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의 거센 소용돌이 속에서 이번 17대 총선을 민생·정책 대결 구도로 치르기 위한 민주노동당의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민노당은 2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7대 총선 어디에서도 정책선거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며 "각 당은 불법정치자금 문제와 탄핵공방에만 몰두하지 말고, 국민의 삶과 직결된 각종 민생현안을 해결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민노당은 △청년실업 △비정규직 노동대책 △농정정책 등 민생관련 3대 의제를 선정하고, 각 당에 이를 함께 논할 수 있는 정책토론의 장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토론의 형식에는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한나라당 대표경선 토론 중계 유감"
한편 민노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책토론 제안과 함께 한나라당 대표경선 토론 방송중계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 1월 열린우리당의 대표경선 토론에 이어 한나라당을 다루는 것은 기존 보수정당들에게만 유리한 방송편성이라는 이유에서다.
민노당은 "그동안 민노당 비례대표 경선 등에 무관심했던 방송사들의 이러한 처신은 매우 불공정한 것"이라며 "민노당에게도 대표나 비례대표 초청 토론 기회를 보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각 방송사와 정당에 전달할 예정이다.
민노당이 민생관련 3대 의제 정책토론회를 제안하면서 각 언론에 비중 있는 보도를 강력 요청한 대목도 각 언론의 '민노당 홀대'에 대한 당내의 불만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노당 비례대표 후보인 심상정 중앙위원, 천영세 부대표, 노회찬 선대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노회찬 선대본부장은 "현재 온 국민의 관심이 탄핵에 집중된 것은 사실이지만 (총선을 통해) 엄중하게 심판하고 결정해야 할 일은 탄핵만이 아니다"며 "각 당이 지난 4년간 보여 온 정치행태와 정책결과가 심판받는 총선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본부장은 "탄핵정국 때문에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4·15 총선 그 자체"라며 "매일 같이 민생 관련 현안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민노당은 정책선거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정책토론을 제안하게 됐다"며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