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고건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9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고건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9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가운데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3일 오전 9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0층 국무총리 브리핑실에서 담화문을 발표했다.

고 권한대행은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담화문에서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이러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데 대하여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고 대행은 또 "헌법에 따른 국정의 관리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비상한 각오로 국가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는 것을 다짐한다"면서 "국무위원 모두는 국가안보와 경제안정, 민생안정과 사회질서 확립을 비롯한 국정수행에 어떠한 공백이나 흔들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 대행은 영역별 업무 수행에 대해 언급했다.

고 대행은 '국가안보와 외교정책'과 관련 "이라크 파병과 한미동맹 강화, 대북정책과 6자회담 등 기존의 외교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고 "경제안정과 민생 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고 대행은 "치안질서 확립과 사회안정에 노력하고 4월 총선에 엄정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9시 정각에 브리핑실에 모습을 드러낸 고 대행은 미리 준비된 물을 한모금 마신 뒤 담담한 표정을 담화문을 읽어 내려갔다. 고 대행은 3분 30분동안 담화문을 낭독한 뒤 질의응답 없이 곧바로 청와대 경호원의 경호아래 브리핑룸을 빠져나갔다.

이날 담화문 발표가 있던 브리핑실에는 오전 일찍부터 취재진으로 붐볐다. 또 청와대 경호권이 발동해 브리핑룸 입구에 검색대가 설치되는 등 고 대행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줬다.

한편 고 대행은 오전 8시에 출근했고 담화문 발표 뒤 오전 9시 30분부터 곧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집무실에서 주재하면서 업무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후 10시 30분에는 경제외교 안보장관회의를 가진 뒤 오후 4시에는 미국토 안보부 장관 접견을 접견실에서 갖는다.

다음은 고 대행의 담화문 전문.

브리핑실로 입장하는 고건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
브리핑실로 입장하는 고건 대통령권한대행 국무총리. ⓒ 오마이뉴스 권우성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어제,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이러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데 대하여 국민여러분께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는 헌법에 따른 국정의 관리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비상한 각오로 국가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는 것을 다짐된데 대하여 국민여러분께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저와 국무위원 모두는 국가안보와 경제안정, 민생안정과 사회질서 확립을 비롯한 국정수행에 어떠한 공백이나 흔들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수행에 추호의 빈틈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군은 지금 이 순간에도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함으로써 국가안보에 틈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보태세를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특히 이라크 파병과 한미동맹의 강화, 대북정책과 6자회담, 그리고 기존의 외교정책을 일관된 기조아래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둘째, 경제안정과 민생보호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번 사태로 대외신인도에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금융시장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외국인 투자유치의 지속적인 추진과 함께 대외신인도 유지활동을 강화하겠습니다.

투자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력의 회복, 그리고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한 물가안정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폭설피해에 대한 복구대책도 신속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치안질서 확립과 사회안정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불법 집단행동이 일어나거나 국내 치안질서가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엄정 대처하고, 민생치안을 강화하겠습니다. 사회안정을 위하여 법과 원칙에 따라 공권력을 엄정하게 행사할 것입니다.

넷째, 4월 총선을 엄정중립 입장에서 관리해 나가겠습니다.

깨끗한 공명선거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불법선거운동을 엄정하게 단속해 나가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이 확고하게 지켜질 수 있도록 감독하겠습니다.

끝으로, 참여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온 모든 국책사업과 국정과제를 변함없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이번의 국가적인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데 저의 모든 것을 바쳐 온 정성을 다 쏟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다짐드립니다.

헌법재판소는 심판기간을 가능한 범위내에서 최대한 단축시켜 주기를 요청합니다.

국민여러분께서도 전 세계가 우리나라의 현 상황에 대해 갖고 있는 우려를 우리나라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로 바꿀 수 있도록 사회안정과 경제활력 회복에 적극 협조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3월 13일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고 건


청와대 경호팀 직원들이 총리실 입구에 검색대를 설치하고 있다.
청와대 경호팀 직원들이 총리실 입구에 검색대를 설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1년 동안 한국과 미국서 기자생활을 한 뒤 지금은 제주에서 새 삶을 펼치고 있습니다. 어두움이 아닌 밝음이 세상을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실천하고 나누기 위해 하루 하루를 지내고 있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