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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암각화가 4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구대암각화가 4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 우동윤
국내 암각화 중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반구대암각화가 4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암각화는 1965년 완공된 사연댐으로 인해 물에 잠겨 있어 쉽게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지난 2000년 잠깐 모습을 드러낸 후 최근 봄 가뭄으로 물이 말라 4년 만에 사람들의 접근을 허용하게 된 것.

표범과 호랑이
표범과 호랑이 ⓒ 우동윤
울산 울주군 언양읍 대곡리 산 234-1번지에 위치한 이 곳은 4월 말까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각화가 가장 잘 보이는 시간은 오후 4시 40분경.

지금으로부터 6천여년 전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반구대암각화는 너비 10m 높이 3m의 바위 위에 그려진 290여점의 그림을 말한다.

육지동물은 호랑이, 멧돼지, 사슴 등이 묘사되어 있는데 호랑이는 함정에 빠진 모습과 새끼를 밴 호랑이의 모습 등이 보이고, 교미하는 멧돼지, 새끼를 거느린 사슴도 표현돼 있다. 바다 고기는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고래의 모습 등이 새겨져 있다.

거북
거북 ⓒ 우동윤
사람들의 모습도 새겨져 있는데 사냥하는 모습, 배를 타고 고기를 잡는 모습 등이 생생히 새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탈을 쓴 무당 등도 보여 선사시대 사람들이 사냥감이 풍성해 지길 바라는 기원을 담아 이 그림들을 새긴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고래 그림은 선사시대 때부터 포경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는 증거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고래를 통해 친환경 도시로써의 면모를 적극 알리고 있는 울산으로서는 더없이 중요한 사료인 셈.

정식명칭이 울산대곡리반구대암각화(蔚山大谷里盤龜臺岩刻畵)인 이 암각화는 지난 1971년 동국대학교 미술사학과의 문명대 교수팀에 의해 발견됐다.

고래
고래 ⓒ 우동윤
포은 정몽주 선생이 이 지역으로 유배를 왔다는 기록을 보고, 관련 유적을 찾아온 문 교수에게 당시 이 지역 주민인 최경완, 손진형씨가“가뭄이 들면 바위에 새겨진 그림이 보인다”고 말해 반구대암각화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이후 학자들의 활발한 연구가 진행됐고, 1984년 약식보고를 거쳐 1995년 국보 제285호로 지정됐다.

반구대암각화의 관리를 맡고 있는 김태관씨는“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우리 고장에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큰 자랑”이라며“앞으로도 잘 보존돼 후세에 길이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의 자랑인만큼 기쁜 마음으로 일합니다”
반구대암각화 지킴이 김태관씨

▲ 반구대암각화 지킴이 김태관씨
ⓒ우동윤
4년 전부터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구수한 입담으로 반구대암각화를 알리고 있는 김태관씨는 암각화의 보존을 위해 물막이 공사 같은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화강암 재질의 단단한 바위 위에 새겨진 그림이지만 오랜시간 물 속에 잠겨 있을 경우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것.

“이 곳을 찾은 유네스코 관계자 분이 외국에 이런 대단한 유적이 있었다면 근처에 댐을 만들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물론 반구대암각화가 일찍 발견되지 않아서 근처에 댐이 생겼지만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세워 이 곳을 완벽히 보존해야 합니다”

김태관씨는 요즘 4년 만에 반구대암각화가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방문이 너무 많아 잠시도 틈을 낼 수 없을 만큼 바쁘다고 한다. 특히 주말에는 끼니를 챙길 여유마저 없다고 한다. 하지만 김태관씨의 얼굴은 밝기만 하다.

“이런 귀중한 문화유산이 우리 고장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자랑입니까. 그런만큼 찾아오시는 분들께 기쁜 마음으로 설명해 드리는게 제가 할 일이죠.” / 우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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