 휘날리게’ 만들자”고 말했다.
민주노총, ‘안티조선’ 적극 나서겠다
한편 이날 규탄연설에 참석한 신승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올해 민주노총은 언론개혁을 주요 핵심과제로 선정했다”며 “<조선>의 폐간을 위해 지속적이고 강건한 투쟁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신 부위원장은 “지금까지 수구언론들은 이 땅의 수백만 노동자를 ‘사회를 좀먹는 악’처럼 표현해 왔다”며 “그 중심에 위치한 <조선>을 해체시키는데 민주노총이 보다 적극적으로 앞장설 것”이라고 밝혀 박수갈채를 받았다.
조반연은 <조선>의 진성호, 강천석, 김대중, 양상훈, 이한우씨를 각각 전담하는 3인 1조의 모니터팀을 운영하고, 지속적으로 항의메일을 보내고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조선> 편집국장을 비롯 개별 기자와 외부 기고자에 대해서는 사안별 항의방문단을 조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명계남 “<조선>은 우리와 합의 폐간할 의향 없는가”
이날 집회에 참석한 영화배우 명계남씨는 "오늘은 <조선일보>라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한 아이의 생일날”이라고 운을 뗀 후 “바로 오늘 우리는 <조선일보>의 폐간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조선일보>는 일제시대 조선총독부와 ‘합의폐간’한 것처럼 ‘안티조선’ 단체들과 ‘합의폐간’할 의향이 없느냐”며 “스스로 하나의 권력이 되어 총선에 ‘올인’하지 말고, 안티조선 단체들과 ‘6자회담’식의 모임을 갖고 ‘합의폐간’ 절차나 논의해 보자”고 제안했다.
조반연의 이날 행사에는 다양한 전시·퍼포먼스가 마련돼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배포된 <안티조선신문>에는 ‘친일언론, 그 입 닥치라!’는 제목으로 <조선일보>의 대표적인 친일행태를 지적하는 기사가 실렸고, 10여개의 안티조선 판넬도 전시됐다.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부시 대통령의 가면을 쓴 두 사람이 행사 내내 ‘친목’을 과시하며 돌아다녔고, 이에 항의하는 시민단체들의 ‘눈팔매’를 <조선일보 5적>이 막아주는 퍼포먼스를 연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