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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자 <동아> 이홍우 화백의 '나대로선생'(왼쪽)과 <한겨레> 장봉군 화백의 '한겨레 그림판'(오른쪽)
13일자 <동아> 이홍우 화백의 '나대로선생'(왼쪽)과 <한겨레> 장봉군 화백의 '한겨레 그림판'(오른쪽) ⓒ 동아, 한겨레PDF
탄핵안이 통과된 다음날인 13일 각 신문사의 만평 중에서도 <동아>의 '나대로 선생'은 그 독특한 접근으로 인해 단연 도드라졌다.

탄핵안 통과로 인해 온 나라가 벌집 쑤신 듯 요동치는 상황 속에서도 <동아> 이홍우 화백은 국회의 탄핵 결의로 대통령 권한이 정지됐지만 그래도 청와대서 살고 봉급도 받는다며 <조선>과 <중앙>과도 확연히 다른 '독창적'인 시각을 보여줬다.

탄핵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 노 대통령의 청와대 거주와 봉급까지 시비의 대상으로 삼은 <동아> 만평은 노 대통령이 자조 섞인 목소리로 '10분의 1'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사실 전달에 무게 중심을 줬던 <조선>과 <중앙> 만평이 무미건조해 보일 정도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겨레>의 장봉군 화백은 탄핵이라는 핵폭탄이 터진 국회에 근조를 표하고 있다. 국회의사당 위로 피어오른 탄핵폭탄의 검은 버섯구름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불어닥칠 거센 후폭풍을 예견하고 있다.

조선-중앙-동아가 청와대에, 한겨레-경향-서울이 야당에 탄핵정국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이들 매체간의 가장 확연한 차이라 할 수 있다.

탄핵 역풍 - '우리당의 샴페인' <중앙>과 '역풍을 음모론으로?' <경향>

16일자 <중앙> 김상택 화백의 '만화세상'(왼쪽)과 <경향> 김용민 화백의 '그림마당'(오른쪽)
16일자 <중앙> 김상택 화백의 '만화세상'(왼쪽)과 <경향> 김용민 화백의 '그림마당'(오른쪽) ⓒ 중앙, 경향PDF
탄핵안 통과 직후부터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몰아닥친 거센 역풍을 바라보는 시각도 '조중동'과 '한경서'는 매우 대조적이었다. 16일자 <중앙> 김상택 화백의 만평에는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급등에 희희낙낙하는 정동영 의장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축배용 샴페인을 사들고 집을 향해 달려가는 정 의장 일행에게 김 화백은 '너무 빠르다'고 경고한다.

특히 부부로 보이는 좌측의 행인들은 이러한 정 의장 일행에게 특유의 비웃음을 보내며 샴페인 상자를 가리키고 있다. 손가락으로는 부족했는지 화살표까지 친절하게 그려져 있다. <중앙>의 만평에는 '너무 좋아할 일 아니라'는 경고와 비웃음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같은 날 <경향>의 김용민 화백의 만평에는 거센 여론의 역풍에도 불구하고 음모론과 조작론으로 국면을 모면해 보려는 야당의 무책임한 대응을 꼬집고 있다. 언론 역시 친노·반노 구도로 총선 정국을 몰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경향> 만평의 지적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촛불 문화제 - '허장관 튀어!' <조선>과 '비리·철새의원 마저?' <서울>

18일자 <조선> 신경무 화백의 만평(왼쪽)과 <서울신문> 백무현 화백의 만평(오른쪽)
18일자 <조선> 신경무 화백의 만평(왼쪽)과 <서울신문> 백무현 화백의 만평(오른쪽) ⓒ 조선, 서울 PDF
탄핵 국회통과 직후부터 개최된 전국적인 ‘촛불문화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각 신문사 만평 역시 이를 놓치지 않고 다루었다.

18일자 <조선> 만평에서 신경무 화백은 '촛불문화제'를 불법시위로 규정한 경찰과는 달리 탄력적인 법적용을 강조한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허 장관을 단속을 피해가며 촛불문화행사를 팔기 위해 허둥대는 노점상으로 비유하며, <조선> 만평은 "세상에 별의 별 일이 다..."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허 장관을 말리기 위해 정신없이 따라가는 구청 공무원의 입에서는 "미치겠네, 정말..."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 나온다.

백무현 화백이 그린 18일자 <서울신문> 만평에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욕탕에 둘러앉아 촛불문화제를 지켜보며 총선 낙승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 이에 한자리 끼어보려는 듯 불법·비리·철새 의원들이 염치없게 욕탕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최근의 탄핵 반대여론에 안주해 그동안 정치개혁의 대상으로 지목되어 온 인사들을 무차별적으로 영입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안일한 행보를 지적하는 것이다.

국회발 탄핵 폭풍의 거친 회오리 속에서 각 신문사의 날카로운 붓대결이 과연 얼마나 정확하게 시류를 읽어내고 국민 의사를 반영하고 있는지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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