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북한을 포함한 독일과 미국, 일본, 캐나다와 스위스 일본 세계 각국의 기독교 관계자들이 독일의 아놀즈하인에 모여 한반도 평화통일 문제에 대한 세계교회의 상호 이해를 넓히는 한편 미국의 국가안보 전략이 한반도 안보와 평화를 저해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채택했다.
독일 개신교협의회(EKD) 주최로 3월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린 국제기독교협의회는 공동성명에서 6.15 남북정상 공동선언의 취지가 북 측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미국 행정부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전제하고 미국의 방어적 선제공격이라는 국가안보 전략이 남북 양측 모두에 위협과 불안감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1년 6개월 동안 핵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북측의 위험한 힘겨루기 상황이 북측을 여러 다자간 합의체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제 단체들의 인도적 대북지원조차 현저하게 줄어 북의 식량난이 더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공동성명을 발표한 국제기독교회의 참가자들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조성을 위해 북측을 향한 미국의 적대적인 대결 정책의 변화를 강력하게 촉구하고, 아울러 남과 북의 상호 대화와 의견 교환을 통해 남북 신뢰 회복을 조성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견해도 피력했다.
또 참가자들은 한반도의 처지와 자주 비교되는 독일의 분단 및 통일 상황과 관련, 독일 분단이 2차 세계대전의 결과인 반면 한반도 분단은 일제 식민지 지배의 종식 후 시작된 냉전체제의 희생물이라는 점에서 명백한 차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독일이 냉전 시대의 이념 대결에도 불구하고 내전을 치르지 않았지만 남북은 동족 간의 전쟁을 치른 점에 비추어 독일의 통일방식을 한반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사실도 새롭게 제기됐다.
특히 통일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독일교회는 당시 사회·역사적인 측면에서 큰 비중과 지위를 확보하고 있었으나 남북 양측 교회의 한반도 내에서 아직 그 정도 수준의 존재의미를 차지하고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KNCC 이상윤 선교국장은 이점과 관련, "통독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독일교회의 역할을 한국교회가 그대로 따라잡기 어려운 점이 구체적으로 지적됐다"고 말하고 "따라서 남북 양측 교회는 독서독 당시의 상황과 다르지만 가능한 영역에서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통해 교회의 동질성을 확보하고 상호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통일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국제협의회는 남북 양측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의 백도웅 총무와 박종화, 노정선, 김근상, 신선, 이두희 등 15명과 조선그리스도교연맹 강영섭 위원장, 리춘구 선교부장, 리정로 국제부장, 리수익, 김현철 김관기 등 6인을 비롯 주최측인 독일 개신교협의회 관계자 30여 명, 세계교회협의회(WCC) 아시아교회협의회(WCC) 캐나다연합교회, 미국교회협 스위스교회 재독한인교회 관계자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KNCC 백도웅 총무는 22일 귀국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양측 대표단이 세계교회협의회를 방문해 세계교회가 한반도 평화통일 문제에 계속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촉구한 것은 이번 국제협의회가 낳은 의미 있는 결과였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