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신 : 19일 오후 10시]
"일당 백이 돼 내일 다시 만나자" 2시간의 촛불 콘서트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음~ 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 주기를∼"
영화 <클래식>으로 더욱 많은 사랑을 받게 된 노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이 촛불 문화제 현장에 울려 퍼졌다. 포크송 크룹 '자전거 탄 풍경'(자탄풍)이 무대에 오른 것. 문화제 현장은 일순간 콘서트 현장이 됐다.
문화제 현장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도 길게 늘어선 채 자탄풍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감상했다. 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도 촛불을 좌우로 흔들며 노래에 흠뻑 취했다.
이들은 인기곡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외에도 '그렇게 너를 사랑해' 등 3곡을 열창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자탄풍을 그냥 보내지 않았다. 결국 자탄풍은 시민들의 "한곡 더! 한곡 더! 앵콜! 앵콜!" 요청에 '그 하나를 위해'를 또다시 열창했다.
"우리 함께 울고 웃던 시간이 한 순간 헛된 꿈이 아니길. 그 하나를 위한 우리 모두의 열매가 맺도록 주저앉고 싶던 하루하루가 힘겹던 우리 지난 시간이 그 모두를 위한 우리 하나의 희망이 되도록…"
노래가 울려퍼지자 2000여명의 시민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곁에 있던 사람의 어깨에 팔과 팔을 걸어 노래를 즐겼다.
이에 앞서서는 노래패 '꽃다지'의 흥겨운 노래 마당이 있었다. 꽃다지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바위처럼'을 열창하자 시민들은 너나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흔들며 합창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오후 9시20분께 마무리됐다. 이레째 펼쳐진 촛불문화제는 '촛불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시민들은 "내일(20일)은 혼자가 아닌 열 명씩 데려와 광화문 네거리를 100만 인파로 채우자"고 외치며 '애국가'를 합창하는 것으로 이날 문화제를 마무리 했다.
[4신 : 19일 밤 8시40분]
동화면세점 앞은 신명나는 노래잔치
동화면세점 앞 촛불문화제 현장엔 가수와 시민들의 노래로 흥겨운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꽃다지' '나팔꽃' 등의 공연과 시민들의 노래가사바꿔부르기 코너가 번갈아 진행되면서 신명나는 노래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노래 중간에는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이날 무대에 오른 조춘제(64)씨는 "나에게 딸이 셋 있는 데 큰 딸은 의사, 둘째 딸은 약사, 셋째 딸은 간호사인데, 이 딸들이 탄핵안이 가결된 날부터 매일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우리 시민들을 별볼일 없는 사오정이나 이태백이라고 폄하하느냐"고 성토했다.
이어 조씨는 "한나라당, 민주당이 대통령을 탄핵하더니 방송을 탄핵하고 이제는 국민까지 탄핵하려한다"며 "지금의 방송사는 옛날의 어용방송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민들은 무대에 오른 꽃다지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열창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촛불을 흔들며 합창했다.
[3신 :19일 밤 8시10분]
"정의의 이름으로 너희를 용서치 않겠다"
동화면세점 앞에서 울려퍼진 세일러문의 '노가바'
"정의의 이름으로, 여성의 이름으로, 너희를 용서치 않겠다"
인기리에 방영됐던 만화영화 '세일러문'의 주제곡에 가사를 바꾼 노래가 등장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의 주요 코너중의 하나인 노래가사바꿔부르기 무대에 오른 여성 6명은 자신들이 직접 바꾼 노래 가사 복사본을 시민들에게 나눠주며 열창했다.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하루를 제외하고 계속 촛불문화제에 나왔다"는 이영찬(34)씨는 "참석하지 못한 날 뉴스를 통해 현장에 있는 시민들을 보면서 큰 죄책감을 느꼈다"며 "이 자리에 서서 여러분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고 첫 마디를 뗐다. 이어 이씨는 "우리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느냐, 특정 정당을 욕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느냐"며 "이 문제는 친노냐 반노냐가 아닌 민주주의냐 반민주주의냐를 심판하기 위해 나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씨는 "아직도 척결되지 못한 잔재세력들이 우리가 피땀으로 만든 민주주의를 뒤엎기 위해 지금의 의회 폭거를 일으켰다"면서 "4.15총선때까지 이 마음과 열정을 잊지말고 분명히 심판하자"고 말해 시민들로부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이날 문화제에는 그룹 '자전거를 탄 풍경'과, 노래패 '꽃다지', '나팔꽃' 등이 공연을 할 예정이어서 흡사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할 것으로 보인다.
밤 8시 현재 시민은 1500여명으로 불어났다.
| | "우린 퇴근 뒤 촛불문화제에서 모여요" | | | 각종 모임, 단체 참여자들 눈길 | | | | 어제(18일)에 이어 이날도 각종 모임이나 단체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87년 6월 항쟁 다음해인 88년 결성된 '나라사랑청년회' 회원 7명은 이날 퇴근 후 함께 참석했다. 이 모임의 회장인 김종수(31. 회사원)씨는 "회원들이 직장을 마치고 참석하다보면 8시쯤 현장에서 만나게된다"며 "자연스럽게 약속도 촛불문화제 현장으로 잡고, 행사가 끝난 뒤에는 술한잔으로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최근 홍사덕 한나라당 원내 총무의 '이태백 사오정'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며 "그런 사람들이 모여있는 당이니 사태를 이지경에까지 만든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한쪽 손에 '국회해산'이라고 적힌 손바닥 모양의 피켓을 들고 있던 김씨는 "거의 매일 오다보니 좀더 재미있게 참여할 방법을 찾아 피켓도 직접 만들게됐다"며 "회원들끼리 내일 20일 대회에는 혼자가 아닌, 선배, 친구, 가족과 함께 나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소모임의 참석도 눈에 띠었다. '이라크파병, 탄핵안 가결'이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던 서아무개(24.대학생)씨는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는 친목 모임이다"라며 "모임 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 나왔다"고 말했다.
서씨의 곁에 있던 김아무개(21.대학생)씨는 "한일 월드컵 응원전때에도 수백만의 시민이 모였는 데 그보다 더 큰 사안인 대통령 탄핵 가결에 대해 국민의 분노가 어떻게 사그라들겠는가"라며 "탄핵이 무효될 때까지 국민들은 행동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김씨는 "20일 대회에는 개인사정으로 나오지는 못할 것같다"며 "대신 인터넷 생중계를 보면서 현장에 있는 시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 | | | |
[2신 : 19일 밤 7시20분]
400여개의 부릅뜬 '눈동자'...머리띠 매고 '노가바' 경연대회
400여 개 '눈동자'가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 들어찼다. 오후 7시부터 진행될 오늘(19일) 촛불문화제는 시민들이 모형 눈동자가 달린 머리띠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날 행사 진행을 맡은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 소속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은 유권자가 눈을 부릅뜨고 있다는 의미의 눈동자가 달린 머리띠를 참가자들에게 배포했다.
남녀노소를 막론해 문화제에 참여하기 모인 시민들은 모두 머리띠를 하고 있다. 여연은 이날 행사를 위해 머리띠 1천여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날 머리띠를 직접 만들어 착용한 이순이(24·회사원)씨는 "국민이 두눈 부릅뜨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며 머리띠의 의미에 공감을 표시했다.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머리띠를 착용한 이정식(35)씨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머리띠를 해본다, 유권자가 눈을 뜨고 진실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고 생각하니 쑥스럽지 않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참여시민들의 노래가사 바꾸기 경연대회가 진행되고 있으며, 영화 '클래식' 주제곡을 불러 인기를 끈 가수 '자전거를 탄 풍경'과 민중가수 서기상씨 등이 공연할 예정이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오후7시 10분 현재 시민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너흰 아니야'를 부르며 시작됐다.
[1신 : 19일 2시]
19일 촛불문화제는 여성들의 난장
'100만인 촛불대회'를 하루 앞둔 19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리는 '탄핵무효 부패정치 청산을 위한 촛불행사'는 여성들이 만드는 시간으로 꾸려진다. 행사 사회를 맡는 것도 황금명륜 한국여성단체연합 기획국장이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DIY 머리띠 만들기, 노래가사 바꾸기 경연대회 등의 시민참여행사가 마련된다. 노래경연대회에 참가한 시민에게는 단체에서 준비한 선물을 증정한다.
또한 문화제라는 행사 컨셉트에 맞춰 노래패 '꽃다지'와 그룹 '자전거를 탄 풍경', 시노래모임 '나팔꽃', 민중가수 서기상·이지상씨 등 다양한 문화예술인도 무대 위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