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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다이어트 모드'로 전환한 <조선닷컴> 화면. 평소보다 반 이상 짧다.

황사 바람은 한반도를 삼키고, 탄핵정국은 인터넷을 덮쳤다.

국회가 지난 9일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뒤 이용자 폭주로 인해 뉴스사이트들이 몸살을 겪고 있다.

<오마이뉴스> <조선닷컴> <동아닷컴> <인터넷한겨레> <연합뉴스> 등 뉴스사이트와 <서프라이즈> 등 정치웹진들은 9일부터 급증한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거나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를 반복하고 있다. 특히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이 속속 본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는 11일 오후 일부 사이트는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이용자가 폭주하고 있다.

뉴스사이트들은 현재 서버를 긴급 증설하거나 일부 서비스를 제한하는 등 '비상 모드'로 전환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노무현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의 투신자살설이 보도되면서 다시 이용자가 급증, 긴급 대처를 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조선닷컴>은 이용자가 계속 급증, 결국 11일 오후 3시경 비상사태 때 적용하는 '다이어트 모드'로 일시 전환하기도 했다. 다이어트 모드란 사이트를 절반으로 줄인 상태이다. 최준석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장은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이용자가 급증, 평소보다 3∼4배 이상의 이용자가 몰리고 있다"며 "정상적인 서비스가 어려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은 이미 10일 대비를 위해 일부 데이터베이스(DB)를 덜어내는 등 조처를 취했다. 김지완 동아닷컴 뉴스팀장은 "탄핵정국으로 인해 3일동안 몇 분씩 사이트 연결이 안되거나 하는 사태가 계속 되고 있다"며 "기술팀은 물론 회사 전체가 비상사태"라고 밝혔다.

<인터넷한겨레>역시 네트워크를 분산하는 등 기술적인 대비를 한 상태이다. 특히 토론게시판이 활성화된 인터넷한겨레의 경우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이후 이용자가 30∼40% 정도 늘었으며 의견쓰기 코너는 50% 가까이 급증했다.

긴급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일반인은 물론 언론계 종사자들의 이용이 몰리는 <연합뉴스> 사이트도 폭주로 인해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 최태수 연합뉴스 인터넷뉴스부장은 "평소 수십건에 그치던 의견쓰기가 500∼600개로 급증했다"면서 "사건이 계속 터지고 있어 이용자가 얼마나 늘었는지는 내일이나 돼야 파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폭주 현상은 지난해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자살과 홈페이지 다운 직전까지 갔던 미국의 이라크침략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최 부장의 설명이다.

<오마이뉴스>는 9일과 10일, 2회에 걸쳐 사이트 다운 사태를 겪었다. 평소에 비해 300% 넘게 이용자가 급증한 오마이뉴스는 11일 긴급하게 서버 한 대를 증설했으나 늘어난 규모를 감당하고 있지 못하다.

천호영 부사장은 "대통령 기자회견을 앞두고 전날 밤 프로그램을 조정하는 등 대처를 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마이뉴스는 11일에도 서버에 부하를 주거나 속도에 지장을 주는 일부 서비스를 일시 제한하고 있다.

친노 성향의 대표적인 정치웹진인 <서프라이즈>는 더욱 애를 먹고 있다. 서영석 서프라이즈 대표는 "미치겠다"는 말로 폭주 현상을 표현했다. 서프라이즈 역시 11일 서버를 확장했으나 이용자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서 대표는 "3월 1일 사이트를 개편하면서 이용자수가 20∼30% 줄었는데, 지금은 거의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라며 "토론 게시판에 올려진 의견 조회수가 2000회를 넘는 경우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밖에 포털사이트의 뉴스코너도 마찬가지로 이용자가 늘고 있다. 주간단위 뉴스코너 이용자 규모가 1200만명에 이르는 다음 커뮤니케이션의 인터넷뉴스 <미디어다음>은 최근 30∼40%의 이용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최소영 미디어다음 기획팀장은 "특히 정치분야 기사 이용률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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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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