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의해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 발의가 되었다. 이에 9일 저녁 부산에서는 탄핵안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는 촛불집회가 열렸고, 하루가 지난 10일 현재까지도 부산 시민들의 반응은 신중하면서도 가지각색이다.
그래서 기자는 부산시민의 진정한 민심이 어떠한지 부산 중심가(서면, 남포동)와 재래시장을 찾아가 부산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우선 첫 번째로 찾은 곳은 부산최대의 재래시장인 국제시장과 부전시장.
날씨가 흐리고 간간이 비가 오기도 했지만 국제시장은 비교적 많은 사람들로 활기가 있었다. 국제시장 상인들에게 이번 탄핵안 발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았다.
시장에서도 오늘 아침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대해 많은 얘기들이 오고갔다. 대통령이 언행에 있어 잘못된 부분이 있지만 탄핵은 너무 심한 결정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국제시장의 한 상인은 "경기가 바닥이라 예전에 비해 절반도 장사가 되지 않은데, 한 나라의 민생의 안정을 도모해야 할 국회가 대통령에 대해 탄핵안을 발의한다는 것은 경제를 망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반응은 부전시장에서도 마찬가지.
부전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한 상인은 "정치가들이 지금 서민의 의견은 듣지 않고 정당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을 잡고 늘어지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은 좀 더 신중하게 이번 탄핵안 발의에 대해 결정했어야한다"고 꼬집어 말하기도 했다.
또한 부산의 여론을 가장 먼저 듣는다고 알려진 택시운전자들도 만나 의견을 들어 보았다.
운전경력이 14년째에 접어들었다는 개인택시 운전사인 장병환(53)씨.
"요즘 경기가 안 좋아 택시 손님이 없어 먹고살기가 힘들다"며 어려운 서민생활의 단면을 먼저 전했다.
그리고는 "높은 데 있는 사람들이 싸움만 할 게 아니고 민생에 대해 좀 더 신경을 써야한다. 야당이 힘이 있어야하고 견제를 한다는 것에는 찬성하지만 그것이 탄핵이라는 극단적인 조치까지 이어진 것에 대해서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잘했던 잘못했던 국민이 선출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다함께 힘을 합해 밀어주고 당겨주어야 할 때이다"라며 걱정 섞인 목소리로 얘기했다.
부산 동명정보대 4학년인 조민호(28)씨도 “이번 일은 너무 황당한 경우다. 대통령의 언행이 가벼운 부분이 있었지만 야당이 이에 대해 탄핵안을 발의한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다른 나라가 우리나라를 어떻게 볼 지 걱정된다”며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대부분 야당의 탄핵안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곁들어 전했다.
또한 시민들은 이번 야당의 탄핵안발의를 불러일으킨 대통령의 신중치 못한 행동에 대해서 비판하는 태도를 보였다.
연산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모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책임감이 없는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야당이 탄핵안을 국회에 발의한 것에 대해서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며 “이번 대선자금문제로 대통령에 대해 많이 실망했다. 대통령이 반드시 이번 일에 대해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회사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강모씨도 “중립의 입장인 대통령이 언행에 있어서 문제가 있는 것은 맞는 말이다”며 야당의 탄핵발의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번 일에 대해 잘못을 인정해야 하는 문제지만 탄핵까지 가는 것을 보니 좀 착잡한 심정”이라고 했다.
야당의 탄핵안 발의에 대해 부산시민들 대부분이 노무현 대통령의 향후입장표명을 신중히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오늘 저녁 서면 롯데백화점 앞에서 있을 ‘탄핵 규탄 촛불시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인가에 대해서도 많은 부산 시민들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오늘은 영화배우 문성근씨가 온다고 하니 가봐야 하지 않느냐라는 의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