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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5일 서초동 홍익대 강남교육원 4층에서 열린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를 담당할 김진흥 특별검사 사무소 현판식.
지난 1월 5일 서초동 홍익대 강남교육원 4층에서 열린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를 담당할 김진흥 특별검사 사무소 현판식. ⓒ 오마이뉴스 권우성
헌정 사상 5번째 특검이 막을 내렸다.

김진흥 특검팀은 지난 1월 6일 공식 수사를 시작해 3월 31일 종결하기까지 86일간의 일정을 한나라당이 제기한 대통령 측근비리 의혹을 파헤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보잘 것이 없었다. 당초 수사에 착수할만한 단서도 거의 없는 상태에서 무분별한 의혹만을 부풀려 특검을 관철시킨 한나라당의 '정략 특검'의 말로다.

특검이 활동을 끝낸 시점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은 국민의 막대한 혈세가 '한나라당의 정략'에 의해 소진됐다는 것이다.

그 동안 특검팀이 사용한 비용은 총 26억원의 예산 중 14억원.

양승천 특검보는 예산과 관련해 "다른 특검보다는 덜 썼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공소유지를 위해서 월 1500만원∼2000만원의 추가경비가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특검이 하루동안 사용한 비용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 12월 4일 '노무현 대통령 측근비리 특별검사법안'이 국회에서 재의결돼 이후 같은달 16일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김진흥 특검이 임명됐다.

그리고 김진흥 특검은 인선작업을 거쳐 지난 1월 5일 현판식을 가졌다. 이어 양승천, 이준범, 이우승 변호사 등 3명의 특검보와 문무일, 김광준, 이혁 등 3명의 파견검사가 각각의 사건별로 임명됐다.

이외에 공무원(검찰, 경찰 및 국세청) 20명, 금융감독원 소속 4명, 변호사 4명(허용행·우승원·김종훈·김선욱), 공인회계사 2명(이성호·이용표), 전문직 인력 11명 등을 특별수사관으로 임명하는 등 총 74명의 수사진이 구성됐다. 14억원이라는 총액을 감안하면 이들의 활동비로 하루 평균 1630만원 정도의 경비가 지출된 것이다.

김진흥 특검 "오늘부로 특검 예산지출 중단했으면"

31일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김진흥 특별검사.
31일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김진흥 특별검사.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진홍 특검은 알맹이 없는 수사에 혈세를 쓴 점을 의식한 듯 31일 특검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국가 예산은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것이고, 공직자는 예산을 긴요하게 사용하고 가능하면 절약하는 것이 도리이다. 특검도 예외는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대학 출강도 해야 하고 오늘부로 예산지출을 중단하면 좋겠지만 법률상 그렇게 안 돼 있다."

이어 그는 "지난 옷로비 사건 때는 검찰간에 사건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돼 있었는데 이후 입법에서는 특검이 공소유지를 책임지고 국회와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돼 있다"며 "그렇다고 방만하게 예산을 쓰겠다는 말은 아니고 비용 절약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특검은 이같은 말로도 부족했던가보다.

"이준범 특검보는 한푼이라도 아끼자며 오늘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공소유지 사무실도 내 변호사 사무실 썼으면 좋겠는데 사무실이 좁고, 대북송금 특검 사무실을 겸해서 쓰면 안되는지 알아보고 있다. 수사인력이나 차량도 빨리 복귀시킬 것이고, 아울러 가능하면 법원에서도 재판을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

특검 취재기자들 "특검비용과 회사에서 낸 운영비를 한나라당에 청구해야…"

특검은 국민의 혈세만을 낭비한 것이 아니다.

지난 90여일 동안 20여개의 언론사 기자 40여명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 홍익대학교 강남교육원 빌딩 4, 5층에 마련된 특검사무실 주변에 상주하면서 특검팀과 동고동락을 같이 했다.

특히 이를 위해 각 언론사들은 지난 '대북송금' 특검 때에 이어 이번에도 십시일반 돈을 모아 특검기자실을 같은 건물 지하 1층에 세를 얻어 마련했다. <오마이뉴스>도 참가했다. 각 회사당 40여만원 정도를 갹출했고, 운영비로 40여만을 추가로 모아 자체 취재기자실을 꾸려갔다.

하지만 수사종결일이 가까워지자 기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고, 특검의 수사결과 대부분의 의혹들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지자 기자들은 허탈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한 기자는 "결과적으로 국가예산을 낭비하게 만든 특검을 정략적으로 출범시킨 한나라당이 특검 비용을 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말했다. 그는 "기자실 비용도 각사가 모아서 내긴 했지만 별다른 성과도 없이 인력만 투입해 낭비만 한 꼴이 됐다"면서 "우리도 비용청구를 한나라당에게 해야 하는게 맞지 않나"고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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