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부산 서면에서는 국회의 탄핵가결을 비판하는 성토대회가 열렸다.
남녀노소, 학생, 직장인, 주부 등 다양한 삶의 중심에서 자기 몫의 일을 감당하며 성실히 살아 온 흔적이 역력한 시민들의 표정 속에 국회에 대한 실망과 현 시국에 대한 염려 그리고 주권자로서의 책임 통감이 교차하고 있었고, 특히 국회의원들의 민의 배신에 대해 허탈한 눈빛을 감추지 못하는 듯 했다.
수백 명이 모여있는 가운데 집회에 참석한 한 할머니는 마이크를 잡고 연사로 서서 "나는 국가를 잃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서 국가가 없는 설움을 잘 알아. 여러분들은 국가 잃은 설움을 잘 모르지? 어떻게 대통령을 탄핵해?"라며 국회가 가는 길이 옳은 길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집회에는 부산대 학생회를 비롯해 부산지역 내 각 대학교 학생회 및 여학생회가 대거 참여했는데 이들은 '이미 항쟁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라는 유인물을 통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국가와 국민을 뒤로 한 채 자신들의 당리당략을 위해서 정치쿠데타까지 서슴없이 벌리는 16대 국회에 대하여 절대 참을 수 없다"며 총선을 앞 둔 야당의 의도를 강력히 비난했다.
이들은 또한 부산지역구 국회의원들 중 탄핵가결에 참여한 것으로 생각되는 김무성(남구), 김병호(부산진구갑), 김진재(금정구), 김형오(영도구), 도종이(부상진구을), 서병수(해운대구 기장군갑), 안경률(해운대구 기장군을), 유흥수(수영구), 정문화(서구), 정의화(중구·동구), 정형근(북구·강서구갑), 허태열(북구·강서구을) 등 한나라당 의원 129명의 명단과 민주당 등에 소속된 의원 56명을 공개하고 앞으로 있을 4.15 총선에서의 국민적 심판을 촉구했다.
부산인권센터 관계자는 "다수 야당이 총선을 거치지 않고 손쉽게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하고 "이 집회를 통해 그들을 비난할 뿐만 아니라 안되면 몽둥이를 들고 가서라도 그들을 응징해야한다"는 말로 분노를 대신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초유의 사태에 대한 부산시민의 반응은 분노와 실망, 그리고 허탈이다. 시민이 가슴에 분노를 안으면 17대 국회는 좀 달라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